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혁 칼럼] 스승님들께 드리는 감사의 글

류재광 기자  jgryoo@chtoday.co.kr   |  
▲김명혁 목사(강변교회 원로, 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
▲김명혁 목사(강변교회 원로, 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

성경 말씀은 예수님을 깊이 생각하고 바라보라고 권면하면서(히 3:1, 12:2) 동시에 믿음의 선배들을 바라보며 배우라고 권면합니다(히 11장). 저는 저를 죄와 사망에서 구원하시기 위해 십자가에 달려 죽으신 저의 주님을 깊이 생각하고 바라보면서, 동시에 저를 가르쳐주시고 빚어주신 저의 스승님들을 바라보면서, 감사와 사랑과 존경의 마음을 드리고 또 드립니다. 부족한 죄인을 죄와 사망과 저주에서 구원하신 분은 긍휼과 용서와 사랑과 자비가 풍성하신 하나님이시지만, 부족한 저를 믿음과 회개와 기도와 사랑과 헌신의 길로 가도록 가르쳐주시고 만들어주신 분들은 저의 신앙의 스승님들이기 때문입니다.

첫째로, 소년 시절 부족한 저에게 믿음과 기도와 헌신의 씨앗을 심어주시고 지도해주신 평양 서문밖교회의 주일학교 선생님들에게 감사와 사랑과 존경의 마음을 드립니다. 저의 아버지 김관주 목사님이 평양 감옥에 투옥되어 감옥 생활을 하실 때 저에게 사랑과 도움과 격려의 손길을 펴시면서 주일성수와 새벽기도와 순교신앙을 저의 몸과 가슴에 심어주신 이인복, 최병목, 명선성 선생님들에게 무한한 감사와 사랑과 존경을 드립니다. 저는 그 때부터 선생님들의 말씀을 잘 들었는데 선생님들이 하라고 하는 것은 무엇이나 다 했습니다. 교회에 나와서 유리창을 닦으며 청소를 하라고 하면 청소를 했고, 새벽기도를 하라고 하면 새벽기도를 했고, 주일날 공부를 하지 말고 물건이나 음식을 사지 말라고 하면 공부도 하지 않고 물건이나 음식도 사지 않았습니다. 주일학교 오후 예배 시간에 학생들 보고 일어나서 기도하라고 하면 제가 먼저 일어나서 기도하곤 했습니다. 제가 장티푸스 병을 앓을 때 어머니가 의사였지만 주일학교 선생님들을 데려다가 기도해달라고 부탁을 해서, 선생님들이 와서 저를 위해 기도해주셔서 병이 나은 일도 있었습니다. 저에게 귀하고 순수한 신앙을 몸과 가슴에 심어주신 선생님들에게 무한한 감사와 사랑과 존경을 드립니다. 오늘의 제가 제가 된 것은 물론 하나님의 망극하신 은혜 때문이지만, 동시에 선생님들의 사랑의 가르침과 도움과 격려의 손길 때문입니다. 제가 11살 때 혼자서 38선을 넘어서 월남한 후 6.25 전쟁으로 피난 가서 대구에서 살던 중학생 시절 최병목 선생님과 이인복 선생님을 우연하게 만나게 된 것은 너무 반가운 일이었습니다. 그 때 최병목 선생님(후에 목사님이 되셨음)이 너무 가난해서 성경책을 살 돈이 없어서 제가 사 드린 일이 있었습니다. 이인복 선생님(목사님)이 대구 외곽에서 개척교회를 시작해서, 제가 다니던 대구 제일교회를 떠나 이인복 목사님이 개척하신 동광교회에 가서 신앙생활을 하면서 교사의 일과 봉사와 전도를 한 일도 있었습니다. 모두가 하나님의 망극하신 은혜이고 선생님들의 귀한 가르침과 도움과 격려였습니다. 후에 서울로 올라와서 명선성 선생님(목사님)도 반갑게 만났는데 선생님을 모시고 통일전망대에 가서 북녘 하늘을 바라보면서 그리움과 서글픔을 함께 나눈 일도 있었습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이인복, 최병목, 명선성 선생님들에게 무한한 감사와 사랑과 존경을 드립니다.

