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학 칼럼] 역술과 무속종교의 폐해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박승학 목사.

▲박승학 목사.

프랑스 혁명을 촉발시킨 장본인이 루이 16세의 왕비 마리 앙뚜와네트라면, 청나라가 몰락하게 된 원인은 서태후에게 있다. 한낱 궁녀에 불과했던 그녀가 1856년 3월 함풍황제(咸豊皇帝)의 아들 재순(통치 황제)을 출산한 후, 1861년 황제가 병사하니 5세 된 아들의 수렴청정을 시작해 26세부터 75세까지 50년간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중국대륙을 지배했다. 청나라가 멸망한 같은 시기 제정러시아도 레닌의 볼셰비키혁명으로 몰락했다지만, 실상은 니콜라이 2세 황제의 알렉산드라 황태후가 이단 교주 성도착증(性倒錯症) 떠돌이 괴승 라스프틴에게 철저하게 농락당한 결과였다고 지난 칼럼에서 언급한 적이 있다.

위 언급한 나라들의 왕조를 멸망케 한 중심에 여자들이 있었지만, 500년 조선왕조가 일제에 의해 국권이 말살되고 식민지 지배를 받게 된 결정적 원인은 당시 세계 열강들의 정보에 어두웠던 대원군의 쇄국정책 때문이라 책임을 돌릴 수 있다. 그러나 실상은 대원군 이후 1873년부터 1895년까지 23년간 무속종교에 집착하여 무당정치로 조선을 통치했던 민비(명성황후) 때문이라 보는 것이 정확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방 이후 민비에 대해 과대평가하고 미화하여 세계 정세에 탁월한 안목을 지니고 절묘한 외교술로 난국을 대처하려 했던 ‘여걸’이라고 극찬하고 ‘명성황후’로 칭호를 높이는 등 사실을 과장 왜곡하여 뮤지컬이나 드라마를 만들어 세계 무대에서 그녀를 치켜 세우는 것은 한마디로 난센스다.

민비는 조실부모한 고아라는 점 때문에 당시 외척 발호로 나라가 어지러울 것을 우려한 대원군에 의해 왕비로 간택된다. 왕비가 된 후 후사를 낳으려 무당을 가까이하고 금강산 1만 2천봉과 전국 명산마다 쌀과 비단과 돈을 퍼다 바치며 지성을 드리는 일에 국가 재정이 바닥나자 당시 일본 장사꾼들에게 고리의 이자를 주고 빚을 낸 돈과 청나라에서 차관을 얻은 돈까지 모두 탕진했다.

그녀에겐 국가의 안위나 국민의 생존보다 오로지 자기 소생으로 왕위를 계승하려는 일념만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이같이 국고를 탕진하여 내탕고(內帑庫)가 텅텅 비어 대궐을 지키는 병사들까지 급료를 13개월씩이나 밀리게 되자, 그들의 집단행동에 급히 지급한 쌀이 모래와 겨가 섞여 있었고 그 양도 절반이나 떼먹은 후 지급하면서 임오군란이 일어나게 됐다. 임오군란의 원인은 자신의 소생을 낳아 왕권을 이으려는 민비의 무절제한 국고낭비 까닭이었다.

1866년 병인양요로 혼쭐이 난 대원군이 신식 총과 대포를 구입하여 강화도에 성벽을 강화했던 것들을 민비는 오로지 대원군이 했다는 이유로 모두 청나라에 기증해 버리는 어리석은 여자였다. 당시 조정은 물론 국민들의 민비에 대한 원성이 높아 그녀를 죽이려 했으나, 천신만고 끝에 신부로 가장하여 가마를 타고 도망치다가 어느 주막에 숨어있을 때 마을 아낙들이 딱하게 여겨 “새색시가 민비인지 여우인지 고년 때문에 고생한다”고 위로하는 말을 들었다. 그녀는 이 말에 앙심을 품고 있다가 환궁 후 그 여자를 잡아들이라 했으나 찾아내지 못하자 마을의 여인 전체를 모두 죽이라 하기도 했다.

그녀는 충주 엄정면에 피신하여 숨어있는 동안 관운장 귀신이 실렸다는 윤씨 무당을 가까이했고, 무당의 예언대로 환궁하여 복권되니 그 무당을 데리고 대궐로 들어와 모든 문제를 무당에게 자문을 받아 결정하는 무당정치가 시작됐다.

뿐만 아니라 그 무당에게 진령군이라는 정2품의 벼슬을 내리고, 관운장의 귀신을 모신 동묘라는 사당을 (현 종로구 숭인동 소재) 지어주는 등 조정이 무식하고 간사한 무당이 득세하는 혼란한 나라가 되어버렸다.

