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한 칼럼] WCC 핵심 논점에 대한 신학적 성찰 (II)

류재광 기자  jgryoo@chtoday.co.kr   |  

개종전도 금지, 종교 대화, 하나님의 선교에 대하여

▲김영한 박사(기독교학술원장, 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 설립원장).
▲김영한 박사(기독교학술원장, 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 설립원장).

4. 개종전도 금지 선언, 선교유예 선언으로 선교 포기?

전 세계 복음주의 교회와 선교회들은 WCC 선언들과 에큐메니칼 활동들에 성경적 기초가 불안정한 것을 우려한다. 복음주의자들은 특히 영혼 구원을 위한 전도와 20/40 창 내의 미전도 지역 내에 교회를 개척하는 것이, WCC 선언들과 에큐메니칼 활동 공식 의제에서 대단히 하위에 놓여 있다는 사실을 한탄한다. 독일의 복음주의 선교신학자 바이어하우스는 미국의 복음주의 선교신학자 도날드 맥가브란(Donald McGavran)이 1968년 제네바 기획단에 공개적으로 던진 “웁살라는 20억을 배신할 것인가?”라는 비판적 도전을 기억한다. 맥가브란이 말하는 20억이란 세상에서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구원의 복음을 들어볼 기회를 한 번도 갖지 못한 사람[오지(奧地)의 미전도 종족]들을 말하는 것이었다(피터 바이어하우스, “2013년 부산 WCC 총회에 대한 비판적 평가 및 복음주의적 제안”, 한복협 2012년 11월 조찬기도회 및 발표회, 기사입력: 2012/11/09 [15:54]  최종편집: ⓒnewspower).

WCC 제4차 총회로 모인 스웨덴 웁살라(Uppsala) 총회 섹션별 초안을 보면 복음을 한 번도 들어 보지 못한 이러한 미전도 종족들에 대한 세계 복음 전략에 대한 것은 거의 다루지 않았다. 웁살라에서 주된 관심사는 제2, 3 세계 사회 정치적 구조의 ‘인도주의화’였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WCC의 정책은 1950년 한국이 북한 공산군의 남침으로 위태롭게 되었을 때 세계에 이를 처음으로 알리는 공헌이 있었으며, 전쟁에 폐허가 된 한국에 유엔 원조를 전달해 주는 데 역할을 했던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1960년대 1970년대 주로 백인 정권의 인종차별정책과 아프리카와 남미의 독재 정권을 전복시키는 게릴라 투쟁에 대한 지원으로 나타났다.

세계선교와복음화위원회(CWME)는 1982년부터 2005년 사이에 다섯 개의 성명서(1982년: 선교적 전도: 에큐메니칼적 확언, 1997년: 공동의 증언을 위한 신뢰 관계의 선교와 개종주의 중단, 2000년: 일치를 향한 오늘날의 선교와 전도, 2005년: 화해의 목회인 선교, 2005년: 교회의 치유선교, 통전적 선교를 위한 신학과 실천)를 발표하였는데, CWME의 진술은 2000년도에 “일치를 향한 오늘날의 선교와 전도” 선언문의 고백과 같이, 한편으로 복음주의가 믿고 고백하는 “오직 그리스도만 구원”이라는 신앙고백을 수용하고, 동시에 종전과 같은 종교다원주의를 그대로 인정하는 혼합주의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1961년 동방 정교회가 WCC 회원으로 가입하였고, 1962년부터 1965년까지 열린 제2바티칸 공의회 이후 로마 가톨릭도 ‘신앙과직제위원회’와 ‘선교와전도위원회’ 회원으로 가입하였다. 그 후로 이들은 상호존중을 훼손하는 개종전도 활동이 교회일치와 ‘공동의 증거’를 방해한다는 이유로, 개종(proselytism)전도를 금지하는 선교 모라토리엄(moratorium on mission)을 선언하게 되었다. 박성원은 이애 대하여 다음과 같이 답한다: “‘선교유예’는 동아프리카 교회 지도자인 존 가투 목사가 선언한 것이다. 이것은 아프리카 교회의 자립성을 기르기 위해 선언한 것으로, 결코 선교를 포기하거나 중지한 게 아니다. 자력으로 선교·목회하는 교회가 되려면 서구교회로부터 선교사와 선교자금을 받는 것을 중지해야 한다는 게 요지였다.” WCC가 선언한 개종전도 금지란 개신교 선교사들이 로마 가톨릭 교회와 정교회 지역의 명목상 신자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선교활동과 교회를 세우는 일은 금지하고, 그들의 성상숭배, 성자숭배, 죽은 자를 위한 기도, 마리아 숭배 등을 비판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WCC, 『통전적 선교를 위한 신학과 실천』, 92.).

