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삼 칼럼] 남 잡이는 제 잡이

오유진 기자  yjoh@chtoday.co.kr   |  

옛 격언에 “남 잡이는 제 잡이”라는 말이 있다. 남을 잡기 위한 악행이 자기를 잡는 결과에 이른다는 뜻이다. 세상에는 남을 가련하게 여길 줄 모르고 남을 잡는 것을 쾌락으로 삼는 악인들이 있다. 그렇다고 남이 잡히는 것은 아니다. 하나님이 잡지 않는 사람을 사람이 잡으려 한다고 해서 잡히는 법은 없다. 아무리 남을 잡으려고 애를 써도 잡히지 않을 뿐 아니라 도리어 그만큼 자신이 잡히는 법이다. 왜냐하면 남을 잡으려 하는 사람을 하나님이 잡으시기 때문이다. 이것이 곧 “남 잡이가 제 잡이”인 것이다.

유다인 모르드개는 신앙의 사람이었다. 신앙의 사람은 하나님 앞이 아니고는 무릎을 꿇지 않는다. 그래서 모르드개는 간교하고 무자비한 하만을 보고 무릎을 꿇지 않았다. 하만은 자기 앞에 무릎을 꿇지 않는 모르드개를 볼 때 반감(反感) 대신 반성하는 마음을 품었어야 되었다. 바로 된 사람은 원수라도 존경할 점은 존경한다. 그런데 하만은 살의(殺意)를 품었다. 아니 모르드개만 죽이는 것은 경(輕)하다 여기고 모르드개를 죽이는 것을 계기로 유다인 모두를 진멸코자 하였다. 그래서 모르드개를 처형하기 위하여 오십 규빗(21m)이나 되는 장대를 세웠다. 얼마나 잔인한 인간인가? 그 결과는 어떻게 되었는가? 작용은 반작용(反作用)이라지만 선량한 사람은 사악한 자를 대적하지 않는다. 그리고 준법자는 무법자를 당할 힘이 없다. 그래서 선량한 하나님의 사람은 침묵 중에 오직 전지전능하신 하나님께 기도만 드릴 뿐이다. 그런데 도저히 생존할 길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대역전극(大逆轉劇)이 벌어졌던 것이다. 모르드개가 달릴 장대에 하만이 달렸고, 유다인들이 살해되는 대신 그 원수들이 멸절된 것이었다.

그 대역전극이 일어난 것은 모르드개가 하나님의 사람이었다는 데 있었던 것이 아니다. 모르드개가 금식기도를 드렸기 때문도 아니다. 모르드개가 옳고 하만이 악하기 때문이었다. 모르드개가 하만을 잡으려 한 것이 아니라 하만이 모르드개를 잡으려 하였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하나님이 모르드개의 기도를 응락(應諾)하사 하나님의 사람 모르드개를 보호하셨고 하만이 처형 당하게 하셨던 것이다.

만일 교인이라는 사람들이 공의의 하나님을 두려워할 줄 모르고, 자신의 마음과 입술이 얼마나 더러운 줄도 모르고 의인을 잡기 위해 경거망동(輕擧妄動)한다면 남 잡이가 제 잡이로 초래될 것을 깨달아야 한다. 하나님은 교인을 돌보시는 것이 아니라 의인을 돌보시기 때문이다.

전의 신학원 원장 신원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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