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학 칼럼] WCC 한국개최에 대한 한국교회의 대응(5)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박승학 목사.
▲박승학 목사.

1. 루터의 종교개혁과 WCC 운동

사도행전 이후 박해를 견뎌온 교회는 313년 밀라노 칙령에 의해 로마의 국교로 공인되었다. 이때부터 교회는 그 본래 복음의 생명력을 상실해가기 시작했다. 성직자들이 권력과 명예와 돈과 재물을 함께 누릴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16세기 루터의 종교개혁까지 교회의 두 가지 범죄를 지적한다면, 첫째가 도덕적 부패였다. 마녀사냥과 십자군 전쟁 등을 통하여 교묘한 방법으로 살인과 약탈이 합법화됐고, 성직매매와 속죄표 판매가 공공연히 자행되고 있었다.

둘째, 복음의 핵심에서 벗어난 예배 제도였다. 루터는 당시 성모숭배, 성인숭배, 면죄부 판매와 가톨릭의 미사행위까지 미신적 불법행위로 단정했다. 이에 대해 루터는 95개 조항의 반박문을 제시하여 시정을 요구했다.

당시 왕권이 허약한 독일에서는 면죄부 판매를 대대적으로 행하고 있었고, 이에 분노한 독일의 지역 영주들과 농민들은 오직 누구든지 믿음으로만 구원받는다는 루터의 주장을 지지했다. 이에 루터는 교황의 파문이나 소환을 거부하고 독일 국민들과 함께 저항할 수 있었다.

루터는 누구든지 믿음을 통하여만 구원을 얻는다는 95개 반박문과 함께, 신약성경을 독일어로 번역하여 국민들에게 보급하면서 복음의 핵심이 급속도로 독일 전역에 퍼져나가면서 종교개혁이 성공하게 됐다.

2. 루터의 종교개혁의 핵심은 오직 은총, 오직 믿음, 오직 성경이었다.
 
①오직 은총- 사람은 윤리와 도덕, 또는 선행이나 어떤 방법으로도 의로워지거나 구원받을 수 없으며, 오직 하나님의 절대은총으로만 가능하다. 이 절대은총에 가감할 어떤 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②오직 믿음- 하나님의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께서 온 인류의 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죄를 짊어지시고 단번에 죽으신 대속을 믿음으로 수용하면, 누구든지 죄 사함 받고 구원받는 믿음 역시 타협할 수 없는 유일한 복음임을 강조한다. 이 복음은 인지(認知)하고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인격으로 맛보고 경험하는 것이다.

③오직 성경- 66권으로 채택된 성경을 일컫는다. 이 66권을 정경으로 채택하기 전의 수많은 유전이나 외경들이 나름대로 특색이나 신빙성이 있을지라도, 66권에 추가하거나 삭제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추후 어느 시대라도 이것을 희석하거나 가감하는 행위는 루터의 개혁정신을 짓밟는 행위가 되는 것이다.

WCC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4세기에 이르러 채택된 66권의 성경의 절대무오성을 주장하는 것은, 수많은 오류의 역사를 배제하고 66권을 최종적 정경의 범위로 정하여 자신들만 정통이라고 주장하려는 의도”라고 공격한다. 저들은 “정경으로 채택된 66권이 최종적이지 않으며 이는 구원의 영속성을 부정하는 행위”라며 “66권만의 무오성을 주장하는 행위는 시대착오적 발상”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는 근본주의적 교리를 통해 자신들의 신앙을 절대화하여 다른교회의 신앙과 행위를 매도하려는 의도가 잠재되어 있는 것”이라며 “다른 종교와의 열린 대화와 다양성 속의 노력에 인본주의, 자유주의, 반복음적이란 빨간 딱지를 붙이는 격”이라고 주장한다.

WCC의 ‘66권 성경 무오성 부정’과 같은 행위는 루터의 종교개혁 정신을 뒤집어 과거 혼란의 시기로 희귀하려는 행위이며, 돼지가 저 누웠던 곳에 다시 돌아가는 꼴이라 보아야 한다.

3. WCC는 기독교의 유엔총회가 아니다.

WCC가 최초 발족된 1948년의 목표와 기본정신은 세계 여러 나라에 분포돼 있는 그리스도의 이름을 부르는 다양한 교파들의 연합과 일치를 도모하겠다는 미명이었다. 이같은 주장을 표방했던 주체세력(그림자 세력)들의 저의가 간과된 상태에서는 바람직한 것으로 여길 수 있다. 그러나 WCC는 9차 총회까지 63년이 지나는 동안 본래의 기본 목표에서 벗어나 변질되기 시작했다.

이들은 세계 기독교의 연합운동이라 주장하고 있으나, 실상은 지구촌의 다양한 이방종교와 사상까지 함께 공존하는 세계 종교 일치운동으로 진화했다. 외형으로는 기독교 복음을 주장하고 있지만, 내면에는 그리스도의 유일성을 다양한 종교의 보편성으로 희석하여 타종교들 가운데 동등한 종교혼합주의로 변질되고 있다.

WCC는 연합, 대화, 선교, 하나님 나라, 인간화, 인권 등 그럴듯한 미사여구를 사용하면서 전세계 다양한 기독교회와 교단들의 연합체라 포장하고 있다. 이같은 주제들은 교회가 추구하는 건전한 사업처럼 보이지만, 구체적으로 면밀히 들여다보면 얼마나 교묘한 함정과 오류가 숨겨져 있는지를 발견하게 된다.

폭넓은 에큐메니칼을 주장하면서 이방종교들까지 하나로 묶으려는 에큐메니즘은, 종교혼합주의를 추구하는 배교 행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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