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한 칼럼] WCC 핵심 논점에 대한 비판적 성찰 (III)

류재광 기자  jgryoo@chtoday.co.kr   |  

보편적 다원주의, 용공, 동성애

▲김영한 박사(기독교학술원장, 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 설립원장).
▲김영한 박사(기독교학술원장, 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 설립원장).

7. 보편적 다원주의 신학?

WCC는 “하나님은 누구도 편애하지 않으신다”(God had no favorites)며, 교회도 세상도 모두 하나님께 속하며 하나님은 교회 뿐만 아니라 세상 가운데서도 역사하고 계신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나님의 성육신 이래 인류와 전체 역사는 살아계신 하나님의 성전이라는 것이다. 인류가 이미 다 구원을 받아서, 구원을 받기 위해 개종이나 신앙고백이나 믿음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기서 위험성은 한편으로는 하나님의 성전과 세상의 구분이 없어지고, 구속사와 세속사의 구분이 없어지고, 다른편으로는 그리스도 중심이 약화되고 신 중심적으로 대화의 패러다임이 전환된다(Konrad Raiser)는 점이다. 그리하여 제한적 구원론이 아니라 보편구원론으로 나아가는 경향성이 있다.  WCC 신학은 ‘기독론의 우주적 그리스도로의 확대’,  ‘성령론의 우주적 영으로의 확대’, 신론의 모든 종교의 신으로의 확대를 통해 그 ‘보편성’을 강조하고 세계 공동체 형성을 위해서 점차 종교혼합 운동을 촉구하게 된 것이다.

1990년 1월 15일 WCC는 ‘바아르 선언: 다원성에 대한 신학적인 시각들’(Baar Statement: Theological Perspectives on Plurality)을 공식문서로 발표하였다. “사람들은 언제 어디서나 그들 가운데 임재하여 활동하시는 하나님께 응답해왔으며, 그 만남을 그들의 고유한 방식으로 증언해오고 있다. … 사람인 우리가 하나님의 구원의 능력과 활동영역을 제한할 수 없다.”(http://www.cyworld.com/dudrka8888/4734415). 이 명제는 타종교에도 구원이 있다는 종교다원주의를 제창하고 있다.

바아르 선언(Baar Statement)의 핵심은 타종교인들과의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 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구속 활동이 기독교에만 한정되지 않고 타종교에도 있다는 것이다. 삼위일체 하나님께서 만유와 모든 사람들과 모든 종교들 안에 실존하시고 계신 것으로 보고 있는 점에서 1980년대까지의 ‘그리스도 중심적 보편주의’와 ‘기독론적 배타성’을 넘어섰다. 바아르 선언문은 창조주 하나님께서 모든 종교들 안에서 현존하시고 활동하신다고 보고, 타 종교인들과 불신자들에게도 구원의 길이 열려있을 뿐만 아니라 구원을 받는 자들이 있다고 하는 사실을 암시하며, 그 구원이 그리스도의 양 무리 밖에 있는 사람들(요 1:16)에게도 주어질 수 있다. 우리 기독교인들에 나타난 그리스도의 사건은 모든 인류 역사 속에 있는 하나님의 구원의지(딤전 2:4)를 가장 극명하게 표현한 것이다. 그리고 바아르 선언문은 만유와 만인과 타종교들 안에 거하시는 성령의 내재를 말한다. 바아르 선언은 외형상 종교의 다원성(plurality)을 표명하는 것 같지만, 내용적으로는 종교다원주의(religious pluralism) 입장을 취하고 있다. 우주적인 기독론과 보편적인 하나님 나라 개념은 타종교들 안에서의 그리스도를 말함으로써 타종교 안에서 구원의 가능성을 천명한다.

