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유동근 목사 요한복음 강해 24] 죽은 나사로가 살아나다

▲유동근 목사(온누리선교교회).
▲유동근 목사(온누리선교교회).

요한복음 11장 강해(1)

요한복음 11장에는 죽은 나사로가 살아난 이야기가 있다. 예수님은 이 땅에 오셔서 많은 기적을 행하셨다. 그것이 다 기록되지는 않았지만, 특히 요한복음에서는 그분이 보통 사람과는 다른, 하나님으로부터 보내심을 받은 하나님의 아들이시며 또 하나님이시고 사람이신 매우 기이한 분임을 나타내신 역사를 하셨다. 그분을 믿어야 구원을 받기 때문이다. 이 예수라는 분은 사람이시다. 그러나 우리 보통 사람과는 다르다. 다만 훌륭한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사람’(God-man)이시다. 하나님이시자 사람이신 분이시다. 그러기에 사람들은 그를 이해하기 어렵다.

그래서 그분은 믿을 수 있는 증거를 주시기 위해서 30세부터 3년간 사역을 하셨으며, 요한복음은 그 가운데 몇 가지 표적을 기록해주었다. 주님은 물로 포도주를 만드셨고, 베데스다라는 연못에 38년이나 병을 앓았던, 심각하게 병든 사람을 한 마디 말씀으로 치료하셨다. 9장에서는 날 때부터 눈 먼 소경이 눈을 떴다. 이제 11장에는 요한복음의 마지막 표적이 나온다. 그것은 죽은 사람을 살리신 사건이다. 왜 이런 일을 하셨는가? 그분이 하나님의 아들이심, 하늘로부터 보내심 받은 구원자이심을 믿도록 하기 위함이다.

1 어떤 병든 자가 있으니 이는 마리아와 그 형제 마르다의 촌 베다니에 사는 나사로라 2 이 마리아는 향유를 주께 붓고 머리털로 주의 발을 씻기던 자요 병든 나사로는 그의 오라비러라 3 이에 그 누이들이 예수께 사람을 보내어 가로되 주여 보시옵소서 사랑하시는 자가 병들었나이다 하니 4 예수께서 들으시고 가라사대 이 병은 죽을 병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함이요 하나님의 아들로 이를 인하여 영광을 얻게 하려 함이라 하시더라

마리아와 마르다의 오라비(오빠인지 동생인지는 정확하지 않다), 나사로가 병이 들었다. 마리아는 다음 장에서 향유를 붓고 머리털로 주의 발을 씻기던 자인데, 요한복음이 사건 순서를 중시하지 않았음을 말해준다. 물론 12장 사건은 나사로가 살아난 다음 일일 것이다. 그러나 요한은 마리아의 헌신을 소개하면서 11장을 시작한다. 그의 두 누이는 주님을 매우 사랑하는 자들이었다. 그들은 나사로가 병들었을 때 먼저 의사를 찾지도, 약을 구하지도 않았다. 오로지 주님께 구한 것이다. 하지만 주님은 요단 강 저편, 하루 이틀 걸어야 올 수 있는 거리에 계셨다. 그들은 주님께 사람을 보내 ‘당신의 사랑하는 자가 병이 들었습니다’ 라고 전했다. 주님께도 특별히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

5 예수께서 본래 마르다와 그 동생과 나사로를 사랑하시더니

주님이 사랑하시는 사람들

예수님은 베다니 마리아의 집, 나사로의 집에 자주 가셨다. 마지막 그분이 십자가에 돌아가시기 전 일주일, 정확하게 말하면 4, 5일을 예루살렘에 머무르셨다. 그리고 낮에는 예루살렘에 가셔서 대제사장들이나 여러 사람들과 대화하시고 어린 양으로서 점검받으시는 일을 하셨다. 저녁에는 예루살렘에서 주무시지 않으시고 5리쯤 떨어진 베다니에 오셔서 이 나사로의 집에서 쉬셨다. 주님은 나사로를, 마르다와 마리아를 사랑하셨다고 기록돼 있다. 주님은 모든 사람을 다 사랑하지만 특별히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시다.

