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C, 잃은 영혼에 복음 전파하는 ‘사랑의 마음’ 되찾길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기고] ‘WCC, 바로알자’에 대한 이동주 교수의 응답

▲이동주 소장. ⓒ크리스천투데이 DB
▲이동주 소장. ⓒ크리스천투데이 DB

최근 저서 「WCC 선교신학 연구」를 통해 WCC의 종교다원주의 및 혼합주의, 반(反)개종주의에 대해 지적한 이동주 교수가, 평신도들도 알기 쉽도록 내용을 요약해 보내온 원고를 게재한다.

서언

필자는 모든 사람이 복음을 듣고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며 죄 사함과 구원을 받기 원한다. 한국교회의 터전에서 성도들이 알곡과 같이 평화롭게 잘 자라도록 하려면 잡초 없는 터전이 되어야 한다. 필자는 하나님을 대적하는 비복음적이고 반성경적인 잡초의 뿌리가 한국교회 속에 깊이 뿌리내리기 전에, 이를 가려내고 뽑아내기를 희망한다.

WCC의 반(反)개종주의

1. WCC의 선교신학은 1960년대를 기점으로 두드러지게 변질되었고, WCC의 개종선교 거부는 잃은 영혼들이 더 이상 구원을 받을 길이 없어지는 심각한 문제가 되었다.

2. WCC는 전통적 선교구조를 ‘입력구조(come-structure)’, 즉 개종(proselytism)의 형태라고 한다. WCC는 이 입력구조에 대해, 교회가 사람들이 찾아오기를 기대하는 선교 구조로써 복음선교에 방해되는 장애물로 작용했고 ‘Missio Dei’를 방해하는 ‘이교적 구조’라고도 한다. WCC는 또 “개종화만 추진하는 교회는 자신을 구원의 중개소로 취급하며 사람들이 세상으로부터 교회 구조 안으로 이민해 오기를 기대한다”고 비판하며 개종선교를 부정하고 있다(「 WCC, 세계를 위한 교회」, 박근원 역, 대한기독교출판사, 1991, 36-38).

3. 반면 WCC가 옳다고 주장하는 선교구조는 ‘출력구조(go-structure)’이다. “교회는 모든 확장의 관념을 버리라”는 것이다. WCC는 하나님의 구심점이 교회가 아니라 세상이라 주장하고, 교회는 “탈중심적으로 살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한다. 과거의 선교관은 “선교를 포교로 왜곡시키거나 우리 기독교인의 이미지로 만들고, 교회의 탈을 쓰도록 하는 시도”였으나, 출력교회적 선교는 회중(개교회의 교인들)이 세상 사람의 요구에 봉사하고, 함께 나누고 동참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Ibid., 44-46).

4. 1973년 WCC 방콕 선교대회 제3분과에서는 ‘Moratorium(지불정지)’이라는 ‘반(反)선교정책’을 선포하면서, 피선교 교회들의 우위성과 동질성을 확립하기 위해 “선교국은 더 이상 선교비 및 선교사 보내기를 중단하라”고 주장했다(Bayerhaus, P., Bangkok 73-Anfang order Ende der Welt Mission? Neuhausen-Stuttgart 1973, 102).

5. 1982년 WCC의 공식 선언문인 ‘선교와 전도: 에큐메니칼적 확언’은 또다른 ‘선교 모라토리움’을 선언하면서 “선교 자체에 대한 모라토리움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며 과거 1973년의 모라토리움을 수정했다. 그러나 WCC는 여전히 개종선교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제1장 선교와 전도: 에큐메니칼적 확언, 「통전적 선교를 위한 신학과 실천」, 60).

6. WCC 선교와전도위원회(CWME)는 1997년 개종전도 활동이 교회일치와 ‘공동의 증거’를 방해한다는 이유로 개종전도를 금지하는 선교 모라토리움을 선언하였다. 개신교 선교사들이 로마가톨릭과 정교회 지역에 가서 명목상 신자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선교활동과 교회를 세우는 일을 금지하는 것이다. WCC는 이 지역에 가서 복음을 전파하여 개종자를 얻는 행위를 ‘강제적이고 강압적인 개종’이며, 화해를 목표로 한 ‘하나님의 선교’에 대한 ‘역증거’이고, 교회의 연합을 깨뜨리는, 가장 비난받아야 할 행위라 규정하고 있다. 또 성상을 받드는 모습을 우상숭배라 비난하는 행위, 마리아와 성인을 우상이라 비웃거나 죽은 자에 대한 기도를 비난하는 행위 등을 중단해야 할 역증거 행위로 지적하고 있다(제2장 공동의 증언을 위한 소명 ‘신뢰 관계의 선교와 개종주의 중단’, 「통전적 선교를 위한 신학과 실천」, 92-94).