WCC 전 총무 에밀리오 카스트로(Emilio Castro)는 WCC 신학의 다양성을 말한다. “WCC의 공식신학이란 것은 없다. 그런 것은 결코 있을 수 없다. 우리는 한 교회가 아니다. 심지어 산하(傘下) 교회 안에서도 신학의 다양성이 있다.”(Emilio Castro’s Word, One World (January-Febrary 1986), 5). WCC 전 총무 유진 카슨 블레이크(Eugene Carson Blake)도  신앙과 예전의 다원성에 관하여 말한다. “재결합된 교회는.. 신앙의 신학적 형식들의 광범위한 다양성과 예배와 의식과 심지어 비예전적인 예배조차 공교회 안에서 포용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Eugene Carson Blake, “A Proposal Towards the Reunion of Christ’s Church,” The Ecumenical Review 38 (1986), 146.).

바아르 선언이 보편적인 역사와 창조세계 속에 현존하시고 사역하시는 구약의 루아흐 야훼(ruah Jaweh)가 예수의 위격과 사역에 선행(先行)하시고 동행하시며 함께 사역하셨다는 영-기독론(Spirit-christology)을 가져와 보편기독론과 보편구원론을 주장하는 것은 성경적 성령론, 기독론, 구원론의 우주적 성령론, 기독론, 구원론으로의 왜곡이다. 타종교 안에서 하나님의 보편적 현존을 뜻하는 섭리적 현존(providential presence)과 교회 안에서 말씀과 성령과 성례를 통한 특수한 현존을 뜻하는 구원적 현존(saving presence)이 혼동되고 있어 두 개념 사이에 구분이 없다. 이것은 보편적 다원주의로 나가는 것이다. 피터 바이어하우스는 WCC의 종교대화 프로그램이 교회의 연합이 아니라 온 인류의 연합운동으로 확대됨으로 혼합주의 보편종교(synkretistische Universalreligion)가 발생하게 되고, 그리스도의 유일성은 포기되고 오히려 사탄의 역사를 끌어들이게 된다고 경고하였다(P. Beryerhaus, Krise und Neuaufbruch der Weltmission, Bad Liebenzell, 1987. 95-97.).

이번 부산총회에서 고백된 선언문: “함께 생명을 향하여” 문서에서 여전히 반개종주의·종교다원주의 항목이 아래의 문장에서 발견된다.

“93항: 영적 다원주의: 하나님의 영은 생명을 긍정하는 모든 문화 속에서 발견될 수 있다. 성령은 신비로운 방법으로 일하시기에 우리는 다른 신앙전통들 안의 성령의 활동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다. 우리는 생명을 살리는 다양한 영성들 안에 고유한 가치와 지혜가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러므로 진정한 선교는 ‘다른 사람’을 선교의 동반자로 만들며, 선교의 ‘대상’으로 만들지 않는다.
94항: 대화란 종교적 차원에서 볼 때 우리보다 앞서서 구체적인 삶의 정황 속에서 그들과 함께 해 오신 하나님을 만난다는 기대와 더불어 시작할  때만 가능하다”

이 선언서는 영적 다원주의를 선언하고 있다. 부산 총회 선언서는 성령이 신비스러운 방법으로 다른 신앙전통들(불교, 이슬람교, 힌두교 등) 안에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시인하고 있다. 그러므로 선교는 다른 신앙을 가진 자들을 개종시키는 것이 아니라 이들을 선교의 동반자로 만드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종교 대화란 다른 종교 안에 이미 계신 하나님을 만난다는 기대와 더불어 시작한다고 말한다. 종교대화에서  다른 종교 안에 이미 계신 기독교의 하나님을 만난다면 종교적 개종이란 들어설 여지가 없게 되는 것이다. 앞서 이미 여러 차례 언급한 바와 같이 WCC는 모든 종교에 계시는 섭리의 하나님과 기독교 안에서만 구원을 행하시는 구속의 하나님을 구별하지 못하고 혼동하고 있으며, 그리고 하나님의 섭리적 사역과 구속적 사역을 구별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구분의 철폐는 기독교적 제한주의를 넘어서서 보편주의로 나아가며, 이러한 보편주의는 그리스도의 영과 하나님의 영과 성령이 타종교에서 역사하는 영으로 봄으로써 종교다원주의로 나아가는 것이다.

8. 용공 및 게릴라 자금지원?

