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신학리뷰, ‘예수 결혼설’ 주장한 논문 게재 연기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신뢰성 갖추기 위해서는 추가적 실험과 분석 필요”

하버드신학리뷰지(The Harvard Theological Review)는 최신 저널에서 논문 ‘예수의 아내’ 게재를 배제시켰다. “최근 발견된 콥틱 교회의 파피루스 문서 조각이 예수의 아내를 언급하고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이 논문은, 기독교계의 논란이 거세자 게재가 보류됐었다.

하버드대 신학대학원의 카렌 킹(Karen King) 교수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우리의 실험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며 “결과를 얻기까지 논문 게재는 보류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문서의 소유자는 이 사본 조각에 대한 추가적인 실험과 분석에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하버드대 신학대학원의 캐스린 더지슨(Kathryn Dodgson) 커뮤니케이션 디렉터는 “여기에는 신뢰할 만한 결과를 만들어내고 해석하기 위해 독립적인 실험실에서 특별한 전문가와 자료를 갖고 실시한 실험들도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하버드 신학대학교의 카렌 킹 교수가 ‘예수 아내의 복음’으로 명명한 파피루스 문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 스미스소니안 채널
▲하버드 신학대학교의 카렌 킹 교수가 ‘예수 아내의 복음’으로 명명한 파피루스 문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 스미스소니안 채널

킹 교수는 지난 2012년 9월 로마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 이 파피루스 사본 조각을 공개했다. 당시 킹 교수는 “이 문서는 ‘예수에게 ‘마리아(Mary)’라는 이름으로 추정되는 아내가 있었다’고 언급한, 현존하는 유일한 고대 문서”라고 주장했다. 이 문서는 약 2세기 경에 작성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콥틱 언어로 번역된 일부 사본 페이지에는 “예수께서 그들에게 이르시되”,“내 아내는…”,“그녀는 나의 제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킹 교수와 그녀의 팀은 이 문서를 ‘예수 아내의 복음’으로 불렀다. 그러나 많은 철학자와 신학자들은 그 진위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바티칸에서 발행하는 신문 역시 콥틱 문서를 연구하는 저명한 철학자인 알베르토 캄플라니(Alberto Camplani)의 말을 인용해 “이같은 문서가 가짜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캄플라니는 “언론이 충격적인 어조로 매우 신속하게 이를 보도하고 있으나, 컨퍼런스에서 소개된 다른 많은 아이템들과 달리 이 파피루스는 발굴의 과정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골동품 시장에서 나왔다”고 적고 있다. 그는 “이러한 문건이 신뢰성을 갖추고 위조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수많은 신중함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스미스소니안 채널(The Smithsonian Channel )은 이 문서가 “모든 시대를 통틀어 가장 중요한 발견 중의 하나”라며 이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지난해 9월 30일 내보낼 예정이었다. 그러나 추가적인 테스트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무기한 이를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이 채널은 방송을 연기하면서 이를 통해 보다 풍부하고 완벽한 내용을 전달할 것이라고 알린 바 있다.

하버드신학리뷰지 1월호 기사를 통해 공개될 것으로 알려진 오래된 문서에 대한 초안에서 킹 교수는 “문서의 발견과 공개는 역사적인 예수를 재건하기 위한 시도가 아니다. 또한 역사적으로, ‘예수가 결혼했으며 대상이 마리아 막달레나(Mary Magdalene)였다는 증거가 있다’고 논쟁하는 것도 아니다. 그녀는 예수의 중요한 제자로서, 가장 신뢰할 만한 역사적인 정보 속에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더지슨 교수는 그러나 “사본에 대한 실험이 끝난 이후에는 이를 공개할 것”이라며 “하버드신학리뷰지는 모든 실험에서 결과가 나온 이후 킹 교수의 논문을 공개할 계획이다. 실험이 완성되기 전까지 지금의 시점에서는 더 이상 언급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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