7. WCC가 1960년대 초부터 주장해 오던 ‘교회의 개방’은 2013년 부산총회를 준비한 WCC의 공식 선언문(2012년) ‘함께 생명을 향하여: 기독교의 지형변화 속에서 선교와 전도’로 계승된다. ‘하나님의 선교를 우주적 차원에서 인식하는 것과 온 생명, 온 세상이 하나님 생명의 그물망 안에서 서로 연결된 존재’라면서(WCC, 함께 생명을 향하여, 제3항), WCC는 ‘다른 피조 세계가 멸망하는데 인간만 구원받을 수 없다(Ibid., 제23항)’고 한다. 그리고 ‘교회의 일치’만이 아니라, 더 광범위한 일치의 이해로 즉, ‘인류의 일치’ 및 ‘하나님의 피조세계 전체의 우주적 일치’로 개방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이러한 역사관에 개종선교는 처할 자리가 없다.

8. 위와 같이 WCC의 ‘반개종주의’는 복음을 듣지 못한 수십억의 잃은 영혼들에게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고 죄 사함과 하나님의 크신 사랑을 체험하며, 우상을 버리고 하나님께 돌아와 구원을 얻는 개종을 요구하지 않는다. WCC 선교 신학에서 우상의 개념은 오래 전에 사라졌기 때문에, 개종의 필요성도 오래 전에 사라졌다.

WCC의 혼합주의와 종교다원주의

9. WCC에서는 1971년 혼합주의적 ‘종교간의 대화’가 실행되었다. 이미 1961년 제3차 WCC 뉴델리 총회부터 기독론과 성령론이 왜곡되기 시작했다. 이 총회에서 미국인 요셉 씨틀러(J. Sittler)는 제3분과에서 ‘일치를 위해 부르심 받다(Zur Einheit berufen)’는 주제로 발제하면서, 그의 신학적 근거를 “우주적 그리스도론(kosmische Christ), 확대 그리스도론(erweiterten Christologie)”에 두었다. 그는 하나님의 빛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어떤 피조물도 제외시키지 않고 비췬다는 이유로, ‘우주 구원(kosmische Erlösung)’을 주장한 것이다(Zur Einheit berufen, hers. v. W. A. Visser't Hooft, Neu-Dehli, 1961, Stuttgart, 1962, 513-523).

10. 동 총회 제1분과에서 인도 신학자 P. 데바난단은 ‘증인으로 부르심을 받다(Zu Zeugen berufen)’는 제목으로 발제하면서 타종교들을 ‘성령의 창조적인 사역에 대한 응답’이라 주장하였다(Zu zeugen berufen, in: Neu-Delhi 1961, hg. v. W. A. Visser't Hooft, Stuttgart, 1962, 495).

11. WCC는 10년 후인 1971년에 ‘타종교와의 대화-프로그램’을 설립하였다. 이 프로그램을 설립하기 전에 WCC는 1970년 3월 아잘톤 선교대회에서 세 명의 힌두교도와 네 명의 불교도, 세 명의 무슬림과 다섯 명의 WCC 임원들이 함께 종교 혼합예배를 진행했다. 이 대회에 참석했던 인도 무슬림 오스마니아 대학 교수 핫산 아스카리(Hassan Askari)는 이 때 경험한 ‘새로운 영성(eine neue Spiritualität)’을 “혼합종교의 영성(interreligiöse Spiritualität)”이라고 묘사했다(Margull, H. J., "Der Dialog von Ajaltoun/Beirut", in: Dialog mit anderen Religionen, hg, H. J. Margull u. S. J. Samatha, Frankfurt 1972. 81).

12. 이 대회의 경험을 바탕으로 WCC는 이듬해(1971년) WCC 내부에 ‘산 신앙인들과의 대화-프로그램’을 설치했다. 이 대화-프로그램의 초대 책임자였던 서뱅갈 세람포대학의 철학과 종교역사학 교수 S. 사마르타는 “타종교와의 대화만이 다원주의 사회에서 유일한 희망”이라고 주장하며, 이제 교회 연합(Ökumene der kirche)에 대한 관심이 아니라 인류 연합(Ökumene der Menschen)에 대한 목적을 갖고, 과거적 교회들 간의 대화를 넘어 타종교와의 대화를 통한 세계공동체 형성을 위해 모든 종교인들의 협력을 구하였다(Bockmühl, K., Was heißt heute Mission? Giessen, 1974, 131).

13. S. 사마르타는 10년 전 뉴델리 분과에서 주장된 ‘확대 그리스도론(die Christologie ausweitet)’과 ‘확대 성령론(umfassende Pneumatologie)’을 그대로 이어받아 기독론과 성령론을 우주적으로 확대하는 신학을 주창했다. 즉 타종교와의 대화 문제는 ‘기독론을 확대시킴’으로서, 그리고 이 세상 종교들과 세속적 이념들 속에 역사하시는 성령의 사역에 민감해짐으로서 ‘포괄적인 성령론’을 만들어서 풀어보자는 것이었다(Bockmühl, K., Was heißt heute Mission?, Giessen/Basel, 132f.).