필자의 견해에 의하면 종교화합도 복음에 합당하게 해야 한다. 천주교가 성상을 숭배하고, 성인(聖人)을 숭배하고, 마리아를 숭배하는 것에 대하여는 십계명 중 제2계명에 위배되는 것이며, 그들이 구원을 주는 자가 아니라는 것을 양심과 사랑으로 말해 주어야 한다고 본다.

개종전도 금지선언은 WCC 중앙위원회가 1997년 채택한 ‘공동의 증언을 향하여: 선교에 있어 책임있는 관계를 선택하고 개종강요를 비난할 것을 요구함’이라는 문서에서 공식적으로 나타났다. 이 문서는 ‘개종강요’가 기독교의 ‘증언에 반하는 행위’(counterwitness)인 동시에 ‘증언의 타락’이라고 비판했다. 박성원은 다음과 같이 답한다: “WCC는 속임수, 물질공세, 강압적 수단과 같은 부적절한 방법을 쓰는 전도방법을 양 훔치기식 전도방식이라고 경계한다. … 기존 교회의 성도를 빼앗는 도둑질 선교는 자제하라는 것이다. 복음주의권에서 ‘개종전도금지’로 이해하는 ‘개종(proselytism)전도’는 에큐메니칼 진영에서 ‘양 훔치기식 전도’를 뜻한다. 이것은 복음을 배반하는 행위다.” 여기서 개종 금지란 “양 도둑질”을 하는 개종전도, 즉 교권주의에 입각한 배타적 개종(Procelytism)전도를 금지하는 것을 뜻한다(연규홍, “‘개종전도 금지주의’과 ‘성서의 무오성’ 집중 검토,” 김진영 기자 jykim@chtoday.co.kr  입력 : 2013.10.06. 15:55).

필자의 견해에 의하면 개종선교에 강압이 있어서는 안 된다. 자유로운 광장에서 허심탄회한 대화와 전도 속에서 더 큰 감화력과 호소력을 가진 종교가 결신자를 더 많이 얻는 것이다. 그리고 회심하는 자에게 이슬람이나 힌두사회에서처럼 어떠한 조직적이거나 사회적인 제약이나 불이익이 주어서는 안 된다. 양심의 결단은 존중되어야 한다. 종교 간의 전향이 허용될 때 진정 종교민주주의가 성립하는 것이다. 종교다원화와 종교다원주의는 구분되어야 한다. 종교다원화는 포스트모던 사회의 사회적 종교환경을 말하는 것이나, 종교다원주의는 타종교에도 구원이 있다는 종교의 구원론에 관한 것이다. 종교다원화는 개종선교를 위하여 사회정책적으로 요청되는 것이나, 종교다원주의는 기독교의 구원론에 배치되는 것이기 때문에 각자의 신앙양심에 맡겨야 한다.

그런데 WCC에서는 실제로 전통적 의미에서 선교(복음 전파를 통한 회심 전도)가 유예되고 있다. 미전도 종족 선교는 토착문화를 훼손한다는 명목하에 금지되고 있으며 실시되지 않고 있다. 그리고 개종선교보다는 사회적으로 소외되고 억눌린 자들의 인권을 개선하고 사회적 소외를 막기 위한 인간화와 사회화 선교로 방향을 바꾸고 있다. 그리하여 기독교 선교의 일차적인 과제인 불신자 회심 전도를 등한히 하고 있거나 아예 중단하고 있다. 그 결과로 WCC 회원 교회의 신자수는 오순절 회원이나 보수적인 회원 교회들을 제외하곤 늘지 않거나 감소하고 있다.

미종족 전도에 대하여 WCC는 이제 다시 힘을 쏟아야 한다. 여기에 이미 선교대국으로 자리잡은 한국교회는 이바지할 수 있다. 한국은 현재도 가장 커다란 선교적 잠재력을 가진 나라로 평가되고 있다. 이는 국력과 세계에 흩어지는 한국 이민자들, 한국 기업체들을 중요한 근거로 삼고 있다. 점차 한국 선교는 이런 디아스포라들과 적절한 네트워크를 구성해야 한다. 한국은 동시에 서구의 여러 선교조직과도 필요한 네트워크를 구성하여서 자원과 경험의 공유에 힘을 써야 한다.