그러면 사랑받을 수 있는 조건이 무엇일까. 그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좀 더 가난했다. 누가복음 16장에는 부자와 거지 나사로의 비유가 있다. 그것은 하나의 비유이지만 주님의 마음은 가난한 곳으로 향하시는 것 같다. 그리고 마리아는 그 비싼 향유를 깨서 예수님 머리에 붓고 자신의 머리털로 주님의 발을 씻었던 바로 그 여인이다. 이들은 주님께 헌신하고 무슨 일이 생길 때도 오직 주님만 의지했다. 주님은 그런 가정을 사랑하신다. 그러나 예수님은 ‘이 병은 죽을 병이 아니다. 이 병을 통해 하나님의 아들이 영광을 받게 될 일이다’라고 말씀하셨다. 이 전갈을 듣고 마리아와 마르다는 일단 안심했을 것이다. 그런데 주님은 계시던 곳에 이틀을 더 머무셨다.

6 나사로가 병들었다 함을 들으시고 그 계시던 곳에 이틀을 더 유하시고 7 그 후에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유대로 다시 가자 하시니

이틀을 더 지체했기에, 나사로가 죽은 곳에 이를 때까지는 4일이 걸렸다. 그 동안에 마리아와 마르다는 나사로를 간호하고 있었다. 주님의 말씀을 들었기 때문에 안심은 했겠지만, 어쩐 일인지 병세는 점점 심해졌다. 죽으려고 하는 것이다. 그 때까지는 나사로를 안심시켰을 것이다. 그러나 결국 죽게 되었다. 나사로가 죽었는데도 주님은 하루가 지나도, 이틀이 되어도 안 오셨다. 할 수 없이 장례를 지냈다. 무덤에 묻고 큰 돌로 입구를 막았다. 이젠 완전히 끝난 것이다. 이제 이들은 거의 믿음을 잃어버릴 찰나에 있지 않았겠는가?

요한복음 11장을 자세히 읽어 보면, 여기서처럼 주님과 사람들 사이에 동문서답하는 듯한 대화가 많이 기록된 성경이 없다. 도대체 서로 주고받는 말들이 어긋난다. 왜 성경에 이런 내용이 기록되었을까 하는 의구심을 갖게 만들 정도이다.

8 제자들이 말하되 랍비여 방금도 유대인들이 돌로 치려 하였는데 또 그리로 가시려 하나이까 9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낮이 열두 시가 아니냐 사람이 낮에 다니면 이 세상의 빛을 보므로 실족하지 아니하고 10 밤에 다니면 빛이 그 사람 안에 없는 고로 실족하느니라 11 이 말씀을 하신 후에 또 가라사대 우리 친구 나사로가 잠들었도다 그러나 내가 깨우러 가노라 12 제자들이 가로되 주여 잠들었으면 낫겠나이다 하더라 13 예수는 그의 죽음을 가리켜 말씀하신 것이나 저희는 잠들어 쉬는 것을 가리켜 말씀하심인 줄 생각하는지라 14 이에 예수께서 밝히 이르시되 나사로가 죽었느니라 15 내가 거기 있지 아니한 것을 너희를 위하여 기뻐하노니 이는 너희로 믿게 하려 함이라 그러나 그에게로 가자 하신대 16 디두모라 하는 도마가 다른 제자들에게 말하되 우리도 주와 함께 죽으러 가자 하니라

주님은 나사로가 죽기를 기다리신 것 같다. 겁이 많았던 도마는 그곳으로 가면 우리가 다 죽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당시에는 예수님에 대한 적의가 가득했던 분위기였기 때문이다. 도마의 말은 용감한 것처럼 보이지만 순교를 각오하고 하는 말은 아니다. 당시의 제자들의 어려운 분위기를 설명해준다.

17 예수께서 와서 보시니 나사로가 무덤에 있은 지 이미 나흘이라 18 베다니는 예루살렘에서 가깝기가 한 오 리쯤 되매 19 많은 유대인이 마르다와 마리아에게 그 오라비의 일로 위문하러 왔더니 20 마르다는 예수 오신다는 말을 듣고 나가 맞되 마리아는 집에 앉았더라

마리아와 마르다는 성품이 다르다. 마르다는 행동파이다. 행동을 빨리 한다. 예수님 오신다 하니까 확 뛰어나간다. 마리아는 얌전하다. 명상가, 숙고형이다. 마르다는 일을 많이 하는 행동형이다. 마르다가 예수님을 먼저 좇아가서 말한다.

