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만, 하나님만 바라보는 바보 목회자가 되라”

김은혜 기자  grace@chtoday.co.kr   |  

[한국교회 리더십 50인] 수원순복음교회 이재창 목사 편

많은 이들이 한국교회의 위기를 말한다. 정체 혹은 후퇴하고 있는 성장세, 자꾸만 들려오는 부정적 소식들, 교회에 대한 사회의 불신 팽배 등 총체적 난국은 미래 한국교회의 전망을 어둡게 한다. 그러나 한국교회 구석구석에서 여전히 저마다의 영성과 철학으로 ‘희망’을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본지는 특별히 목회 현장 가운데에서 한국교회에 희망을 전하는 리더십 50인을 만나 그들의 사역을 소개함으로써 한국교회에 비전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성령의 역사는 과거도 현재도 동일하다. 수십 년 전 당시 믿음의 기도가 큰 역사를 일으켜 한국교회를 부흥케 했고, 대한민국은 전 세계에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 가장 많은 선교사를 파송하는 나라가 됐다. 그런데 우리는 수십 년 전 성령의 역사에 감탄하면서도, 그것을 왜 지금은 일어나기 힘든 일로 치부해버릴까? 동일한 성령의 능력이 임하고 있는데 말이다. 그 때 가능한 일이었다면 지금도 가능하고, 오히려 더 큰 기적을 보일 수도 있는데도 말이다.

영혼 구원 한 가지만을 바라보며 믿음의 길을 쉬지 않고 40여년간 달려온 수원순복음교회 이재창 목사(68). 그를 만나는 시간 내내 하나님께 구하지 않고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에 더욱 부끄러워졌다.

부르심… 하나님 주신 비전에 목숨 걸다

▲이재창 목사는 “하나님이 주신 꿈과 비전에 목숨을 걸 수 있는 사람은 두려울 것이 없다”고 강조한다. ⓒ고영웅 기자

▲이재창 목사는 “하나님이 주신 꿈과 비전에 목숨을 걸 수 있는 사람은 두려울 것이 없다”고 강조한다. ⓒ고영웅 기자

경기도 화성의 가난한 농부의 일곱 자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이재창 목사는 어릴 적부터 논밭에서 일을 해야 했다. 학업보다는 지독한 가난에서 벗어날 궁리만 하던 그는, 청년 시절 사업에 뛰어들었으나 연이어 실패의 쓴맛만 봤다.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어린 시절부터 신앙생활을 철저히 했던 그는, 가야 할 방향을 알지 못해 눈물로 기도하다가 1968년 소명을 받았다.

그러나 하나님의 부르심을 거역하고 다시금 사업에 눈을 돌리는 바람에 가세는 더욱 기울었다. 굶어 죽을 생각으로 기도원에서 금식을 하던 중 하나님 앞에 완전히 낮아짐을 경험한 그는, 1972년 순복음신학교에 들어가 신학을 공부를 했고, 1974년 11월 23일 단돈 20만원으로 수원시 북수동 7평의 다락방에서 교회를 개척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지원은 전혀 없이 아내의 혼수자금으로 시작한 교회는, 바닥엔 가마니를 깔고 앉은뱅이 책상에 각목을 묶어 강대상으로 사용해야 했다. 성도 없이 아내와 둘이서 예배를 드리는 나날이 계속되던 중, 아내가 출산으로 병원에 입원하게 됐다.

이재창 목사는 “혼자 토요일 새벽기도를 드리며 통곡하며 사람을 보내 달라고 하는데, ‘마음 속으로 그림을 그리고 꿈을 가지라’는 조용기 목사님의 말씀이 생각 나, 가마니에 분필로 사람 그림을 그리고 그들을 바라보며 설교했다”며 “그림에 일일이 안수기도까지 하자 온몸이 뜨거워지면서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눈물이 쏟아졌다. 성령님의 큰 능력을 받는 체험을 한 것”고 당시를 회상했다.

다음날 주일예배를 위해 교회에 들어간 순간, 이 목사는 금요일에 출산한 아내가 앉아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고 말았다. 교회는 난로가 없어 그릇에 물을 담아두면 얼어버릴 정도로 추운 곳이었기 때문이다. “죽어도 주님 안에서 죽는 게 좋다. 혼자 예배 인도할 생각을 하니 도저히 누워 있을 수 없었다”는 아내의 말에 부부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이후 이 목사는 목숨을 걸고 더욱 미친 듯이 전도했다.

이 목사는 “하나님이 주신 꿈과 비전에 목숨을 걸 수 있는 사람은 두려울 것이 없다”며 “비전에 목숨을 거는 목회가 가장 강력한 힘이 된다는 것을 그때 확실히 배울 수 있었다”고 한다.

