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가 전부이다] 절망 중에 드리는 기도

오유진 기자  yjoh@chtoday.co.kr   |  

‘리처드 멍크턴’(Richard Monckton)은 “영혼을 기도 속에 담궈 온 사람들은 모든 고난을 고요히 감당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우리는 항상 기도로 무장하고 있어야 합니다. 기도 속에 영혼을 담그고 있어야 합니다.

구(舊) 소련의 잠수함이 사고로 바다에 가라앉은 적이 있었습니다. 잠수함의 승무원들은 계속 구조신호를 보냈지만 아무도 구하러 오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영국 구조대가 바다 밑으로 내려가 잠수함 해치를 열어 보았을 때, 그 안에 있는 승무원들은 이미 죽어 있었습니다. 바다 속에 가라앉은 잠수함 속에 갇혀 있다면 그 심정이 어떻겠습니까? 아마 처음에는 굉장히 무서울 것입니다. 그리고 발작적으로 울부짖으며 살려 달라고 소리칠 것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기다려도 도움의 손길이 오지 않으면, 결국은 체념하고 죽는 순간을 기다릴 것입니다.

우리는 성경에서 그 잠수함 속에 갇혀 있던 승무원들과 같은 처지에 놓였던 사람을 하나 만나게 됩니다. 누구입니까? 바로 요나입니다. 요나가 바다에 던져지자 큰 물고기가 그를 삼켜 버렸습니다. 그 바람에 요나는 물고기 뱃속에 갇혀 바다 깊은 곳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요나는 죽지 않고 살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죽음보다 못한 생존이었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물고기 뱃속에서 빠져나갈 수 있겠습니까? 설사 빠져나간다 하더라도 밖은 깊은 바다 속이었습니다.

이제 죽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 것입니다. 그러나 요나는 이 상황에서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절망하는 대신 하나님과 주파수를 맞춥니다. 거기에서 살아나올 수 있을지 없을지 염려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적어도 살아 있는 동안은 하나님께 기도를 드리겠다는 것입니다. 기도를 드리면서 하나님과 주파수를 맞추는 요나의 모습을 그려보십시오. 기도란 하나님과 주파수를 맞추는 것입니다. 아무도 도와줄 수 없는 깊은 수렁에 빠졌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입니까? 요나를 통하여 그 방법을 배우시기 바랍니다.

생각하는 것

요나는 물고기 뱃속이라는 무서운 절망의 자리에서, 반항하며 몸부림치지 않았습니다. 요나가 한 일이 무엇입니까? 요나는 ‘하나님 앞에서 나는 어떤 존재인가?’를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자신이 하나님 앞에서 어떻게 살아왔는지 돌아봅니다. 그러면 하나님을 섬긴다고 하면서도 자기도취에 빠져 교만하게 살아온 모습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우리는 바닥까지 낮아지기 전까지는 자신의 실제 모습을 모른 채 살아갑니다. 믿는다고 하면서도 자기 잘난 맛에 살아갑니다. 그러다가 절망적인 상황에 부딪히면 자신이 남들과 다른 점이 하나도 없으며 결국 하나님 앞에 아무 것도 아닌 존재라는 사실을 인정하게 됩니다. 요나는 자신에 대해 무엇이라고 말합니까? 주의 목전에서 쫓겨났을지라도 다시 주의 성전을 바라보겠다고 합니다. 무슨 말입니까? 이런 처지에 놓이게 된 것은 하나님 앞에 범죄하여 그의 목전에서 쫓겨났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자신이 하나님 말씀에 의도적으로 불순종했고 그로 인해 하나님이 자신을 기뻐하지 않으신다는 사실입니다. 이것이 문제의 핵심입니다. 이것이 본문의 주제입니다. 이것만 깨달으면 문제는 반 이상 해결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어려움이 왔다고 해서 무조건 그 어려움만 해결해 달라고 기도하는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하나님이 자신의 어떤 점을 기뻐하지 않으시는지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요나는 살려달라고 기도하지 않았습니다. 그 대신 하나님 앞에 자기의 모습이 어떠한지를 말씀드렸습니다. 기도란 하나님 앞에서 자기 모습이 어떠한지를 발견하는 것입니다.

