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삼 칼럼] 고독한 연주자

오유진 기자  yjoh@chtoday.co.kr   |  

인생은 무엇인가? 혼자 수없이 반문하고, 주위 사람들에게 간단없이 물어도 보았지만 답을 얻지 못한 그는 어느 날 큰 결심을 하기에 이르렀다. 그것은 유일신 창조주를 믿는다는 기독교 신자들의 성전, 크리스천들의 교회를 찾아가 창조주의 존재를 확인할 때까지 끝없는 기원을 올리겠다는 것이었다.

드디어 성전 강단 아래 무릎을 꿇고 엎드린 그는 무엇부터 기원하여야 될지 몰랐다. 한참을 망설인 끝에 20년간의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이렇다 할 큰 죄를 범하거나 큰 선을 행할 나이는 아니었지만 분명히 깨달은 것은 마음속에 도사린 죄악이었다. 작은 선행으로 무슨 희생이나 한 것처럼 생각하던 우스꽝스러운 자신, 그는 결국 그의 근본이 이기주의라는 것을 명백히 깨닫기에 이르렀다.

그는 울고 울었다. 밤새워가며 울었다. 창조주도 모르고, 부모의 사랑도 보답 못하고, 자신 본위로 살아가는 것이 어찌 인생이냐고. 그렇게 몇 날 밤을 울고 울었다. 어느 날 새벽 아직 미명에 그는 반드시 대속의 주가 존재하셔야 된다는 생각에 잠기게 되었다. 그가 존경할 만한 이들이 한결같이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아들이시요, 대속의 구주이심을 고백하고 있는 터이었다. 그래서 그는 부르짖어 기원하였다. 그는 다시 하염없이 울고 울었다. 어찌 그렇게도 계속 흐르는 눈물인지……. 그때에 “내가 네 죄악을 사하노니 너는 나를 위하여 십자가를 질 수 있느냐” 하는 말씀이 마음 속 저변에 들려왔다. 그리고 어디선가 불바람이 온몸에 불어오며 지극한 평안이 마음 가득히 차올랐다.

그 후로 그는 고독해지거나 마음에 기원이 있으면 풍금을 치며 기도를 드리기 시작하였다. 서툴게 더듬으며 치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은 없었다. 그래도 그는 개의치 않았다. 그리고 그는 하나님께 감사드릴 일이 있어도 풍금을 치며 찬송가를 불렀다. 간간이 끊어지는 그의 풍금소리를 들어줄 사람은 없었다. 그래도 그는 개의치 않았다. 드디어 그는 복음을 전하지 않고는 중심이 불붙는 것 같아서 견딜 수 없게 되었다. 그때도 그는 풍금을 치며 전도하였다. 심오한 찬송가사의 의미와 4부의 화음으로 울려 퍼지는 풍금의 리드는 너무나 감동적이었다. 그래도 청중은 없었다. 그는 개의치 않고 어설픈 연주를 계속하였다. 그의 모습 그대로 살다가 그대로 영원한 본향으로 귀항하겠다는 듯이…….

이제 그의 눈은 어두워지고 그의 귀도 거의 닫히고……. 해서 청중이 있어도 볼 수 없고, 박수갈채를 쳐도 들을 수 없게 되었다. 어차피 들어주는 사람들이 있건 없건 문제가 될 것이 없으니 더욱 다행스러워진 것이었다. 끝내 결실도, 소득도 없어 보이는 연주였으니까 말이다.

전의신학원 원장 신원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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