21 마르다가 예수께 여짜오되 주께서 여기 계셨더라면 내 오라비가 죽지 아니하였겠나이다

마르다는 주님께 원망과 불평 섞인 이야기를 했다. 그러나 믿음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죽기 전이라면 주님이 낫게 하셨을 텐데 이제 죽었으니 끝났다는 것이다. 주님 능력의 일부는 믿지만, 죽으면 모든 것이 끝난 것이 아니냐고 한 것이다.

22 그러나 나는 이제라도 주께서 무엇이든지 하나님께 구하시는 것을 하나님이 주실 줄을 아나이다

이처럼 완전한 믿음은 아니지만 뭔가 믿음은 있다. “주님이 무엇이든지 하실 수 있음을 믿습니다”라고 고백하는 것이다.

23 예수께서 가라사대 네 오라비가 다시 살리라 24 마르다가 가로되 마지막 날 부활에는 다시 살 줄을 내가 아나이다

마지막 재림 나팔 때에 모든 죽은 성도들이 다 부활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 예수님은 그것을 말씀하시는 것이 아니라 ‘지금’ 살 것이라고 말씀하신다. 마르다는 성경 지식이 좀 있었고, 부활 신앙이 있었다. 그러나 주님은 그 이야기를 하시는 것이 아니다. ‘지금’ 나사로가 살아난다고 하셨다.

25 예수께서 가라사대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 26 무릇 살아서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아니하리니 이것을 네가 믿느냐

주님은 계속 믿음을 가르쳐주고 계신다. 하지만 “살아서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아니하리니 이것을 네가 믿느냐”는 말씀은 이해하기 쉽지 않다. 실제로 주 예수를 믿은 성도들은 이미 영생을 얻었다. 장래에 얻는 것이 아니다. 영생의 삶을 이미 시작한 것이다. 다만 육신이 죽을 수 있으나, 성경에서 이는 잠자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잠자는 것은 언젠가 깨어나는 것을 의미하며 그것은 죽음으로 간주하지 않는다.

27 가로되 주여 그러하외다 주는 그리스도시요 세상에 오시는 하나님의 아들이신 줄 내가 믿나이다

이 신앙고백은 베드로의 고백과 비슷하다. 여기서 이 고백을 할 필요가 있었을까? 주님이 이런 말을 듣고 싶으셨던 것일까? 여기에 의문이 있다. 어쨌든 마르다의 입에는 성경 말씀이 많다. 마르다는 지식적이나마 믿음을 갖고 있었다.

여기서 한두 가지 생각해보자. 첫째, 사랑하는 자도 병들 수 있다. 주님이 사랑하는 자, 나사로의 가정에도 어려움, 환란, 우환이 있을 수 있다. 둘째, 주님이 특별히 사랑하는 자가 있다. 주님은 모든 사람을 사랑하시지만, 열두 사도 중에도 특별히 요한을 ‘예수의 사랑하는 자’라고 하셨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을 사랑하시는 것도 사실이다. 사랑하지 않으셨다면 자신의 독생자를 이 땅에 화목제물로 보내지 않으셨을 것이다. 자기 독생자를 죽기까지 십자가의 희생제물로 내어주셔서 참혹한 죽음을 당하게 하신 것은 모든 사람을 사랑하신 그분의 사랑이다. 그 사랑을 의심할 필요가 없다.

믿음을 가르치시는 주님

그런데 왜 주님은 이렇게 기다리셨을까? 그것은 15절에 기록되어 있다. 주님은 기뻐하셨다. 그러나 마리아와 마르다는 기쁘지 않다. 거의 절망이다. 여러분은 만약 사업이 안 되고, 일도 안 풀리고, 병은 쉽게 낫지 않고, 개선되는 것처럼 보이지도 않을 때 어떤가? 그럴 때 주님은 속으로 기뻐하신다는 것이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은 우리의 믿음이 자라는 것이다. 믿음을 가르치시기 위해 시련과 고난, 때로는 질병을 주신다. 그것 없이는 믿음이 자라나지 않기 때문이다. 가장 감미로운 은혜의 체험, 가장 커다란 감격은 고난과 시련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 소경을 치유하실 때도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것이라 했다. 그러므로 사랑하는 여러분이여, 혹 시련을 겪고 있다면 이를 통해 주님의 영광이 되게 해 달라고 기도해야 한다. 주님은 너무 늦게 와서 미안하다고 말씀하지 않으셨다. 그분은 이미 상황을 알고 계셨다. 나사로가 죽었다고 제자들에게 말씀하시고 천천히 가셨다.