요나는 고난을 통해서 하나님 앞에서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생각했습니다. 요나는 고난 속에서도 원망하지 않고 체념하지도 않았습니다. 의식이 흐려지는 가운데서도 하나님을 찬양하고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그 찬양과 기도는 천 길 물속을 뚫고 하나님 앞에 전달되었습니다. 고난의 터널 속에서 빠져 있다 할지라도 원망하거나 체념하지 말아야 합니다. 오히려 기도해야 합니다. 요나는 절망하지 않았습니다. 요나는 절박한 상황 속에서도 믿음을 잃지 않았습니다.

용기를 내어서 기도하는 것

요나가 처한 물리적인 상황은 그의 영적인 위기를 보여주는 그림자에 불과했습니다. 깊은 바다 밑 물고기 뱃속에 있다는 사실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가 하나님께 불순종해서 그 목전에서 쫓겨났다는 사실입니다. 하나님이 그를 기뻐하지 않으셔서 이런 상황을 만드셨다면, 해결의 열쇠는 하나님이 갖고 계실 것입니다. 그래서 요나는 유일한 해결자이신 하나님께 기도합니다. 요나는 놀라운 확신으로 기도합니다. 무슨 확신입니까? 하나님이 자신을 살려 주시리라는 확신이 아닙니다. 적어도 이 기도만큼은 듣고 계신다는 확신입니다. 기도의 기적은 적어도 하나님이 내 기도를 듣고 계신다는 확신에서 시작됩니다. 그는 어떻게 이런 확신을 가지고 기도의 용기를 얻을 수 있었을까요?

요나는 하나님의 주도 아래 모든 일이 벌어졌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렇다면 물고기 뱃속에 갇혀 있는 것도, 그 속에서 기도하는 소리도 듣고 계실 것입니다. 경찰서에는 한 쪽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다른 쪽에서는 보이는 유리창이 있습니다. 요나 자신은 물고기 뱃속에 갇혀서 아무것도 보지 못하지만 하나님은 모든 것을 보고 계십니다. 하나님이 요나를 죽이기로 작정하셨다면 이런 복잡한 과정을 거칠 필요가 없습니다. 그냥 한 대만 치면 끝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배를 예비하셨습니다. 풍랑을 일으키시고 선장을 내려보내 요나가 뽑히게 하신 이유는 무엇입니까? 요나는 하나님이 자신을 꼼짝 못하게 해서 하나님 앞에 자기 모습을 고백하고 바른 신앙으로 돌아오게 하기 위해서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가 과연 살아날 수 있을지 이대로 죽을지는 알 수 없어도, 지금 하나님이 보고 듣고 계신다는 사실은 확실하게 믿었습니다.

요나는 이 비참한 상황 속에서 하나님의 엄청난 사랑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을 향해 기도할 용기를 낼 수 있었습니다. 요나는 추상적인 기도를 드리지 않았습니다. 자기의 답답함과 두려움을 솔직하게 토로합니다. 이것이야말로 어려운 상황에서 빠져나오는 첩경입니다. 하나님은 오늘 우리와 대면하기를 원하십니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은 유창한 기도가 아닙니다. 심정과 처지를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지금 이 시간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네가 싫어하는 것이 있지 않느냐? 속에 똘똘 뭉쳐 놓고 내 놓지 않는 것이 있지 않느냐? 나를 불신하고 있는 부분이 있지 않느냐?’ 솔직하게 표현하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제는 우리의 소원을 하나님의 소원으로 바꾸라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나님을 대면할 때 요나처럼 우리에게도 위대한 제2의 인생이 시작될 것입니다.

행복한교회 최명일 담임목사
기도가 전부이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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