WCC는 동서 대결이 첨예했던 1948년 창립총회 때 “어떤 인간의 문명이나 이념도 하나님의 단호한 심판을 피할 수 없다”며 복음이 인간의 이념을 우선한다고 천명했다. WCC는 ‘교회의 연합체’로 어떤 특정한 이념을 지향하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인종차별 철폐운동, 인권운동, 사회정의운동, 평화운동을 벌여왔다. 구체적으로 1960년대 남아프리카공화국 인종차별 백인정권에 대항하는 인권투쟁 단체들을 지원하였다. 그리고 인종철폐운동과 독립운동을 지지하는 모든 단체들을 지원하는 가운데서 용공 내지 게릴라 자금 지원이라는 비난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WCC 사람들에게는 악명이 높은 미국의 보수주의자 칼 맥킨타이어(Carl McIntire)의 책 중 공산당 성직자(The Communist Clergy), 공산당에 의해 조종받는 교회(Communist-controlled Churches), 공산당이 집으로 복귀(The Communists Return Home) 등의 자료들이 있는데, 많은 구체적인 정보가 들어 있다. 칼 맥킨타이어는 WCC와 공산주의의 관계를 가장 잘 아는 전문가였다. 동구권의 공산정권 몰락과 이어 1991년 소련연방의 붕괴와 더불어 공산주의가 무너졌지만 1950-60년대 당시 공산권 교회의 지도자들은 서방교회를 이용하여 공산주의를 선전하는 선전요원들이었다(Herman J. Otten, Baal Or God, (New Haven, Missouri: Leader Publishing Company, 1965, chapter 16, Communism, pp. 278-303). 루터교 목사인 헤르만 텐이 발행한 루터교 뉴스(Lutheran News)라는 격주 신문도 WCC 와 공산주의의 관계에 대한 많은 자료를 제공해 준다(Carl McIntire, Servants of Apostasy, Collingswood, New Jersey: Christian Beacon Press, 1955, chapters 6, 7, 8.).

1) 반인종 차별 투쟁 그룹 지원

제4차 WCC 웁살라총회(1968)가 지난 그 다음해에 WCC는 “반인종 차별 투쟁 사업”(Program to Combat Racism)을 진행하여 1970년부터 1986년까지 17년 동안 약 250만불을 ANC(Africal National Congress), SWAPO(South West Africa Peoples Organization), PAC(Pan Africanist Congress on Azania)와 같은 반백인 통치 투쟁 단체들과 테러 기구들에게 지급하였고, 전 세계 30개의 100개 이상 기관에 모두 700만 불을 지급하였다(Lefever, Ernest W. 『암스텔담에서 나이로비대회까지』. 전호진 역, 서울: 한국기독교 교육연구원, 1981, 201.). 원조를 받은 단체들의 다수는 소련의 무기 지원을 받는 나라이거나, 마르크스주의 영향권 아래 있는 행동주의 단체들이었다. 이 막대한 돈은 WCC의 예산과 후원 기금으로 지급되었다( Lefever, Ernest W. 『암스텔담에서 나이로비대회까지』, 57f.).

그리고 필립 포터 총무시절 1975년 나이로비 총회에서 WCC는 백인 인종차별 정권과 싸우는 130개 단체에 대한 자금 지원을 총회적으로 승인하였다. 그런데 실제로는 이 기금의 절반 이상이 공산게릴라 반군에 넘어갔다. 창립교회인 구세군과 아이레 장로교회가 “도착된 인종주의”라고 항의하면서 일시적으로 탈퇴한 일이 발생하였다(1982년 리더스 다이제스트지 “WCC 정체성 해부: 마르크스냐 그리스도냐”, 경향신문 1982년 9월 23일자.).

