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삼 칼럼] 용서와 화해

오유진 기자  yjoh@chtoday.co.kr   |  

▲전의신학연구원 신원삼 원장.

▲전의신학연구원 신원삼 원장.

용서가 없이는 화해도 없다. 참회가 없는 곳에 또한 용서가 있을 수 없다. 그러나 강요해서 참회는 끌어낼 수 있는 것도 아니니, 내 편에서 먼저 용서하는 마음을 품으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나머지는 하나님의 공의로운 심판에 맡기는 것이다.

남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사람 치고 정상적인 사람은 없다. 거기에는 남을 헐고 자신을 치켜세우려는 저의가 있든지, 아니면 남을 헐므로써 반대급부(反對給付)로 얻을 어떤 유익이 있기 때문이다.

겸손하고 경건한 하나님의 사람은 남을 함부로 비판한다든지 정죄하지 않는다. 백 번 틀림없다고 생각되는 경우도 전혀 사실과 다른 일이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요, 남을 비방함으로써 상대적으로 자신을 의롭게 보일 염려가 있기 때문이며, 또한 남을 지나치게 비판하다보면 하나님 앞에 죄가 되어 자신의 마음부터 혼란해지기 때문이며, 사실이야 어떠하든지 범죄자가 받는 고통을 측은히 여기는 마음이 앞서기 때문이며, 그리고 누구에게나 있는 약점을 알기 때문에 자신 또한 그렇게 의로울 것이 없다는 것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예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실 때 세 가지 죄악의 누명을 쓰고 돌아가셨다. 그것은 신성을 모독한 죄인이라는 것과(마 25:65), 인륜을 버린 행악자라는 것과(요 18:30), 가이사(황제)를 반역한 국사범이라는 것이었다(요 19:12). 그러나 종교적으로 신성을 모독한 죄인은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가 아니라 인생들 자신이며, 윤리적으로 악을 행하고, 사회적으로 나라를 혼란케 한 죄인도 바로 인간들 자신이었던 것이다. 그때 수많은 군중이 예수께서 왜 십자가에 처형을 받으셔야 하는지 생각조차 하지 않고 지도자들의 사주(使嗾)를 받아 “없이 하소서 없이 하소서 저를 십자가에 못 박게 하소서”(요 19:15) 라고 무턱대고 소리쳤던 것이다.

성경은 질서를 위하여 정죄가 필요하지만, 그 목적은 용서를 전제함에 있어야 한다고 교훈한다. 아울러 법죄의 동기가 고의적이 아닌 때에는 일부 사람들만 정죄할 것이 아니라 다 공동책임이 있음을 깨달아야 할 것을 지적한다. 그리고 최후의 심판은 하나님의 권한임을 알고 보류하여야 된다는 것을 엄숙히 명령한다 그러므로 스스로 먼저 참회하면서 남을 이해하고 용서하며 화목을 도모하여야 할 것이다.

전의신학원 원장 신원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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