요한복음 11장에 많은 이야기가 있다. 주님과 마르다의 대화, 주님과 마리아의 대화, 주님과 제자들의 대화…. 그런데 주님과 마음과 뜻이 맞는 이야기가 별로 없다. 동문서답이다. 그러나 주님은 여전히 주님의 길을 가시고 주님의 일을 하셨다. “내가 거기 있지 아니한 것을 기뻐하노라.”

주님이 때로 우리와 함께하지 않으시는 것 같을 때가 있다. 우리의 질병을 돌아보지 않으시는 것 같고 우리의 일을 돌아보지 않으시는 것 같다. 우리의 사정도 돌아보지 않는 것 같다. 그런데 주님은 그 때 이렇게 말씀하신다. “그 때 내가 너와 함께 있지 않았던 것을 기뻐하노라.” 여러분이 한 가지 알아야 할 것은, 여러분의 그런 모든 어려움들은 하나님의 아들로 영광을 얻게 하는 것이고, 여러분들로 믿도록 도움을 주시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일하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시기 위해, 나사로가 병들었을 때 오지 않으시고 죽어 완전히 썩어서 냄새가 날 때에 오셨다.

여러분이 육신이 약해 슬퍼하고 있을지 모르지만, 사업이 잘 안 되어 답답하고 육신의 질병으로 인해 은밀히 고통당하는 때도 있겠지만, 주님은 여전히 그렇게 말씀하실 수 있다. “내가 너희와 함께 있지 않았던 것을 기뻐한다.” 굉장히 귀한 말씀이다. 그러나 주님이 오셨을 때 사람들은 울고 있었다. 우리는 이들처럼 기도도 하고 주님께 호소도 하지만 웬일인지 소식도 없고 들어주시는 것 같지 않다.

28 이 말을 하고 돌아가서 가만히 그 형제 마리아를 불러 말하되 선생님이 오셔서 너를 부르신다 하니 29 마리아가 이 말을 듣고 급히 일어나 예수께 나아가매 30 예수는 아직 마을로 들어오지 아니하시고 마르다의 맞던 곳에 그저 계시더라 31 마리아와 함께 집에 있어 위로하던 유대인들은 그의 급히 일어나 나가는 것을 보고 곡하러 무덤에 가는 줄로 생각하고 따라가더니 32 마리아가 예수 계신 곳에 와서 보이고 그 발 앞에 엎드리어 가로되 주께서 여기 계셨더면 내 오라비가 죽지 아니하였겠나이다 하더라

마르다가 예수님과 대화하신 것은 동네 어귀에서였다. 30절에 분명히 기록되어 있다. 그동안 마리아는 집에 앉아 있었다. 여기서도 마르다와 마리아는 성격이 대조적이다. 하나는 동적이고, 다른 하나는 정적이다. 여기서 마리아는 마르다와 똑같은 말을 했다. 그들의 신앙이나 오늘 우리의 신앙이나 사람의 약함은 동일함을 본다. 기다리다 이젠 포기하고 끝났다는 말이다. 이제서 예수께서 오신들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하는 말이다. 그들은 주 예수님이 하신 말씀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라는 말씀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여기서 예수님이 우리에게 믿으라고 하실 뿐 아니라 믿을 수 있도록 도와주시는 것을 볼 수 있다. 주 예수의 모든 과정에서 하신 일은 우리로 그분을 믿을 수 있도록 도와주신 일이다.

33 예수께서 그의 우는 것과 또 함께 온 유대인들의 우는 것을 보시고 심령에 통분히 여기시고 민망히 여기사 34 가라사대 그를 어디 두었느냐 가로되 주여 와서 보옵소서 하니 35 예수께서 눈물을 흘리시더라

33절에 마리아나 사람들이 우는 것과 35절에 예수님이 우는 것과 그 눈물의 성질이 같겠는가, 다르겠는가? 헬라어로도 요한은 단어를 다르게 썼다. 이 사람들의 눈물은 절망의 눈물이다. 그런데 우리 주님의 눈물은 어떤 눈물인가? 헬라어로 볼 때 얼굴에 눈물이 조용히 흘러내린 것이다(shed tears). 어떤 사람들은 주님이 답답해서 우셨다고도 한다. 나도 예전에 그렇게 배웠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사람들을 동정할 줄 아는 분이시다. 하나님은 우는 자들로 함께 울라고 하셨다. 그분은 사람으로서의 인성을 갖고 계신 분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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