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gei 선교칼럼] 신년에 거는 간절한 기대

류재광 기자  jgryoo@chtoday.co.kr   |  

한국선교가 기로에 서 있다. 한 걸음 더 나아가느냐 아니면 끝없는 추락이냐, 하나님의 역사가 인간의 무지와 나태함으로 인하여 발전하지 못하는 것은 합당치 않은 일이다. 그러기에 현장에서 간절한 마음으로 함께 성장하기 위하여 몇 가지 기대를 가지고 한국 선교단체에 감히 제안한다.

1. 투명하고 정직한 행정관리이다. 각 본부 행정에 대한 정책과 그리고 일반사항에 대한 고지이다. 요즘은 국민이 알 권리가 있다 하며 정부기관의 장부나 내용들이 속속들이 열람되는 시대가 되었다.

지나친 면이 없지 않는 느낌을 받는 것은 삼팔선을 두고 북한과의 대치상황에서 군사관련 뉴스나 보도를 듣고 있을 때이다. 저런 뉴스까지 보도해도 되는가? 북한을 자극하는 내용은 아닌가? 저러한 것은 우리의 정보와 동향을 그대로 노출하는 것이 아닌가? 저것이 알 권리에 해당하는 것인가 의구심을 가질 때가 있다.

보안이나 군사정보를 다루지 않는 선교기관은 선한 사역을 위하여 세워진 기관이다. 여기에는 특별한 비밀이 있을 수가 없다. 그래서 모든 행정관련 사항이나 재정이나 업무내역, 이사회의 동향이나 논의될 사항이나 결과들은 모든 회원들에게 공개되어야 한다.

이사회에서 논의될 안건이나 선교 행정부의 일들이 선교를 위한 것들이고 선교사들의 행정지원이나 사역을 위한 것들이라면, 더더욱 공개되고 사전 공지를 하여 현장의 의견을 물어야 한다. 모든 것이 비밀 속에 진행된다든지, 논의된 결과들이 전 회원들에게 보고되지 않는 것은 투명하지 못한 것이 아닌가?

현장이 모르는 일을 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일이 거꾸로 되고 있다는 사실이 아닌가? 선교 행정의 민주화·투명화가 진행되어야 한다. 아직도 교회나 선교의 일은 영적이라는 이유로 시대에 너무 뒤처져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러한 일들이 새해에는 좀 바뀌고 변혁되어지기를 제안한다.

2. 선교 단체의 교류가 활발히 일어나 협력할 수 있기를 바란다. 선교는 교단의 색깔이나 교리를 주장하면서 행하는 시대는 지났다. 그래서 각 선교단체나 교단 선교부의 활발한 정보교환이 일어나 선교훈련도 때로는 공동으로 진행할 수 있어야 하고, 교과목도 공유하며 한국선교의 발전을 위하여 논의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은 이제 시대가 급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느 지역에 얼마나 선교사들이 활동하는지,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는지를 공유하여 중복 투자를 피하고 불필요한 에너지를 줄여나가야 한다. 본국에서 서로 교류가 일어나고 협력이 이루어진다면 얼마든지 공동의 프로잭트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선교를 한 단계 발전시키는 일이 될 것이다.

현장에서 “함께하고 싶어도 교단이 허락하지 않아서”라는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얼마나 답답한지 모른다. 예수 공동체, 한 하나님과 주님을 모시고 예배하는 거룩한 공동체는 선한 목표에 힘을 합하여 나갈 수 있다면 훨씬 더 효과적인 사역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협력하라는 지침을 하달하고 이슈로 삼는 일은 많았지만, 정녕 협력은 현장이 아닌 본국에서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는 사실에 깊은 고민과 생각이 열리기를 당부 드린다.