14. WCC 제4차 총회(1968년)와 제5차 총회(1975년)에서 연속으로 WCC 중앙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한 인도 신학자 M. M. 토마스는, 1973년 방콕 선교대회에서 힌두는 대화를 통해 종교를 바꾸거나 새로운 종교 공동체로 이동할 것이 아니라, 그 자신의 문화 공동체에 그대로 속해 있으면서 ‘기독교적 힌두(Christlicher Hindu)’가 될 것이라 주장하고, 제5차 WCC 총회에서 ‘그리스도 중심적 혼합주의(Christozentrischen Syntretismus)’를 주장했다(Bockmühl, K., Was heißt heute Mission?, Giessen, 1974, 142).

15. 이후 WCC는 1991년 정교회 및 가톨릭 대표들과 공동으로 ‘종교다원주의 선언문’으로 알려진 바아르-선언문(Baar Statement)을 작성·발표했다. 그 내용 중에는 아래와 같은 종교다원주의적 고백이 들어 있다. “종교다원성에 대한 우리의 신학적 이해는, 태초부터 만물 가운데 임재하여 활동하시는 살아계신 창조주 하나님에 대한 우리들의 신앙에서 출발한다. … 인간들은 언제 어디서나 그들 가운데 임재하여 활동하시는 하나님께 응답해 왔으며, 그 만남을 그들의 고유한 방식으로 증언해 오고 있다. … 우리는 하나님의 구원의 능력과 활동영역을 제한할 수 없다. … 타종교인들의 삶과 전통 속에 성령이신 하나님께서 활동하심을 고백하는 것은 우리 그리스도인으로서 너무 당연하다. …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타종교인들의 증언을 통하여 지금까지 접하지 못했던 하나님의 신비를  다각도로 체험할 것이다(http://www.cyworld.com/dudrka8888/4734415).”

16. 같은 해인 1991년에는 호주 캔버라(Canbara)에서 제7차 WCC 총회가 열렸고, 바로 그곳에서 ‘타종교의 영과 혼합된 성령관’이 등장하였다. 총회 주제는 ‘성령이여 오소서, 만물을 새롭게 하소서’였다. 당시 이화여대 기독교학과였던 정현경 교수는 총회 주제를 강연하면서 애굽인 하갈의 영으로부터 우리아의 영, 입다 딸의 영, 잔 다르크의 영, 원폭 실험지대에서 녹아버린 어린이들의 영, 인간의 탐욕으로 약탈당하고 파괴되고 착취된 땅과 공기와 물의 혼 등 “십자가에서 착취당하고 죽임을 당한 우리의 형제”인 예수의 영과 더불어 한 맺혀 죽은 영혼들을 초청하고 사령과 혼돈한 ‘성령’을 초혼하였다(Bericht aus Canberra 91, Frankfurt, 1991, 47-56).

17. WCC는 2005년에 선언한 선교와 전도 문서: ‘화해의 사역인 선교’와, 2012년도 WCC의 공식 선언문 ‘함께 생명을 향하여: 기독교의 지형변화 속에서 선교와 전도’에서는 복음주의적 신앙고백과 종교다원주의적 고백을 이중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함께 생명을 향하여’ 제22항에서는 선교를 “인간이 다른 대상을 향해 행하는 어떤 것으로 이해하고 실천했다”고 비판하면서, “선교는 그런 것이 아니라, 인간들은 … 모든 피조물과 친교에 참여할 수 있다”고 하며, 우리가 잘못 선교한 것을 회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결어

18. 결론적으로 WCC 선교신학에서 믿음으로 말미암는 개인 구원과 회심, 개종은 중요하지 않다. 대신 온 세상의 샬롬, 온 우주적인 화해, 상생(living together), 현재적 구원 내지 평화 등이 최우선적으로 중요시된다. 이 사상은 한국에서 불교와 유교 같은 타종교의 종교목적과 병행되는 것이므로, 금년 10월 제10차 WCC 부산 총회 이후 WCC와 타종교들의 연합은 더욱 강화될 것이다.

19. 한국인이 그리스도를 열심히 섬기고 세계 복음화를 위해 힘 다하는 까닭은, 바로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의 사랑을 깨달아 회개하고 개종한 체험으로부터 온 것이다. 그들은 과거에 참 진리도, 참 구원도, 참 자유도, 참 사랑도 체험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오직 기독교에만 이것들을 안겨줄 수 있는 복음이 있다. 한국교회는 잃어버린 양인 한 영혼을 하나님께 돌아오게 하기 위해 복음을 전해야 할 사람은 우리 기독교인들 뿐이라는 것과, 비기독교인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게 되면 그동안 믿고 따랐던 우상을 거부하고 개종하기까지, 우리가 얼마나 전도하며 핍박을 참아가며 사랑하며 전 인간적으로 희생해야 되는지를 잘 알고 있는 것이다.

20. 필자는 WCC가 잃은 영혼에게 복음을 전파하는 사랑의 마음을 되찾기를 바라고, 우상숭배에 대한 성경적인 개념을 되찾기를 바라며, 십계명 중 첫 두 계명을 주시며 ‘질투하시는’ 하나님이 우리의 찬양과 경배를 우상과 함께 나누지 않는다는 사실을 기억해두기 바란다.

/이동주 소장(선교신학연구소,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은퇴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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