5. 무차별적 종교 대화로 인한 종교혼합주의 위험성?

1961년 인도 뉴델리 제3차 총회 이후 WCC는 ‘타종교와의 대화’를 중요한 선교의 과업으로 정했다. 이 때까지 ‘대화’의 개념은 대체로 기독교적 메시지를 타종교 사람들에게 선포하고 전도하기 위한 것이었다. 1967년 스리랑카(Sri-Lanka)의 칸디(Kandy) 종교간 대화 모임(post-Tambaram 시대)은 제2 바티칸 공의회(1962-1965)와 더불어 하나의 인류(a common humanity) 관점에서 종교 간 대화를 보는 계기가 되었다.

1970년 아잘톤(리바논의 Ajaltoun) 선교대회에서 최초로 종교대화가 시도되었다. 독일 함부르크대 교수 마르굴(H.-J. Margull)이 회장이었고, 참석자는 모두 17개국에서 28명의 기독교인과 10명의 타종교인들, 3명의 힌두교인들, 4명의 불교인들, 3명의 무슬림들이었다. 대회 주제는 “산 신앙인들의 대화”였다(Margull, H. J./Samartha, S., Dialog mit anderen Religionen, Frankfurt, 1972, 17. Dialog zwischen Menschen lebendigen Glaubens.). 이 대회에서 WCC 위원들은 타종교인들과 함께 서로 마음을 열고 몸을 접촉하여 소속감을 강화하는 훈련과 혼합예배를 진행하였다. 이 대회에 참석했던 인도 무슬림 오스마니아 대학 교수 핫산 아스카리(Hassan Askari)는 이 때 경험한 “새로운 영성”(eine neue Spiritualität)을 “혼합종교의 영성”(interreligiöse Spiritualität)이라고 묘사하였다. 아스카리는 아래와 같이 WCC의 영적 분위기를 진술하였다:

“Dialogue는 … 우리를 하나의 새로운 영성으로 이끌었다. 함께 있는 여러 다른 신앙들 사이에서 느낀 새로운 영성을 공동 기도 시간에 가장 강렬하게 느꼈다. 기도 시간에는 기독교인이건 무슬림이건 힌두이건 불교도이건 간에 누가 기도했는지 또는 명상을 했는지는 대수롭지 않았고, 또 무엇을 기도했는지도 중요하지 않았다. 기독교인이 하나님 아들이라는 이름으로 기도하면 무슬림이 ‘아멘’ 하는 것쯤은 문제가 아니었다. 우리에게 정말 중요하게 인식된 것은 다만 하나님 앞에서 그리고 하나님 안에서 우리의 공동적 인간적 상황이었다.”( H. J. Margull, "Der Dialog von Ajaltoun/Beirut", in: Dialog mit anderen Religionen, hg, H. J. Margull u. S. J. Samatha, Frankfurt 1972, 81.)

이러한 영적 분위기는 종교혼합 이상 아무 것도 아니다. 이러한 영성은 야훼 하나님을 브라만이나 알라나 공으로 융합시키는 혼합주의다.
 
1971년에 시작된 WCC의 ‘대화-프로그램’에서는 인도 신학자 사마르타(Samartha)가 실무위원장으로서 타종교인과 함께 진리를 찾아내고자 하였다(S. J. Samartha, "Dialog als ein ständiges Anliegen der Christen", in : Dialog mit anderen Religionen hg. v. H.S. Margull S.J. Samartha, Frankfurt, 1973, pp.142-150). 사마르타는 그리스도의 ‘성육신’을 절대자의 상대화로 해석하였다: “성육신을 통해 하나님은 스스로 인간이 되는 위험을 감내했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절대자는 역사 속에서 상대화되었다. 무엇 때문에 그리스도인들은 종교적 다원성 가운데 사는 것을 두려워해야만 하는가?”(S. J. Samartha, 『예수 그리스도의 주권과 종교적 다원사회』, 신학사상 39, 1982, 679, 689.).

1975년 케냐 나이로비 제5차 총회의 주제는 ‘예수 그리스도는 자유롭게 하시며 하나되게 하신다’(Jesus Christ Frees and Unites)였다. 나이로비 총회에서 드디어 ‘교회 밖의 구원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나이로비 총회는 하나님의 역사를 교회에만 국한시키지 않았고, 타 종교와의 대화를 적극 강조하였다.