둘째로, 중학생 시절 부족한 저에게 믿음과 기도와 회개와 성결과 헌신의 씨앗을 심어주시고 가르쳐주신 저의 스승 이성봉 목사님에게 감사와 사랑과 존경의 마음을 드립니다. 제가 대구에서 3년 동안 피난 생활을 하면서 신앙생활에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저를 가르쳐주시고 위해서 기도해 주신 분이 바로 한국의 무디라고 불리시던 이성봉 목사님이셨습니다. 그 때 이성봉 목사님이 몇 달에 한 번씩 이 교회 저 교회에서 부흥회를 인도하셨는데 저는 빠지지 않고 거의 매번 부흥회에 참석하며 감동과 은혜를 받곤 했습니다. 그 때는 부흥회가 월요일 저녁부터 토요일 새벽까지 계속되었습니다. 이성봉 목사님이 새벽마다 회개의 메시지를 전하셨고 오전과 저녁 집회 때는 은혜 사모와 기도와 성결과 헌신의 메시지를 전하셨습니다. 천로역정 강의는 무척 재미있었고 은혜로웠습니다. 금요일 밤에는 철야기도를 했고 토요일 새벽에는 안수기도를 받았습니다. 기도제목이 무엇이냐고 물으시면 “좋은 목사님이 되는 것”이라고 대답하곤 했습니다. 후에는 묻지도 않으시고 “너 기도제목이 좋은 목사님이 되는 거지”라고 말씀하시면서 안수기도를 해 주셨습니다. 매우 감사한 일이었고 축복된 일이었습니다. 저는 대구에 있는 3년 동안 새벽기도를 빠진 일이 거의 없었고 그것은 평생 이어졌습니다. 저는 이성봉 목사님으로부터 죄를 고백하는 회개의 삶이 매우 귀중한 것을 배우게 되었고, 그래서 평생 회개를 힘쓰면서 살게 되었습니다. 저의 감성과 지성과 의지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수 년 전 독일 슐란트하임게뮨트에서 연합수양회를 인도한 일이 있었는데, 셋째 날 저녁예배를 마친 후 안수기도를 1시간20여분 동안이나 하면서 그런 은혜를 지니게 된 것은 이성봉 목사님의 기도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글을 쓴 일이 있었습니다.

『금요일 저녁 세번째 집회를 인도하며 세번째 설교를 마쳤다. 내가 축도로 예배를 마치자 김익진 목사님이 간단한 광고를 했다. “혹 강사 목사님의 안수기도를 받기를 원하는 사람들은 몇 명이라도 좋으니 남아 주시오” 몇 명이 앞으로 나와서 무릎을 꿇었다. 나는 마이크를 붙잡고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해서 기도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기도를 해주고 또 해주어도 끝이 나지 않았다. 20명, 30명, 40명, 50명이 계속해서 앞으로 나와 무릎을 꿇고 기도받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흐느끼며 우는 사람들도 있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나는 별 생각 없이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해서 기도했는데 자기들 형편에 꼭 맞는 기도를 해주었다고 고백했고, 자기들이 기도 부탁을 하려고 했던 기도를 해주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후에 들은 이야기이지만 기도를 받은 젊은이들이 자기들의 삶에 대한 예언과 같은 기도들을 해 주어서 깊은 감동과 은혜를 받으면서 그 기도들을 가슴에 깊이 간직했다고 말했다. 안수기도는 30분 동안 계속되었고 1시간 동안 계속되었고 결국 1시간20여분까지 계속되었다고 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90여명의 신자들이 모두 나와서 무릎을 꿇고 기도를 받았다고 했다. 모두들 마음에 뜨거운 감동을 받으며 기뻐하며 감사했다고 했다. 사실 나는 30여분 정도 기도해준 느낌이었는데 1시간20여분 동안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했다고 하니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어린 아기들도 기도를 받으며 좋아했다. 모두가 망극하신 하나님의 긍휼과 자비와 은혜 때문이었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그렇게 오래 안수기도를 해준 것은 나의 일평생에 있어서 처음 있는 일이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 같다. 나는 안수기도를 해주면서 나에게 그렇게도 여러 번 안수기도를 해주시던 이성봉 목사님을 생각하며 이 목사님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새롭게 지니게 되었다.』

