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기배의 파워관계전도] 서로 알아야 극복되는 ‘성격차이’

오상아 기자  greaterjoy@naver.com   |  
▲송기배 목사(21C가정행복학교 대표, 반석교회 담임).
▲송기배 목사(21C가정행복학교 대표, 반석교회 담임).

결혼에 성공하느냐 못하느냐 하는 것, 즉 행복한 가정을 만드느냐 불행한 가정을 만드느냐 하는 것은, 얼마나 완벽하게 적응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는 결혼이 사랑의 완성이 아니라 시작일 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대방과 완벽히 적응하지 못하고 삐그덕거리다 보면, 결국에는 성격차이라는 이유로 이혼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전혀 다른 남자와 여자가 만났는데 완벽히 호흡을 맞추기가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만큼 여자와 남자는 다른 존재다. 오죽하면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책까지 나왔겠는가. 이 책은 남녀가 각기 다른 행성, 즉 남자는 화성, 여자는 금성에서 왔다는 가정 하에서 시작된다. 각기 전혀 다른 말과 사고를 하는 행성에서 왔지만, ‘지구’라는 곳에서 오랫동안 살고 적응해 오면서 그들은 그들이 원래 다른 행성에서 왔다는 것을 잊어버렸다. 그리고 자신이 생각하는 것, 원하는 것과 동일한 것을 상대방도 원할 것이라고 믿었다. 이것이 바로 갈등이 시작되는 이유다. 남녀의 근본적인 사고의 차이와 소망의 차이, 표현이 차이를 모르기 때문에 티격태걱 싸우는 것이다.

예전에 이런 얘기를 들은 적 있다. 소와 사자가 살았는데, 둘이 운명적인 사랑에 빠졌단다. 둘은 주위 사람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결혼을 했다. 반대한 주위 사람들 보란 듯이 잘 살아보겠노라고 다짐을 하면서 둘은 서로에게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했다. 어떤 일에든 최선만 다하면 문제 될 것이 하나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풀을 모으는 데 최선을 다했다. 그것을 사자에게 먹이고 싶어서였다. 사자는 소가 모아다주는 풀을 먹는 것이 고역이었지만, 참고 먹었다. 사자는 사자대로 소에게 신선한 고기를 먹이고 싶어서 날마다 사냥을 했다. 소는 피가 뚝뚝 떨어지는 고기를 도저히 먹을 수 없었지만, 참고 먹었다.

하지만 이런 인내는 오래갈 수가 없었다. 결국 사자와 소는 성격차이로 헤어질 수밖에 없었다. 헤어지면서 그 둘은 서로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나는 최선을 다했다오.”

이 말은 결국 서로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면, 아무리 노력해도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할 수 없다는 얘기다.

남자는 왜 여인과 어느 정도의 거리감을 필요로 하는지, 여자는 왜 변덕이 심한 것처럼 보이는지 등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최선의 노력도 행복한 결혼 생활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상대방이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왜 저런 태도를 취하는지 이해한다면, 사랑하는 상대에게 더 효과적으로 어필할 수 있다.

사실 다르다는 것은 좋은 것이다. 무엇이 다른지 제대로 알고만 있다면 말이다. 남자는 화성, 여자는 금성, 이렇게 각기 다른 행성에서 왔기 때문에 서로 다름에 강한 매력을 느꼈을 것이다. 차이점이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상대방을 알고 싶다는 강한 열망을 일으키면서 사랑이 시작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랑이 진행되면서 ‘다름’은 상대방을 이해할 수 없게 하고 오해하고 다투게 해 결국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만다.

부부싸움의 발단이 되는 어떤 부부의 대화 내용만 봐도, 그 차이는 극명하게 나타난다. 문제는 남편에게도, 아내에게도 있는 것이 아니었다. 결국은 남자와 여자의 차이였던 것이다. 사건의 배경은 이렇다. 남편이 모처럼 귤 한 보따리를 사왔다. 남편은 나름대로 신경을 많이 쓰면서 귤을 골랐고, 아내가 맛있다고 좋아하는 모습을 상상하면서 돈을 지불했다. 그런데 아내가 보기에 귤이 그다지 싱싱하지 않았다. 아주 나쁜 정도는 아니었지만, 최상품은 아니었던 것이다. 아내는 속으로 ‘귤이 괜찮기는 한데, 더 좋은 게 있었을 텐데…’라고 생각하며 입 밖으로 한마디 내뱉었다. “귤이 별로네”

여기서 ‘별로’라는 의미는 나쁘지는 않다는 뜻이었다. 더 좋을 수 있었는데 아쉽다는 정도의 의미였다. 하지만 이 말을 들은 남편은 심정이 상했다. 남편은 속으로 ‘기껏 생각해서 사왔더니 나쁘다고 타박이네’라고 생각하며 퉁명스럽게 한 마디 했다. “알았어. 다음에 또 뭐 사오나 봐라.”

대부분의 부부싸움이 이런 오해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여자들은 원인을 머릿속으로 해결한 후 결론만 말한다. 남자들은 그 결론만 듣고 모든 것을 판단해 버린다.

문제는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해야 각자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게 된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그렇게 해야 우리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어떻게 하면 가장 바람직한 사랑과 보살핌을 줄 수 있는지 터득하게 된다는 것이다. 남녀가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서로를 존중할 때 비로소 사랑은 꽃피울 기회를 얻게 된다.

예를 들어 남자가 어떤 여자에게 한눈에 반해 사랑에 빠졌다고 가정해 보자. 그 두 사람은 열정적인 사랑 때문에 서로에 대해 좋은 점만 보고 차이가 아닌 공통점만 보게 된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사랑의 열정이 식으면서 서로에 대한 차이점을 발견하게 되고, 그것으로 더욱 실망하고 서로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고 최악의 경우에는 헤어짐을 생각하게 된다.

여기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서로가 다 똑같을 수 없다는 사실이다. 태어날 때부터 다른 환경에서 자란 사람들이 성격이나 행동이 모두 같다면 그것이 오히려 더 이상한 것이다. 서로에 대한 단점과 차이를 이해하는 것은 어떤 사람을 위한 것이 결코 아니다. 우리 가족 모두의 행복을 위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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