영혼만, 하나님만 바라본 ‘바보목회’ 38년

2명이 시작한 교회에 개척 1년 만에 장년만 78명이 모여, 예배처소가 협소해 30평 건물로 이사하게 됐다. 개척 4년 만에 출석 성도가 150명이 됐으며, 11주년 되던 해에는 4천명으로 늘어났다. 만 25년이 되던 해에는 대지 5,400평 건평 3,000평에 이르는 교회를 건축하게 됐다.

▲‘꿈과 사랑, 축복을 심어주는 교회’라는 표어를 내건 수원순복음교회는 북수동, 송죽동, 인계동을 거쳐 곡반정동에서 사역하며 38년간 지속적으로 성장해 왔다. ⓒ수원순복음교회

▲‘꿈과 사랑, 축복을 심어주는 교회’라는 표어를 내건 수원순복음교회는 북수동, 송죽동, 인계동을 거쳐 곡반정동에서 사역하며 38년간 지속적으로 성장해 왔다. ⓒ수원순복음교회

수원순복음교회의 초기 부흥은 신유의 역사, 주일학교, 새벽기도로 말미암은 것이었다. 귀신들린 자, 알코올 중독자, 교통사고 환자가 낫는 역사가 일어났다. 어린이 부흥성회와 여름성경학교를 통해 어린이들이 교회에 오자 부모 전도로 이어졌다. 좁은 성전을 대신해 1천여명이 들어갈 수 있는 대형 천막에서 말씀을 전하는 천막기도회를 통해 교회가 널리 알려졌다. 새벽기도로 주님의 참된 제자 양육에 힘썼으며,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위해서라면 적극 나섰다. 성도 500명이 모이기까지 늘 영혼 구원을 바라보는 바보로 살며, 이 목사는 혼자 모든 사역을 감당했다.

이재창 목사는 “개척 초기부터 지금까지 목숨을 걸고 전도하고 있으며, 성도들에게 그 어떤 사역보다 영혼 구원을 강조하고 있다”며 “하나님 보시기에 가장 귀한 사람은 죽어가는 영혼을 예수님의 마음으로 바라보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재창 목사는 “바보처럼 목회하라”고 후배 목회자들에게 당부했다. ⓒ고영웅 기자

▲이재창 목사는 “바보처럼 목회하라”고 후배 목회자들에게 당부했다. ⓒ고영웅 기자

이 목사는 개척교회 목회자와 성도들에게 “우리가 무슨 일을 하든지 주님과 동행하며 주께 하듯이 하면, 하나님께서 모든 일을 이루어 주실 것”이라며 “나는 하라고 하시면 하고, 멈추라고 하시면 멈췄다. 마치 바보처럼 나 자신의 주장과 고집 없이 주님의 명령만 순종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이어 “반드시 이뤄주실 주님을 믿고 하나님만 담대히 바라보고 행하면 된다. 인간의 말이 아니라 주님의 말씀대로 하면 목회는 재미있고 쉽다. 내가 바보 목회를 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라며 “목회자 스스로가 하나님과의 만남과 거듭남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한다. 또 개척했으면 한 교회에 뼈를 묻을 각오를 하고 죽기 살기로 사역하라”고 당부했다.

특히 이재창 목사는 목회는 실력이 아닌 기도로 성령의 인도하심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갈급한 마음을 가지고 애절히 기도해야 하는데, 목회자들이 고생을 덜 해서 그런지 기도를 안 하는 것 같다”고 지적하며 “목회자가 우왕좌왕하는 것은 하나님의 인도를 받지 않기 때문이다. 하나님만 바라보고 담대히 나가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재창 목사는

‘꿈과 사랑과 축복을 심어주는 교회’인 수원순복음교회를 1974년 개척해 ▲가난한 자 부하게 하는 목회 ▲영·육의 병든 사람 치료하는 목회 ▲문제 있는 사람 형통케 하는 목회 ▲믿음 없는 사람 믿고 축복받게 하는 목회라는 철학을 가지고 38년간 사역해오고 있다.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총회장 및 경기도기독교총연합회 총회장을 역임했으며, 경기도성시화운동본부 대표회장, 경기도아기낳기운동본부 대표회장 등을 맡고 있다.

저서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 <104가지 십계명>, <꿈과 사랑과 축복을 받는 사람>, <영혼 바보> 등이 있다.

현재 이재창 목사를 필두로 그의 동생들과 자녀들이 목회자로 사역하는 등 가족 중 9명의 목회자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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