혼합주의 영성의 가장 대표적인 예는 1991년 호주 캔버라에서 열린 제7차 WCC총회에서 공연된, “광주와 천안문 광장과 리투아니아에서 탱크에 깔려 죽은 사람들의 영혼들이여!…” 등 각종 혼령들을 부르는 초혼제였다. 총회 주제는 “성령이여 오소서, 만물을 새롭게 하소서”였다. 대회 주제 강사로 정현경은 애굽인 하갈의 영으로부터, 우리아의 영, 입다 딸의 영, 잔 다르크의 영, 원폭 실험 지대에서 녹아버린 어린들이의 영, 인간의 탐욕으로 약탈당하고 파괴되고 착취된 땅과 공기와 물의 혼 등, “십자가에서 착취당하고 죽음을 당한 우리의 형제”인 예수의 영과 더불어 한맺혀 죽은 영혼들을 초청하고 사령(死靈)과 혼동한 “성령”을 초혼굿으로 연출하였다(Bericht aus Canberra 91, Frankfurt, 1991. "Komm, Heiliger Geist - erneuere die ganze Schöpfung, 47-56.). 이에 대하여 동방 정교회 등 회원 교회에서 종교혼합주의 비판이 강력하게 제기되었다.

6.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

1) 교회가 아닌 세상이 하나님의 선교의 주된 장

WCC 지도부는 그들이 교회의 선교적 소명을 포기했다는 것을 부인할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라는 용어 아래 보급된, 선교와 복음화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개발시켜왔다. 이 개념이 함축하고 있는 것은 ‘선교’가 주로 교회에 부과된 과업이 아니라는 것이다. 선교는 그보다 세상에 임재하시는 삼위 하나님 자신의 일로 이해된다. 이 견해에 따르면, 하나님, 그리스도, 혹은 성령이 세상을 정해진 목표인 ‘하나님의 나라’로 이끌고 있다.

이 개념에 의하면 교회는 더 이상 하나님의 선교활동의 주된 기관이 아니고 일반 세상의 기관 중 하나가 되어 버린다. 이러한 선교 이해 속에서 이 세상에서 선택받고 부르심을 받은 에클레시아(ecclesia)로서의 교회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교회들은 단지 하나님의 세상 인간화 과정에서 사용되는, 인간적인(human) 도구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뿐이다. 교회는 얼마든지 실패할 수 있다. 교회가 실패하면, 하나님은 다른 도구들을 사용하실 것이다. 그 도구는 다른 종교들이 될 수도 있고 정치 해방 운동들이 될 수도 있다. (피터 바이어하우스, “2013년 부산 WCC 총회에 대한 비판적 평가 및 복음주의적 제안,” 한복협 11월 조찬기도회 및 발표회, 기사입력: 2012/11/09 [15:54]  최종편집: ⓒnewspower). WCC는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 용어를 통하여 교회 중심의 선교에서 세상 중심의 선교로 전환하며, 복음전도와 영혼구원, 그리고 교회 개척과 같은 전통적 선교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사회구원을 강조하며 정의, 평화, 인간화, 타자를 위한 교회를 선교의 주요 의제로 삼았다.

이러한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는 독일의 복음주의자 하르텐스타인(K. Hartenstein)이 1952년 제5차 빌링겐(Willingen) 세계선교대회(IMC)에서 사용한 선교개념으로서, 삼위일체 선교의 주체이고 선교사의 파송자임을 설명한 개념이었다. 그런데 호켄다익(J. C. Hoekendijk)이 그의 개념을 왜곡하여, 하나님의 선교가 교회와 관계 없이 세상 속에서 시작되었으므로 교회는 이에 참여해야 하는 것으로 설명하였다. 호켄다익의 ‘하나님의 선교’란 이 세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샬롬의 역사, 즉, 인간화, 사회정의 운동, 해방운동, 인권운동 등의 이웃을 위한 운동을 말한다.

1960년대 호켄다익은 『흩어지는 교회』에서 “교회 밖에는 구원이 없다”(extra ecclesiam nulla salus)는 전통 공식을 비판하면서 개종 운동을 거부하였다. 그는 1973년 방콕선교대회에서 “하나님 선교”(missio dei) 개념을 제창하면서 “교회의 선교는 하나님의 선교는 아니다”고 하였다. 하나님 선교의 목적은 개종이 아니라 샬롬(shalom)이다. 그는 남미의 민권운동에서 하나님의 선교 형태를 찾는다.

