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학 칼럼] 몰염치한 일본이 변화하려면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박승학 목사.

▲박승학 목사.

만일 2차대전 중 미국이 무조건 항복하여 일제가 승전국이 되었다면, 만일 미국과 일본이 반대 상황이 되었다면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를 상상해 보면서 일본에게 충고하려 한다.

일제는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에서 승리하여 세계가 두려워하는 강력한 군사력이 입증되기 전까지는 노골적인 악행을 자행하지 않았다. 그러나 청일전쟁 승리와 세계 최강이라는 러시아의 발틱함대를 격침시켜 승전국이 되면서부터, 그리고 청나라에서 받아낸 전쟁 배상금 은(銀) 2억 3천만냥(1년 일본 예산의 4.5배, 중국 예산의 3배)의 돈으로 30년간 무기를 생산하고 군사력을 강화하여 중국대륙을 식민지화하기 시작했다.

또 실각한 마지막 황제 푸이(溥儀)를 데려다 1931년 꼭두각시 황제로 세우고 온갖 만행을 저지르기 시작했다. 1932년부터는 731부대를 만들어 중국인, 소련인, 한국인, 미군과 영국군 포로들까지 ‘특별 이송’하여 산 채로 세균실험, 생체해부, 장기적출 등 인간 마루타 실험용으로 사용했다. 심지어 자신들의 괴뢰정부 푸이 황제의 황후(본명 완용·婉容)를 병사들이 강간하여 사생아를 낳게까지 했다. 1895년 조선 민비(명성황후)를 살해할 때도 일본 낭인들(양아치 칼잡이들)이 황후를 윤간(輪姦)하고 죽여 불태웠던 것과 유사한 행위였다.

1937년에는 중국 전체를 2-3개월 내에 점령하여 전쟁을 끝낼 것이라고 호언장담하며 인간으로서 상상할 수도 없는 악마 같은 범죄를 저지르기 시작했다. 상하이 상륙작전에서 장개석 군대의 완강한 저항으로 3개월간 고전하여 분풀이로 난징 대학살을 자행했다. 1937년 12월부터 1938년 봄까지 50명, 100명, 1000명 단위로 모아놓고 기관총으로 사살했고, 총알을 아낀다며 산 채로 묻기도 하고, 불에 태워 죽이고 심심풀이로 죽이고 목 베기 시합용으로 죽이기도 했다.

여자들은 어린아이부터 노인, 승려, 수녀까지 눈에 보이는 대로 무차별 강간한 후 살해했다. 가족이 보는 앞에 아들이 어머니를, 아비가 딸을 강간하게 했고 거역하면 무참히 살육했다. 당시 기록에 의하면 그 숫자가 30만명 이상이라고 한다. 이와 같은 대학살은 승전국이 된 일제가 지배하던 나라들에서 행했던 범죄의 한 단면이라 보아야 할 것이다.

만일 일제가 자행한 미국의 진주만을 몰래 기습 공격한 일이나 731부대 마루타 생체실험, 폭탄을 적재한 비행기로 배에 부딪쳐 죽는 가미카제 자살공격 같은 전쟁 범죄를 일본과 미국이 뒤바뀌어 미국이 일본에 저지르다 무조건 항복했다면, 만일 일본이 미국에 승전국이 되었다면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한일합방 후 조선에서 저지른 만행이나 난징대학살 같은 살인·약탈·방화·강간·생체실험 등으로 무자비하게 죽이고, 미국 국민들은 공포에 떨었을 것이며, 13세기 몽골군이 남송을 정복한 후 숫자가 적은 몽골군이 거대한 중국을 지배하면서 한족 처녀들의 결혼식 전 3일간 초야권을 행사했던 것 같은 악행을 저질렀을지 모르고, 수많은 일본인 사생아가 태어나 일본인 혼혈국가가 되었을 것이라 상상된다.

1945년 8월 핵폭탄 세례를 받고 무장해제 된 일본 본토에 미군이 점령군으로 상륙하면 일본인들은 ‘노예’로 살게 되리라 생각했다. 천황의 항복선언 다음날부터 “미군 병사들에게 일본 양가집 여자들이 첩이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미군을 위한 특수 위안시설을 설치하겠다”고 위안부 모집광고를 냈다. 내무성 이름으로 각 현과 경찰서를 통하여 “국가를 위하여 매춘을 알선하라”는 모집공고를 내고 기생·창녀·과부·밀매음자 등 1,360명을 모집하여 미군이 상륙하기 전 특수위안소를 준비했다. 이것이 일본의 실체였다.

일본 군부와 지도자들은 미군이 점령군으로 들어와 식민통치가 시작되면 자기들이 식민지에서 자행하던 난징대학살 같은 강간과 살육만행을 당할 것이라 상상하고 있었음이 틀림없다. 만일 미국이 일제에 무조건 항복하여 무장해제되고 일본이 점령군이 되었다면 당연히 자행되었을 사건들이라 생각된다.

그러나 지금도 일본인들은 점령군 사령관이었던 맥아더를 은인으로 국가적 영웅으로 고마워하고 있다. 앞으로도 일본인들은 맥아더 장군의 은혜에 영원히 고마워해야 한다. 왜냐하면 자기들처럼 죽이고 강간하고 약탈하고 압제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일본의 인권과 재건을 위하여 도와주고 노력했기 때문이다.

1945년 9월 2일 항복문서 조인식 후 식민지 집정관으로 맥아더 장군이 한 첫 연설내용은 ‘자유와 관용과 정의’였다. 일본인들은 귀를 의심하며 깜짝 놀랐다. 하나님께 기도하기 전에는 잠옷을 입은 적이 없다는 기독교인 맥아더 장군 및 기독교 국가 미국과 악랄한 일제의 차이가 확연히 구별되는 순간이었다.

일본이 잿더미 속에서 순식간에 재기할 수 있었던 것은 6·25 전쟁특수 때문이라지만, 미국과 집정관 맥아더 원수의 선정(善政)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이같이 너무 빠른 회복은 행운이 아니라 일본의 재앙으로 보아야 한다. 군국주의 전쟁범죄를 반성하고 청산할 기회를 잊어버리고 말았기 때문이다.

일본인들을 모방의 천재라 하는데 경제발전, 과학기술, 정치제도 등만 모방하지 말고 이같은 미국의 정신문화가 기독교 복음과 그리스도의 사랑과 성경에서 나온다는 것을 인지하고 모방하고 배웠어야 했다.

이제라도 독도를 자기 나라 땅이라 주장하는 거짓 괴변을 자백하고, 독일처럼 과거 악행을 철저히 반성하고 청산하여 평화와 인류공존에 동참하게 되길 바란다.

/박승학 목사(칼럼니스트, 기독교단개혁연(aogk.net)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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