3. 한국선교의 희망은 훈련원이 그 핵심이다. 어떤 교육의 목표를 가지고 훈련을 시키고 어떤 정책으로 교육하는가에 따라서 한국선교의 미래가 달려 있다. 일반적으로 좋은 프로그램과 오랜 역사와 경험을 가지고 있는 선교단체나 교단 선교훈련원이라고 자랑을 한다. 그러나 삼자의 생각은 이제는 구태의연한 방식을 벗어나 실제적인 내용과 훈련이 되어야 함을 느낀다.

한국 선교의 역사는 이제 꽤 많은 시간이 흘러 현장의 문제가 되는 일들이 무엇인지를 낱낱이 파악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한 것을 현장에서는 풀지 못할 경우가 많다. 오직 선교훈련원에서 해결책을 찾아나가야 한다. 사건이 터진 뒤에 뒤따라 다니면서 수습하는 식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제는 예방선교를 시행하여야 한다. 비행기 타기 전에 모든 문제의 핵심들을 다루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이미 비행기 타고 떠난 이들에게 이런저런 지시를 하는 것은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될 수밖에 없다.

이미 나이를 먹어 인생의 많은 경험을 가진 선교사의 인격의 문제를 현장에서 다룰 수가 없다. 오직 훈련원에서만 한번 망치로 두들겨 충격을 주고 변화를 시도할 수 있을 뿐이다. 이 기본이 안되고 비행기를 타면 그것은 두고두고 화근이 되어 공동체를 파괴한다. 재정에 대한 청지기 훈련을 받지 않고 보내면 많은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돈만큼 목사와 선교사와 신앙인을 흔들고 일만 악의 뿌리가 되는 무기도 없을 것이다.

사역의 문제에서 협력을 많이 이야기한다. 현장에서 떠들 문제가 아니다. 훈련원에서 협력에 대한 수업과 실습이 진행되어야 한다. 필자는 언젠가 이 문제를 구체적으로 제시한 적이 있지만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훈련생 모집부터 사역별 협력파트를 나누어 모집하고 훈련과정에서 협력 실습을 할 수 있는 교육 시스템의 변화를 시도하여야 한다.

어디에서도 실행된 일이 없기에 관련자들에게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손해 볼 것도, 못할 것도 없는 일이니 한번 시도해 보기를 제안한다. 전략사역과 전술사역을 구분하여 구체적인 훈련이 이루어져야 한다. 필자는 전략사역으로 러시아 전체 상황을 분석하고 내가 이곳에 왜 필요한가를 늘 질문하고 있다.

그 정도의 사역이라면 현지인이 더 잘 할 수 있는 일이 아닌가? 구태여 그러한 일로 비싼 달러 투자하고 고급인력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그 현장에 있어야 하는가를 늘 질문한다. 한국선교는 낭비가 심하고 허점이 너무나 많다. 그래서 숫자는 엄청나게 내보냈지만 덩치만 크고 실력이 없다. 능력이 부족하며 현장감이 없는 경우가 많지 않는가 분석해 본다.

세계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한국사회는 더욱 더 힘든 내일을 예고하고 있다. 한국교회도 예외는 아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우리를 현장에 보내놓고 기도하며 후원하는 한국교회와 세계교회를 생각하면서 책임 있는 사역이 되어야 함을 고한다.

이제 10년이 지난 사역현지에서는 사역의 공공성을 확립하여야 한다. 사역도 한 개인의 사역이 아니라 공동체 사역, 공공의 일이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자기 사역이 아니라 전 선교지를 대상으로 하면서 사역이 확장되고 성숙해 나가야 하지 않겠는가? 고도의 훈련과 노력으로 사역 전문화 작업을 해야 한다.

또 세월의 변화를 주는 2013년 새해에는 한국선교가 더욱 더 성숙해가는 사역들이 될 수 있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며 생각의 혁신이 일어나기를 바란다. 이것이 하나님이 기뻐하는 일이다. 기도하고 후원하는 한국교회의 은혜에 보답하는 일이 될 것이다.

현장의 소리, 세르게이(모스크바 선교사)
Lee709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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