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학 칼럼] 그리스도인의 생명력 (2)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박승학 목사.

▲박승학 목사.

1. 디모데에 대한 바울의 권면

순교를 앞둔 바울 사도는 믿음의 아들이며 동역자였던 디모데에게 다음과 같이 가슴에 사무치는 간곡한 격려와 권면을 했다(디모데전서 6장 6절 이하).

-“자족하는 마음을 가져라. 사람이 세상에 아무것도 가져 온 것이 없으매 또한 가져갈 것도 없다. 부하려 하는 자, 돈을 사랑하는 자는 시험과 올무와 여러 가지 해로운 정욕에 떨어지며 결국 파멸과 멸망으로 추락하고 만다. 그러므로 돈을 사랑하는 것은 일만 악의 뿌리가 된다.”

-“그러므로 너 하나님의 사람아! 이것을 피하고 의와 경건과 믿음과 사랑과 인내와 온유를 택하고 믿음의 선한 싸움을 싸우며 영생을 취하라.”

-“너는(성직자라면) 그리스도 강림하실 때까지 흠 없이 책망할 것 없이 이 명령을 지키라. 소망을 하나님께 두며 선을 행하고 선한 사업을 힘쓰고 나눠주기를 좋아하고 너그러운 자가 되라. 기약이 이르면 주께서 나타나심을 보이시리라.”

이 권면의 말씀이 오늘 한국교회를 향한 그리스도의 명령이라 생각한다. 그리스도께서는 “너희는 세상의 빛이요 소금이 되라” 하셨다. 자신이 하늘 영광의 자리에서 내려오셔서 인간의 육신을 입고 마구간 가장 겸손하고 낮은 자리에 오셨다. 그리고 평생 지팡이 하나 단벌옷으로 “여우도 굴이 있고 참새도 깃들일 곳이 있으되 인자는 머리 둘 곳이 없다”시며 예금통장도, 한 칸의 전셋집도 없으셨다.

빈들에서 밤을 지새우며 기도하시고 수가성 우물가에서 물 한 그릇을 청하시고 파도치는 배 위에서 고물을 베고 곤히 주무시던 분이 우리의 구주 그리스도이시다. 올림픽 금메달보다, 월드컵 우승보다, 부와 귀와 명예가 따라오는 그 어느 성공보다 세상을 아름답고 훈훈하게 하고 살맛나게 하는 것은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는 일이다. 타인을 배려하고 봉사하고 더불어 행복해지는 겸손과 경청과 격려의 마음가짐으로 세상의 빛이 되는 것이다.

2010년 3월에 천안함 침몰 장병들을 구조하려고 53세의 UDT 노병이 아들 같은 후배들을 위해 나섰다. “경험 많은 내가 아니면 누가 가겠느냐”고 무리하게 여러 차례 잠수하다 숨이 멈춘 차가운 몸으로 결국 사망한 한주호 준위, 이는 죽어가는 어린 아들을 살리려 손가락을 잘라 피를 입에 흘려 넣는 어미의 마음처럼 자신의 생명을 희생한 순교였다. 이를 지켜보는 온 국민들 마음에 감동을 주고 가슴을 뜨겁게 한 사랑의 실천이었다.

그리스도께서는 따르는 군중들을 향해 소망의 말씀, 위로의 말씀을 주셨다. “심령이 가난한 자, 애통하는 자, 온유한 자, 의에 주리고 목마른 자. 마음이 청결한 자, 화평케 하는 자, 긍휼히 여기는 자, 의를 위하여 핍박을 받는 자들이 복이 있다고 하시고 기뻐하고 즐거워하라 하늘에서 너희 상이 큼이라” 하셨다.

문벌 좋은 자, 재산이 많은 자, 인물이 출중한 자, 권세 있는 자, 세상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사람에게 가까이 하시고 그들에게 복을 빌어주신 것이 아니다. 가난한 자, 소외된 자, 병든 자, 희망을 잃은 자, 낙심한 자, 학대 받는 사람들에게 가까이 하시고 용기와 희망과 삶의 의욕과 활력을 주시고 친구가 되어 주셨다. 우리가 그리스도인이라면 그의 제자라면 예수 닮은 삶이어야 한다. 예수님처럼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

2. 오늘날의 일부 비난받는 교회

오늘날 일부 비난받는 목사들 중에는 그리스도처럼 희생하며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이 소유하고 더 많이 부요해 지려는 욕심의 끝이 어디까지인지 알 수가 없다.

부동산을 사들여 더 넓은 땅, 더 큰 예배당, 재산증식을 성공으로 여기는 것 같고 소유를 과시하고 즐기는 것 같다. 그리고 세상의 지위와 명예를 선호한다. 자신의 욕심을 위하여 세상의 비난이나 지탄받는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는 것 같다.

이런 사람들은 귀족이 되어 특권층으로 전락해 버렸다. 넓은 당회장실, 비서와 기사가 딸린 고급 승용차, 고급 호텔을 출입하며 권력층과 정치인, 돈 많은 기업가를 선호하고 호화생활에 젖어있다.

시장 좌판에서 생선을 팔고 채소를 팔아 꼬깃꼬깃 피맺힌 헌금한 돈으로 자기 자녀는 해외 유학 등 귀족처럼 생활하게 한다. 그리고 부와 귀와 권력과 명예와 호사스런 생활을 즐기며 자기 아들에게 그 자리를 상속한다.

섬김과 낮아짐, 희생과 헌신의 그리스도의 심정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이와 같은 자들 때문에 그리스도의 이름이 세상 사람들에게 멸시와 증오의 대상으로 멸시받고 있는 것이다. 가난한 신학생들, 개척교회의 가난한 목사들을 무시하고 상대적 우월감으로 교만해진 자신들의 모습을 깨닫지 못하는 것 같다.

만일 그리스도께서 이 시대 이러한 한국교회의 모습을 향하여 무슨 말씀을 하시고 어떻게 반응하실까. “패역한 자들아, 회개하라! 독사의 자식들아!” 라고 분노하실지 모른다. 그리스도의 말씀을 읽는 자라면, 그 말씀을 신뢰하고 그리스도를 따르는 그분의 제자라면 이제라도 돌이켜야 한다.

젊은 후배 소방관의 등을 떠밀어 피신시키고 자신은 불덩이에 깔려 죽어간 선배 소방관처럼 그렇게 세상을 훈훈하게 하고 감동을 주는 아름다운 그리스도인이 보고 싶다. 건강하고 예쁜 아이를 입양하기 보다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을 주어야하는 장애아를 선택하는 사랑의 실천을 행복으로 여기는 그리스도인이 되어야 한다. 적어도 우리 성직자들이라도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다.

/박승학 목사(칼럼니스트, 기독교단개혁연(aogk.net)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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