[신원삼 칼럼] 주님의 발 앞에 엎드려

오유진 기자  yjoh@chtoday.co.kr   |  

부귀영화 권세가 인간에게 얼마만한 위력을 발휘하는가를 미처 알기도 전에 하나님의 은총을 입은 사람은 세상만사를 너무 경시하지만, 인생 70년 혹은 80년을 사는 기간도 짧지는 않은 것이어서 어느 한 때 십자가가 무거워지면서 부귀영화로 안정된 삶을 누리는 경건한 기독교인들을 보면 당황하기 쉽다. 그들은 세상에서도 복되게 살고 내세에서도 영생에 이르는, 이중의 복을 받은 특권층이라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세상의 부귀영화와 권세는 그렇다 치고 예수 그리스도의 부르심을 받은 종들이 대형교회를 설립하고, 수많은 교인들의 박수갈채를 받으면서 위세 당당하게 사회참여도 하고, 재력으로 제2·제3의 위성 교회를 개척하여, 무능한 목회자는 물러가라는 듯 주위의 소형고회 교인들을 흡수하여 삽시간에 또 다른 대형교회를 설립하는 것을 보면, 나름대로 십수 년 기독교의 본질을 추구한다고 노력하던 하나님의 종들은 좌절하기 쉽다. 기독교인인 기업인들, 교수들, 고관들이 대형교회에만 집중적으로 참여하여 교회의 부익부 빈익빈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욥 같은 시련을 당하는 것인지, 무엇인가 잘못되어 호되게 징계를 받는 것인지, 워낙 그릇이 작아서 특별한 은사를 받을 만하지 못해서 그런지, 지속되는 어려움 속에서 앞으로 나아갈 수도 없고 뒤로 물러날 수도 없는, 진퇴양난의 계곡에서 막연하게 눈물만 흘러야 하는 다수의 목회자들이나 신자들을 보면 회의에 빠지기 쉽다. 장기간의 기도와 노력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변화가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서 3가지 중요하고도 성스러운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첫째는 예수 그리스도의 영원한 구원보다 더 큰 축복은 없다는 것, 70년간의 세상의 부귀, 영화, 권세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영생복락이라는 축복을 이미 받았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성도는 말한다. “우리가 이같이 큰 구원을 등한히 여기면 어찌 피하리요…”(히 2:3)라고.

둘째는 아무리 하늘과 땅의 복을 다 받았다 한들 그 복이 내 주님의 발 앞에 엎드려 장시간 간절히 기도할 수 있는 심령으로 변화되어 있다는 축복에 비교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주님 외에 가진 것이 많으면 그것이 어떤 것이든 상대적으로 마음을 분산시키고 시간을 빼앗기게 되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렇다면 주님 안에 거하는 천국의 희열은 그 만큼 상쇄(相殺)되는 것이다.

셋째로 그 장기간의 막막한 고난은 정비례하여 신자의 영혼에 말로 다 할 수 없는 신령한 변화를 가져왔다는 사실을 잊고 있다는 것이다. 영혼의 성화가 금보다 못하겠으며 명예보다 못하겠으며 권세보다 못하겠는가?! 천하의 모든 것보다 영혼의 신령한 변화를 택하리라.

  전의신학연구원 신원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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