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삼 칼럼] 복음에 역행하는 ‘가문의 저주’

오유진 기자  yjoh@chtoday.co.kr   |  
▲전의신학연구원 신원삼 원장
▲전의신학연구원 신원삼 원장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저주의 사슬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기독교인들도 회개와 기도로 그 가문(家門)의 저주의 사슬을 끊지 않으면 집안의 우환(憂患)을 면할 수 없다고 한다. 가히 위협적이다. 그리고 그 저주의 사슬도 능력 받은 하나님의 종이 기도로 끊는다고 주장하는 데에는 아연실색할 정도이다. 그 일이 어찌 사람의 영역(領域)이란 말인가!

어쨌든 가문의 저주를 입증하는 데 그들은 십계명을 이용한다. “너를 위하여 새긴 우상을 만들지 말고 또 위로 하늘에 있는 것이나 아래로 땅에 있는 것이나 땅 아래 물 속에 있는 것의 아무 형상이든지 만들지 말며 그것들에게 절하지 말며 그것들을 섬기지 말라 나 여호와 너희 하나님은 질투하는 하나님인즉 나를 미워하는 자의 죄를 갚되 아비로부터 아들에게로 삼사대까지 이르게 하거니와 나를 사랑하고 내 계명을 지키는 자에게는 천대까지 은혜를 베푸느니라”(출 20:4-6). 그리고 다윗이 밧세바의 일로 범죄하였을 때 여호와께서 나단 선지자를 보내사 책망하신 말씀을 인용한다. “이제 네가 나를 업신여기고 헷 사람 우리아의 처를 빼앗아 네 처를 삼았은즉 칼이 네 집에 영영히 떠나지 아니하리라”(삼하12:10).

이상의 말씀은 꼭 가문의 저주가 있는 듯이 보인다. 그러나 이는 복음의 내용을 총체적으로 이해치 못한 단견(斷見)이요 이설(異說)이다. 다음의 성경 말씀은 가문의 저주설이 비복음적이라는 것을 깨닫게 한다. “여호와의 말씀이 또 내게 임하여 가라사대 너희가 이스라엘 땅에 대한 속담에 이르기를 아비가 신 포도를 먹었으므로 아들의 이가 시다고 함은 어찜이뇨 나 주 여호와가 말하노라 내가 나의 삶을 두고 맹세하노니 너희가 이스라엘 가운데서 다시는 이 속담을 쓰지 못하게 되리라 모든 영혼이 다 내게 속한지라 아비의 영혼이 내게 속함 같이 아들의 영혼도 내게 속하였나니 범죄 하는 그 영혼이 죽으리라”(겔 18:1-4).

베드로의 복음의 진수(眞髓)는 가문의 저주설을 일축(一蹴)한다. “너희가 알거니와 너희 조상의 망령된 행실에서 구속된 것은 은이나 금같이 없어질 것으로 한 것이 아니요 오직 흠 없고 점 없는 어린양 같은 그리스도의 보배로운 피로 한 것이니라”(벧전 1:18-19). 아비가 포도를 먹었는데 아들의 이가 시다는 것은 당치도 않은 말이다. 사람은 다 자기 죄 때문에 벌을 받는 것이다. 만일 조상의 죄로 말미암은 가문의 저주 때문에 화를 당한다고 생각하면 자신의 죄를 조상 탓으로 전가(轉嫁)하는 파렴치한 죄를 하나 더 추가하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믿고 회개하고 구원받은 성도는 ‘조상의 유전한 망령된 행실에서 구속된 것’이니 더 이상의 저주는 있을 수 없다. 이를 믿지 않으면 복음을 복음답게 믿지 못하여 화를 자취하는 일이 될 뿐이다. 가령 아비가 가산(家産)을 탕진하여 경제적인 곤경에 처하게 된다면 그 가족이나 후손들이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게 되는데 ‘아비로부터 삼사대까지’ 미친다는 죄얼(罪孼)은 바로 이런 의미에서 이해하여야 된다. 죄 없는 아들까지 아비의 죄를 당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만일 그 자손이 죄를 범치 않는다면 그 경제적 고난은 시련일 뿐 보응은 아니다. 오히려 그 고난으로 말미암는 은혜를 누리는 것이다.

만일 다윗의 가문에 말씀하신 저주가 사실이라면, 제일 먼저 범죄한 다윗이 저주를 받아야 하고 그 후손들이 다 칼의 저주를 받아야 된다. 그러나 그렇지 않았다. 그러므로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의 은혜를 믿고 죄를 회개하면 구원을 받게 되고, 하늘의 축복 속에 살게 된다는 것을 확신하여야 된다. 더욱이 구원받은 성도를 위하여 성자께서 기도하시고(롬 8:34),성령께서 기도하시므로(롬 8:26) 하나님께로 난 성도를 악한 자가 만지지도 못한다는 것을 믿어야 한다(요일 5:18). 사도 바울이 경고한 말씀을 들어 보자. “…우리나 혹 하늘로부터 온 천사라도 우리가 너희에게 전한 복음 외에 다른 복음을 전하면 저주를 받을지어다”(갈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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