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학 칼럼] 국정원 댓글사건과 한국 정치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박승학 목사.
▲박승학 목사.

2008년 이명박 대통령은 집권 초기에 미국을 방문하여 4월 19일 부시 대통령과 한미 FTA 미국산 쇠고기 협상을 타결하고 돌아왔다. 이때 호시탐탐 정권 흔들기와 국내 혼란을 야기하려는 불순한 세력들이 있었다. 이들은 김대중, 노무현 10년 좌파정부 동안 정치계, 노동계, 교육계, 언론계, 시민단체 등 뿌리를 내리고 똬리를 틀고 자리잡고 있던, 친북 좌파 사상을 가진 자들이었다.

1998년 김대중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 4월 1일 국가정보원의 반공 베테랑 요원들 581명이 예산 절감을 구실삼아 자택 대기발령을 내리고, 시간이 지난 후 결국 모두 면직(숙청)해 버렸다. 그리고 그 자리는 진보 좌파 인사들로 채워졌다.

이 때 우리나라 정보기관의 베테랑 대공 요원들을 숙청하는 것만 아니라, 평양 김정일 정권 내에 한국정부에 우호적인 우리측 정보원들이 일망타진, 김정일 일당에 의하여 일거에 숙청되었다는 점이다. 어떻게 그렇게 우리 정보 요원들을 일거에 숙청할 수 있었는지 생각해 봐야 할 사건이다. 그 후 우리 정부는 북한 내의 정보요원을 모조리 잃고 말았다.

필자의 지인 중에 김대중, 노무현 정권 10년 동안 모 국립대학 교수로 대학 동아리들을 지도하다 지금은 대학원장으로 정년퇴직하신 교수님이 있다. 그 분에 의하면 당시 공부는 하지 않고 시위 등 학생운동만 하던 학생들이 졸업한 후 살펴 보니 신기하게도 모두 노동계 시민단체 언론계 기자 등 요직으로 취업하어 활동하고 있더라는 증언을 들은 적이 있었다.

미국 방문 쇠고기 협상을 마치고 돌아온 후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 논란이 퍼지자 MBC 등 방송에서는 광우병 괴담을 양산하기 시작했고, 이것이 인터넷이나 휴대폰 등을 통하여 급속도로 퍼져나가면서 이명박 정부는 광우병 쇠고기를 수입하여 국민 건강을 팔아먹는 매국노 외교를 했다고 촛불집회가 시작되었다.

5월 2일 첫 집회를 시작으로 매일 수십만명이 거리로 몰려 나왔다. 일부 교사들은 중고생들에게 촛불집회에 참석하면 가산점을 부여했고, 대학생을 비롯하여 가족단위로 유모차 부대까지 나왔고 일부 연예인들까지 가세하는 지경까지 되었다.

민주항쟁 21주년이었던 6월 10일에는 경찰추산 8만 명, 주최측 주장 80만 명. 전국 100만 명이  “이명박 OUT!” 촛불집회에 참석했다고 한다. 이날 세종로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는 청와대 진출 차단용 컨테이너 박스 60개를 용접하여 연결하고 표면에 구리스 등 기름을 바르는 명박산성이라는 희대의 차단막을 설치하기도 했었다.

이 때 이 촛불집회가 얼마나 조직적이었는지, 매일 밤 그렇게 많은 양초와 노란색 모자 등을 어떻게 누구의 예산으로 준비했는지 그 출처도 조사했어야 했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하면서 “뼈를 깎는 반성을 하고 있고 잘못을 시인하며, 앞으로 잘하겠다”는 대국민 사과를 했다.

그 다음날 필자가 이명박 홈페이지에 ‘이명박 대통령에게 고함!’이란 칼럼을 기고한 적이 있었다. 이 때 만일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미국산 쇠고기가 광우병의 원인이라는 이 촛불집회는 정권을 흔들려는 음모를 숨긴 반정부 시위라 생각한다. 본인은 쿠데타로 대통령이 된 것이 아니다. 공정한 선거에 의하여 야당 후보보다 두 배의 지지율로 대통령이 되었다. 국민이 뽑아준 5년 임기의 국민의 대통령이다. 헌법에 정한 임기의 하루도 더 하지 않겠다. 그러나 나를 물러가라는 시도는 버르장머리를 고치겠다. 그리고 본인이 내일 아침부터 매일 미국산 쇠고기를 식탁에 올려 먹을 것이니 지켜 보기 바란다”고 대처했더라면, 아마 국민 지지율이 90%까지 올라갔을 것이란 글을 올린 적이 있었다.

