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삼 칼럼] 자아를 넘어서

오유진 기자  yjoh@chtoday.co.kr   |  
▲전의신학연구원 신원삼 원장.
▲전의신학연구원 신원삼 원장.

모든 문제는 자아(自我) 안에서 일어난다. “화복무불자기구”(禍福無不自己求)라는 말이 있다. 맹자가 한 말이다. 불행은 누구 때문도 아니고 환경 때문도 아니다. 바로 자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든 잘못된 원인을 자기의 탓으로 돌려야 한다. 그것이 가장 마음 편하게 살 수 있는 길이요, 하나님의 은총을 받을 길이 된다. 다른 사람의 탓으로 돌리는 한 불행에서 벗어날 길은 없다.

병명을 잘못 짚은 사람이 병을 고칠 수 없는 이치와 같은 것이다. “모든 불행은 다 나의 잘못이다”라는 생각을 하고 산다는 것처럼 아름다운 일이 또 어디 있겠는가? 그런데 자아라는 것은 태산(泰山)보다 높아 이를 스스로 넘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태산도 하늘 아래 뫼라고는 하지만 자아를 넘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자아는 바다보다 깊은 것이다.

아무도 해저(海底)에 내려갈 수 없듯이 자아의 심연(深淵)에 내려갈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리고 자아는 광야보다도 넓다. 가고 가도 지평선(地平線)만 나타나는 것 같아서 자아를 넘어가는 길은 아득하기만 하다. 자아를 넘기만 하면 모든 문제는 해결될 터이지만 도대체 어떻게 자기가 자기를 알며 자기 한계를 어찌 넘을 수 있다는 말인가? 그래서 바울은 서슴없이 탄식하며 말하였다.

“형제들아 내가 그리스도 예수 우리 주 안에서 가진 바 너희에게 대한 나의 자랑을 두고 단언하노니 나는 날마다 죽노라”(고전 15:31)고. 아아, 자아가 물같이 녹고, 가루처럼 부서지며, 폭탄처럼 산화(散華)되어 피안의 그리스도 예수의 품안에 안기는 은혜를 입을 수 없을까? 분명히 자아를 버리고 하나님께로 나아가는 만큼 반비례되는 은혜는 한량이 없는 것인데…….

솔로몬은 말한다. “노하기를 더디하는 자는 용사보다 낫고 자기의 마음의 다스리는 자는 성을 빼앗는 자보다 나으니라”(잠 16:32)고. 그리고 바울은 다시 말한다.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 즉 이제는 내가 산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신 것이라 이제 내가 육체 가운데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하여 자기 몸을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사는 것이라”(갈 2:20)고.

그들은 자아를 넘는 고갯마루에 가까이 이른 자들이었다. 그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보혈이 한없이 흐르는 골고다에서, 그것은 저 불같이 뜨거운 성령의 은혜의 다락방에서, 그것은 회전하는 그림자도 없는 하나님의 말씀의 빛 안에서 성취될 성화(聖化)인 것이다.

신자는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이 사망의 몸에서 누가 나를 건져내랴”(롬 7:24)고, “예수여 당신의 나라에 임하실 때에 나를 생각하소서”(눅 23:42)라고 간절히 기원하며 자아를 넘기 위하여 사랑하는 주 예수께로 끝없이 나아가야 하리라. 그래서 마음의 모든 갈등은 사라져 지극히 평화롭고, 주변의 풍랑은 잔잔하여 한없이 고요하며, 축복의 삶은 천명이 다할 때까지 지속되는 은혜속에 거하는 복된 신자가 되어야 하리라. 주여! 내게도 이 은혜를…….

전의 신학원 원장 신원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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