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지역에서의 ‘성지순례’, 어떻게 봐야 하나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충분히 위험 경고하고, 위기관리 준비한 후, 본인의 책임하에”

▲거리로 나온 이집트 시위대들의 모습. ⓒ방송화면 캡쳐
▲거리로 나온 이집트 시위대들의 모습. ⓒ방송화면 캡쳐

이집트에서 8일(현지시각) 군부의 발포로 어린이와 여성 등 반군부 시위대 51명이 숨지고 500여명이 부상당하는 등 유혈사태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현재 한국인 성지순례객들이 현지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BS에 따르면 이들은 9일 현재 이집트 동북부 시나이 반도를 성지순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나이 반도는 모세가 십계명을 받은 시내산이 있는 곳으로, 기독교인 뿐 아니라 유대교인과 무슬림들도 많이 찾는다.

그러나 무르시 정권 축출 이후, 이곳에서는 이슬람 무장 세력의 공격이 계속되고 있으며, 지난해 2월에도 한국인 관광객 3명이 무장 부족에 피랍됐던 위험한 지역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주 이집트 대사관 관계자는 “발 달린 사람이 가는 걸 일일이 강제로 막을 방법은 없다. 이집트는 현재 여행 금지 구역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한국위기관리재단의 김진대 사무총장은 “현재 카이로 지역은 위험하고, 시나이 반도 쪽은 이슬람 무장세력의 공격이 있다. 해당 성지순례객들이 어느 교회에서 어떻게 간 것인지는 아직 파악되지 않은 상태”라고 했다.

김 사무총장은 “이집트에서 친정부 세력과 시위대 간 무력 충돌이 일어난 이후, 미국 대사관을 비롯해 한국의 일부 기업 주재원들도 철수한 상태”라면서 “단기선교팀이 해외로 많이 나가는 교회는 위기관리교육을 받거나, 외교부 혹은 교단 선교부 홈페이지에 현지 상황을 문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위험 상황을 충분히 알려주고 사전에 경고를 해주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다. 그러나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자신의 신념과 양심에 따라 움직이는 것을 일일이 제재할 수는 없다고 본다. 결국 충분히 위험을 경고하고, 위기관리에 대한 준비를 한 후, 본인의 책임하에 가는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또한 “국민 수준이 더욱 높아질 필요가 있고, 이러한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국가를 비난하는 것은 민주주의 시민의 자세가 아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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