2) 교회연합체보다는 세계연합체 부각

WCC가 1965년에 서유럽에 의뢰한 선교연구 과제물에서 호켄다익은 “선교의 구조원리”(Mission als Strukturprinzip)을 보편주의적으로 발전시킨다. 구원이란 ‘하나님의 선교’에 의해서 인류가 “새 인간”, “새 인류”가 된 것을 말한다(Mission als Strukturprinzip, Genf 1965, 44f.). 호켄다익은 “구원의 신비”는 교인들이 모여 있는 교회 울타리 안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J. C. Hoekendijk, 『흩어지는 교회』, 이계준 역. 서울: 대한기독교서회, 1988. 92.). 이 선교구조는 ‘하나님 나라-교회-세상’(전통적인 구조)이 아니라, ‘하나님-세상-교회’이다(J. C. Hoekendijk, 『세계를 위한 교회』, 세계교회협의회 편, 박근원 역, 대한기독교출판사 1991. 32.). 그는 과거에는 “모으고 내보내는” 선교 구조, 즉 “입력 구조”(come-structure)로 이해하고, 선교를 전파(propaganda)로서 이해했으나, 이제는 개종에 몰두하는 것은 반선교적인 것이라고 한다. 그에게 있어서 교회는 “출력 구조”(go-structure), 즉 “자신을 주는 교회”(self-giving church)이다(J. C. Hoekendijk,『세계를 위한 교회』, 35-38.).

WCC의 하나님 선교(missio dei) 개념은 ‘하나님-세계’ 구조로써 전통적 선교개념인 ‘하나님-교회’ 구조를 대치하고 있다. 이것은 성경적 선교 개념의 왜곡이다. 바이어하우스도 지적한다. “WCC 지도부는 교회의 선교적 소명을 포기했다는 말을 부인하겠지만, 그들은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라는 용어 아래 선교와 복음화가 교회에만 부과된 과업이 아니라는 새로운 개념을 개발시켰다.”(바이어하우스 “WCC, 교리적 문제 있지만 총회 개최는 환영해야,”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입력 : 2012.11.09 15:50).

WCC적 에큐메니즘의 심각한 문제는 교회의 “가시적인 일치”만을 추구하는 WCC가, 정교회와 가톨릭과 비기독교적 타종교들과의 교제를 통해 타종교들과 연합하면서 종교혼합주의로 나아가는 경향성이다. 엄청나게 기구적으로 비대해가는 WCC가 결국 진정한 교회연합체가 될지, 아니면 세계공동체연합체가 될지 모호해지고 있다. WCC 에큐메니즘이 교회보다는 세상을 중심으로 하는 하나님 선교에 치중하게 될 때, WCC의 하나님은 교회의 하나님이 아니라 세상(역사)의 하나님이며, 신자의 하나님, 즉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의 하나님이 아니라 인간·불신자를 포함한 모든 인간의 하나님이 되어 버린다.

“하나님 선교” 신학에는 인간화를 위한 선교방법은 회개나 개종이 아니라 ‘투쟁’이며, 교회는 싸움터를 제공하는 하나의 광장(forum)이 되어 버린다(J. C. Hoekendijk, 『세계를 위한 교회』, 138). 그리하여 우주적 그리스도 안에서 ‘이 세상은 구원되었다’는 만인구원관이 지배한다. 여기서 WCC 에큐메니즘은 참된 인간성의 공동추구가 되어 버린다. 이러한 WCC의 하나님 선교에서 두 가지 필수적 구분이 제거되었다. 하나는 신성한 것과 세속적인 것 간의 구분이고, 다른 하나는 구원 역사와 인류 역사 간의 구분이다.

3) 복음주의자들의 선교 개념 보강: 로잔 언약에서 복음의 사회적 구원 강조
 
보수주의자들은 사회적 구원을 영혼구원과 대립으로 보거나 이를 부차적으로 보거나 또는 비복음적인 것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 사회구원을 적대시하는 관점은 근본주의적이며, 오히려 성경적이 아니다. 건전한 복음주의자들은 사회적 구원을 복음 전파와 함께 기독교 선교의 온전한 짝(paar) 개념으로 본다. 이러한 선교개념은 영국의 복음주의 신학자 존 스토트(John Stott)와 미국의 복음주의 전도자 빌리 그래함(Billy Graham)이 주도한 1974년 로잔 대회에서 공식적으로 채택되었다.