이같이 23년간 민비의 무당정치로 국고를 낭비했으며, 이를 충당하려 돈을 받고 매관매직을 하여 재산과 빚을 내어 벼슬을 산 관리들이 돈을 충당하려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백성들을 수탈하니 국민들 원성이 어떠했겠는가. 민비 치하에서 일어난 민중들의 저항인 임오군란, 감신정변, 동학혁명 모두 민비의 무당정치에 의한 학정 까닭이라 평가해야 한다.

한 나라가 멸망하기 전에는 어느 시대나 무속인과 역술인들이 득세하거나 만연할 때였음을 기억해야 한다.

①중국 역사상 가장 번영하고 부강했던 송나라의 멸망도 도교로부터 유래된 사주명리학 등 역술의 경전 때문이었다. 서자평의 연해자평을 기초하여 음양오행, 풍수지리, 사주팔자, 부적 등이 만연했을 때 만주에서 일어난 아골타의 금나라에게 멸망했다. ②고려 멸망도 신돈이라는 승려가 나타나 공민왕을 비롯한 온 나라를 역술과 미신으로 혼탁하게 했기 때문이다.

이때 만일 민비가 선교사들을 가까이 하고 복음을 적극 수용했더라면, 사무엘을 낳은 한나처럼 서원기도와 금식기도를 했더라면, 빅토리아 여왕처럼 나라를 잘 다스리기 위하여 항상 기도하여 지혜를 구했더라면 그녀의 통치 23년이 나라의 흥왕기가 되었으리라는 아쉬움을 가진다.

/박승학 목사(칼럼니스트, 기독교단개혁연(aogk.net) 대표)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123 신앙과 삶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10월 3일 오전 은혜와진리교회 대성전(담임 조용목 목사)에서 ‘제2회 한국교회 기도의 날’이 개최됐다.

“한국교회, 불의에 침묵 말고 나라 바로잡길”

대통령의 비상계엄, 자유민주 헌정질서 요청 목적 국회, 탄핵 ‘일사부재의 원칙 위반’… 증거도 기사뿐 공산세력 다시 정권 잡고 나라 망치도록 둬야 하나 12월 20일 각자 교회·처소에서 하루 금식기도 제안 대한민국기독교연합기관협의회, (사)한국기독교보…

이정현

“이것저것 하다 안 되면 신학교로? 부교역자 수급, 최대 화두 될 것”

“한국 많은 교회가 어려움 속에 있다. 내부를 들여다보면, 결국 믿음의 문제다. 늘상 거론되는 다음 세대의 문제 역시 믿음의 문제다. 믿음만 있으면 지금도 교회는 부흥할 수 있고, 믿음만 있으면 지금도 다음 세대가 살아날 수 있고, 믿음만 있으면 앞으로도 교회…

김맥

청소년 사역, ‘등하교 심방’을 아시나요?

아침 집앞에서 학교까지 태워주고 오후 학교 앞에서 집이나 학원으로 아이들 직접 만나 자연스럽게 대화 내 시간 아닌 아이들 시간 맞춰야 필자는 청소년 사역을 하면서 오랫동안 빠지지 않고 해오던 사역이 하나 있다. 바로 등하교 심방이다. 보통 필자의 하루…

윤석열 대통령

“탄핵, 하나님의 법 무너뜨리는 ‘반국가세력’에 무릎 꿇는 일”

윤 정부 하차는 ‘차별금지법 통과’와 같아 지금은 반국가세력과 체제 전쟁 풍전등화 비상계엄 발동, 거대 야당 입법 폭주 때문 대통령 권한행사, 내란죄 요건 해당 안 돼 국민 상당수 부정선거 의혹 여전… 해소를 6.3.3 규정 지켜 선거범 재판 신속히 해야 수…

한교총 제8회 정기총회 열고 신임원단 교체

한교총 “극한 대립, 모두를 패배자로… 자유 대한민국 빨리 회복되길”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 김종혁 목사, 이하 한교총)이 2024년 성탄절 메시지를 통해 국내외 혼란과 갈등 속에서 평화와 화합을 소망했다. 한교총은 국제적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이 계속되는 상황과 더불어, 국내에서는 정치권…

차덕순

북한의 기독교 박해자 통해 보존된 ‘지하교인들 이야기’

기독교 부정적 묘사해 불신 초래하려 했지만 담대한 지하교인들이 탈북 대신 전도 택하고 목숨 걸고 다시 北으로 들어갔다는 사실 알려 북한 군인들에게 복음을 전하다 체포된 두 명의 북한 지하교인 이야기가 최근 KBS에서 입수한 북한의 군사 교육 영상, 에 기…

이 기사는 논쟁중

윤석열 대통령

빙산의 일각만을 보고 광분하는 그대에게

빙산의 일각만을 보고 광분하는 사람들 잘 알려진 대로 빙산은 아주 작은 부분만 밖으로 드러나고, 나머지 대부분은 물에 잠겨 있다. 그래서 보이지 않고 무시되기 쉽다. 하지만 현명한 …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