이성봉 목사님 같은 부흥사는 한국에 없다고 없다고 생각합니다. 회개와 은혜 사모와 성결과 헌신과 구령으로 충만한 삶을, 기도와 설교로만 전하시지 않고 성결과 청빈의 삶으로 순수하고 진하게 나타내 보여주신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저는 한동안 이성봉 목사님을 저의 삶의 모델로 삼으려고 애를 쓰기도 했습니다. 부족하고 또 부족한 죄인에게 이성봉 목사님과 같은 귀하고 귀하신 분을 스승으로 만나게 해 주신 하나님께 무한한 감사를 드리며 이 목사님께 무한한 감사와 사랑과 존경을 드립니다.

셋째로, 고등학생과 대학생 시절 부족한 저에게 회개와 기도와 은혜 사모와 전도와 헌신의 씨앗을 심어주시고 회개와 기도와 은혜 사모와 전도와 헌신의 삶을 보여주시고 가르쳐주신 김치선 목사님을 저의 평생의 스승으로 만나게 하신 하나님께 무한한 감사를 드리며 김 목사님에게 무한한 감사와 사랑과 존경을 드립니다. 저는 또한 저의 평생 약함과 회개와 눈물과 온유와 겸손과 착함과 섬김과 화해와 평화를 삶으로 보여주시고 가르쳐주시고 저를 특별하게 사랑해주신 한경직 목사님을 저의 평생의 스승으로 만나게 하신 하나님께 무한한 감사를 드리며, 한 목사님에게 무한한 감사와 사랑과 존경을 드립니다. 저는 또한 저의 평생 하나님 중심적이고 기도 중심적이고 말씀 중심적인 삶을 가식과 꾸밈이 없는 단순하고 소박하고 따뜻한 삶과 미소로 보여주시고 그리고 저를 특별하게 사랑해주신 박윤선 목사님을 저의 평생의 스승으로 만나게 하신 하나님께 무한한 감사를 드리며, 박 목사님에게 무한한 감사와 사랑과 존경을 드립니다. 저는 또한 저의 평생 온유와 겸손과 포용과 따뜻함을 몸에 지니시고 저를 특별하게 사랑해주시고 격려와 칭찬을 아끼지 않으시면서 주님 닮은 삶이 무엇인지를 가르쳐주시고 보여주신 정진경 목사님을 저의 평생의 스승으로 만나게 하신 하나님께 무한한 감사를 드리며, 정 목사님에게 무한한 감사와 사랑과 존경을 드립니다. 저는 또한 김준곤 목사님, 강원용 목사님, 이중표 목사님, 옥한흠 목사님 등을 저의 스승으로 허락하신 하나님께 무한한 감사를 드리며 스승님들에게 무한한 감사와 사랑과 존경을 드립니다.