이미 1973년 “오늘날의 구원”(Salvation Today)이라는 주제로 열린 WCC 방콕 총회에서 오늘날의 구원을 일방적인 사회의 구원으로 규정한 WCC의 선교개념에 자극을 받아, 복음주의 진영에서 1974년 로잔 세계복음화성회를 열어 로잔언약(Lausanne Covenant)을 발표하였다. 이러한 입장은 남미의 진보적 복음주의자 르네 파딜라(Rene Padilla)와 사무엘 에스코바(Samuel Escobar)에 의해서 강하게 뒷받침되었다. 파딜라는 복음 선포와 사회 정의 사이의 우선권에 대한 논의를 거부하였다. 페루에서 온 에스코바도 이 문제를 전면에 부각시키며 복음주의자들의 전통적인 정치적 무관심을 신랄하게 비판하였다. 대회가 진행 중이던 어느 날 저녁 파딜라와 에스코바 등이 주축이 되어 그리스도인의 사회적 책임에 관한 주제를 가지고 따로 모이게 되었다. 이들은 이것을 성명서로 발표하였는데, 때때로 인간의 전체성에 대한 성서적 이해가 무시되고 비성서적인 이원론이 수용되고 있다고 밝히면서 복된 소식의 전체적 차원을 지향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러한 로잔대회의 흐름은 복음주의자들로 하여금 선교신학에 있어서 사회적 윤리 확립의 필요성에 대한 각성을 불러일으켰고, 이것은 그들이 채택한 15개항의 “로잔언약”에 반영되었다.

로잔언약 5항은 먼저 “정의와 화해를 구현하시고 인간을 모든 압박에서 해방시키시는 하나님의 활동에 참여하지 못하고 등한시하며, 때때로 전도와 사회 참여가 서로 상반되는 것으로 잘못 생각한” 데 대하여 참회한다. 그리고 사람의 화해가 곧 하나님과의 화해는 아니며, 사회 행동이 곧 전도는 아니며, 정치적 해방이 곧 구원은 아닐지라도, 전도와 사회 및 정치적 참여는 우리 그리스도인의 의무라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는 전도와 사회적 책임을 따로 보거나 사회적 책임은 개인의 변화에 자연적으로 뒤따르는 결과로만 보아오던 그 동안의 복음주의자들의 근본주의적 태도와는 전혀 다른 큰 진전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로잔언약이 천명하는, 복음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복음주의자들의 긍정적 태도 변화는, 사회구원과 더불어 영혼구원을 필요성을 인정하는 WCC적 진보주의자들과의 여태까지 대립이나 갈등국면을 해소하고 연합과 일치를 가능케 하는 발판을 제공한다.

1974년 로잔회의 이후에 복음주의 진영의 선교 이해에 나타난 가장 중대한 변화 가운데 하나는 통전적 선교(holistic mission) 개념이 채택되게 된 것이었다. 이러한 통전적 선교 개념 아래 오늘날 WCC 선교와 WEA 선교 개념은 서로 만나게 된다. WCC가 강조하는 사회선교와 WEA가 강조하는 영혼구원은 총체적 선교 개념에 귀속되기 때문이다.

선교란 “믿고 영생을 얻도록 하기 위해서 가능한 많은 사람들을 인도하는 것”이라고 미국의 복음주의 선교학자요 교회성장학자 매가브란(Donald McGavran)이 정의한 것처럼, 오늘날 WCC의 선교개념은 미전도 종족 구원 같은 잃어버린 영혼 구원을 복권시켜야 하고, 복음의 능력이 상실된 서구와 북미교회에 하나님 말씀과 성령의 능력을 활성화해야 한다. 여기에 WCC 제10차 부산총회의 역사적 사명이 있다. 이제 기독교 선교는 이미 WCC 선교 개념을 보완하기 위하여 로잔 언약이 선언한 것처럼, 선교의 총제적인 면(영혼구원과 사회구원, 복음화와 사회적 책임)을 균형있게 실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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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목사로서 어떤 예배찬양 사역자를 찾고 싶으신가요?” “평신도의 예배찬양 인도에 한계를 느낀 적은 없으신가요?” “예배찬양 사역을 음악 정도로 아는 경우가 많은데, 어떻게 가르치고 계신가요?” 예배찬양 사역자들이 묻고, 담임목사들이 답했다…

 ‘생명윤리와 학생인권조례’

“학생 담뱃갑서 콘돔 나와도, 학생인권조례 때문에 훈계 못 해”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세미나가 ‘생명윤리와 학생인권조례’를 주제로 21일(목) 오후 2시 30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됐다. 이상원 상임대표는 환영사에서 “학생인권조례는 그 내용이 반생명적 입장을 반영하고 있고, 초‧중‧고등학교에서 사실상 법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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