2008년 이명박 정부는 좌파들의 이러한 정권 흔들기 시위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했었다. 이 때부터 이명박 정부는 국정 장악력을 잃고 비틀거리기 시작했다.

그러면 2013년 지금의 한국 정세는 어떤가.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은 그 어느 정권 때보다 성공적이었으며, 한중 우호를 돈독히 했고 중국 의회와 대학에서 중국어로 연설하는 등 중국인들의 마음을 얻었고, 북한 핵 위협에 잘 대처하면서 한중 정상간 핫라인이 설치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지금 국내 정치권은 어떤가. 2012년 선거에서 국정원 직원들이 조직적으로 인터넷 댓글을 달아 선거에 영향을 끼쳤으며 당시 경찰은 사건을 조사 발표하면서 증거를 은폐하는 등,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고 선거에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이것을 문제 삼아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와 한 걸음 나아가 정권 퇴진을 운운하고 있다.

홍의표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과 고 박정희 대통령을 향하여 ‘귀태(鬼胎)’ 운운 막말을 하고, 이해찬 의원은 대통령을 향하여 “당신”이라고 하면서 “국정원의 고리를 끊지 못하면 당선무효 세력이 점점 늘어갈 것”이라고 한다.

여기서 노무현 후보가 대통령이 된 2002년 16대 대선을 회상해 보기로 하자.

 

노무현 후보보다 이회창 후보의 지지율이 근소한 차이로 높았었다. 그러나 병무 관련 의정 부사관 출신인 김대업 씨의 “이회창 후보의 두 아들들의 병역 면제를 위한 대책회의를 한 녹음테이프가 있다”는 병풍사건 폭로 기자회견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가신인 설훈 의원(현재 부천시 국회의원)이 ‘이회창 후보 20만 달러 수수설’과 ‘한인옥 여사의 기양건설 10억 원 수수설’을 폭로하면서 “사실이 아니라면 정계를 은퇴하겠다”는 폭로성 기자회견을 했다. 이 두 거짓말 조작 폭로 기자회견으로 이회창 후보는 지지율이 12% 이상 썰물처럼 빠져 나갔고 투표 결과 57만 표 차이로 노무현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말았다.

당시 투표자 24,784,963명 중 노무현 후보가 12,014,277표 (48.9%), 이회창 후보가 11,443,297표(46.6%)로 표 차이는 2.3%인 57만여 표였다. 당락을 결정한 57만 표가 2,3%라면 이회창 후보의 지지율 추락 12%는 290만 표로 57만 표의 다섯 배이다. 그렇다면 만일 이와 같은 거짓말 조작 기자회견이 없었다면 노무현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이것이 당시 당락을 뒤집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을 누구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리나 그 두 사건은 선거가 끝난 후 수사와 재판을 통하여 모두 거짓말 조작 폭로였다는 것이 밝혀졌고, 두 사람 모두 징역형을 받았다. 이것은 선거에 이기기 위한 거짓 조작 폭로 술책이었다. 이 음모로 김대중과 노무현 대통령으로 좌파 정권을 이어갈 수 있었다.

그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거짓말 기자회견으로 당선된 ‘거짓말 대통령’이라고 칼럼을 쓴 적이 있었다. 그러나 일단 당선된 후 노무현 대통령은 말이 없었다. 이 사실이 거짓말로 밝혀졌으면 사과하고 사퇴 선언이라도 했어야 했다. 적어도 국민들에게 용서라도 구했어야 했다. 그리고 한나라당은 당력을 다하여 사퇴 요구나 정권 무효 소송을 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당시 이회창 후보는 “이 문제에 대하여 더 이상 일절 언급하지 말라”고 지시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기왕에 출범한 정부를 어렵게 하고 흔들지 말라는 의미였다.

이와 같은 과거를 뒤돌아 본다면 지금 민주당은 더 이상 정권 흔들기에 집착해서는 안 된다. 사실 규명이나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해야 하며, 국민을 혼란케 하고 국론을 분열시키려는 김정은 북한 정권의 선동에 부화뇌동하는 꼴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 생각한다.

/박승학 목사(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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