넷째로, 저의 한평생 저로 하여금 오늘의 제가 되도록 낳아주시고 키워주시고 기도해 주시고 눈물과 피를 쏟아 부어주신 아버지 김관주 목사님과 어머니 유춘택 사모님을 저의 평생의 삶과 죽음의 스승들로 주신 하나님께 무한한 감사를 드리며,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무한한 감사와 사랑과 존경을 드립니다. 아버지는 제가 신의주와 평양에 있을 때 주로 감옥에 갇혀 계시면서 주님을 믿고 따르는 충성된 삶과 죽음이 무엇인지를, 주님을 믿고 사랑하고 섬기는 삶과 죽음이 무엇인지를, 말이나 설교가 아닌 삶과 죽음으로 보여주신 참된 스승이셨습니다. 아버지는 저에게 잔소리나 타이르시는 말씀을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때때로 저를 칭찬해주시고 격려하시곤 했을 뿐입니다. 그러나 아버지는 주님을 믿고 따르고 섬기는 진실하고 충성된 삶과 죽음이 무엇인지를 몸으로 웅변적으로 보여주셨습니다. 순교신앙을 저에게 심어주셨습니다. 고난과 고통을 당하는 사람들에게 주저함이나 두려움 없이 달려갈 수 있는 소원과 용기와 담력도 심어주셨습니다. 아버지! 감사합니다. 아버지! 저는 때때로 아니 매일 이렇게 기도합니다. “하나님 아버지, 아버지와 어머니와 철원이에게 영원한 하늘의 축복을 허락해 주시옵소서. 하나님 아버지, 저를 불쌍히 여겨주시옵소서. 주님께서 흘리신 피를 보시고 그리고 아버지가 흘리신 순교의 피를 보시고 저를 불쌍히 여겨주시옵소서!” “아버지! 조만간 천국에서 보고 싶은 아버지를 반갑게 만나겠습니다.”

저를 이 세상의 누구보다도 순수하고 뜨겁게 사랑하신 어머니! 오늘날 제가 존재하게 된 것은 어머니의 순수한 사랑과 뜨거운 눈물과 기도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머니는 사랑이 무엇인지를 희생이 무엇인지를 삶으로 눈물로 희생으로 보여주신 사랑과 희생의 삶의 스승이십니다. 어머니는 누구보다도 저를 가장 많이 사랑했지만 저에게 잔소리를 하신 일은 거의 없었습니다. 공부를 잘 하라고 또는 신앙생활을 잘 하라고 타이르시는 일도 거의 없었습니다. 모든 것을 저에게 맡겨주셨습니다. 저는 저를 믿고 모든 것을 저에게 맡겨주신 어머니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며 깊은 사랑과 존경을 드립니다. 잔소리보다는 순수한 사랑과 격려가 그 무엇보다 귀하다는 것을 저는 배우고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주일을 성수하고 예배를 바로 드리면서 살기 위해 11살 때 사랑하는 어머니와 아버지를 북에 남겨 두고 38선을 넘어 남쪽으로 가겠다고 말씀드렸을 때, 저를 매우 사랑하시면서 저 없이는 못 살겠다고 늘 말씀하시던 어머니께서 울면서 그러면 가라고 말씀했습니다. 어머니! 고맙고 감사하고 죄송합니다. 불효 자식을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어머니! 조만간 천국에서 보고 싶은 어머니를 반갑게 만나겠습니다. “손이라도 한번 꽉 쥐어보고 싶고나”라고 말씀하셨는데 손 뿐 아니라 온몸을 안겨 드리고 싶습니다. 어머니! 사랑합니다. 존경합니다.

저는 스승의 날을 맞아 “내가 주와 또는 선생이 되어”(요 13:14)라고 말씀하신, 즉 우리들의 참된 스승이 되시는, 그리고 십자가에 달려 죽으신 예수님을 바라보고 주님의 긍휼과 용서와 사랑과 자비를 깊이 생각하는 동시에, 부족한 죄인에게 주님을 믿고 사랑하고 섬기면서 사는 회개와 기도와 은혜 사모와 전도와 헌신과 눈물과 온유와 겸손과 포용과 착함과 섬김과 화해와 평화를 지니고 사는 삶과 죽는 죽음이 어떤 삶과 죽음인지를 몸으로 보여주시고 가르쳐 주신, 귀하고 귀하신 스승님들의 삶과 사역과 죽음을 되돌아보면서 깊은 감사와 사랑과 존경을 드리는 글을 써 보았습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스승님들! 스승님들의 은혜와 사랑에 깊은 감사와 사랑과 존경을 드리고 또 드립니다. 스승님들이 가르쳐주시고 보여주시고 물려주신 귀한 삶을 살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스승님들이 가르쳐주시고 보여주시고 물려주신 귀한 죽음을 죽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2013년 5월 15일 스승의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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