필자가 독일 유학 시절, 1970년대 독일 튀빙엔의 저명한 신약학자의 딸이 남미에 선교사로 가서 독일교회의 지원금을 게릴라 반군에게 넘긴 것이 독일교회에서 물의를 빚은 사건을 들은 적이 있다. 이는 무장 투쟁단체를 지원한, WCC의 실책이다. 예수님은 칼을 쓰는 자는 칼로 망한다고 하셨고, 평화란 사랑과 용서로 이루어진다고 가르치신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WCC 대변인이 Missio Dei에 대한 그들의 이해에 공산주의 집단들 역시 포함시킨 것은 이상한 일이었다. 이것은 1989/90년 소비에트 시스템의 붕괴를 통해 전 세계가 뒤집어질 때까지 WCC가 선지자적 주장을 한다고 하면서 공식적으로나 모임에서 했던 정치적 선언 중, 공산주의 통치자들이 자행한 억압과 핍박 행위에 대해 다룬 것이 거의 없다는 사실로 귀착되었다. 그런 억압과 핍박은 빼버리고 그저 ‘선택적인 분노’만 표명했다. 이 현상은 북한의 그리스도인 핍박에 관해 침묵을 지키는 듯이 보이는 것에서도 볼 수 있다. 지금까지 그것은 2013년 부산총회 준비 문서에서 ‘쟁점이 되지 않았고’(피터 바이어하우스, “2013년 부산 WCC 총회에 대한 비판적 평가 및 복음주의적 제안,” 한복협 11월 조찬기도회 및 발표회, 기사입력: 2012/11/09 [15:54]  최종편집: ⓒ newspower), 부산총회 마지막 날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대한 선언문에서도 북한인권 개선과 기독교 박해 중단 촉구는 거론되지 않았다.

2) 동구권의 민주화 기여

그러나 우리는 WCC가 공산권 국가의 민주화에 끼친 공헌은 인정해야 한다.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두고 있는 WCC는 제네바에서 동북쪽 교외에 셀리니(Celigny) 마을에 보세이(Boseey)라는 에큐메니칼훈련원을 운영하고 있다. WCC의 모든 정책은 이 보세이를 통해 세계교회에 전파된다. 1948년 WCC가 창설되면서 보세이훈련원 멤버들은 WCC 평신도국에 참여했다. 그리하여 보세이는 세계교회 연합운동의 중심지가 되고, 동구권 공산주의 사회에 있는 교회가 자유세계와 만날 수 있는 유일한 장소가 되었다(교회연합신문, 이슈/ WCC 부산총회에 대한 기대, 2013-10-05 10:49 l 교회연합기자 epnnews@empal.com). WCC는 동구권 1960년대 “인간의 얼굴을 한 사회주의”를 슬로건으로 내걸어 체코의 봄을 가져온 둡체크, 소련의 개혁운동을 벌인 서기장 고르바쵸브, 그 결과로 나타난 1980년대 말 동구권 민주화 등을 지원하였다. WCC의 용공은 선교를 위한 공산주의와의 인도주의적 대화이며, 1950년대 용공과는 다르고, 북한식 공산주의를 승인한다고 보지는 않는다.

“역사의 아이러니는 WCC가 북한의 남침 때에 토론토 회의에서 ‘한국 상황과 세계 질서에 대한 성명’을 통해 공산권 교회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남한을 도왔지만, 1953년 한국에서의 핵무기 사용을 막기 위해 휴전을 지지한 이후로 한국교회로부터 용공집단으로 몰렸다는 사실”이다.(연규홍, “‘개종전도 금지주의’과 ‘성서의 무오성’ 집중 검토,” 김진영 기자 jykim@chtoday.co.kr  입력 : 2013.10.06. 15:55).

WCC는 공산권 교회를 지원하기 위해 회원으로 참여시키며 세계교회와 교제하도록 했다. WCC의 교섭과 활동으로 1983년에 분단 후 처음으로 북한에 성경찬송 5000부가 전달됐고 88년에는 평양봉수교회가 건립됐다. 1986년에는 분단 후 처음으로 북한 그리스도인들을 제네바에 초청해 남북교회가 만났다. WCC는 용공단체가 아니라 공산주의 체제 속에 있는 교회를 지켜온 선교단체다(박성원, “세계교회협의회(WCC) 부산총회 ‘4대 핵심쟁점’ 지상토론, 종교다원주의… ‘일부는 타종교 구원 인정’-‘예수=구주 정체성 확고‘ ”2013.09.05. 21:04, 국민일보 미션란.).

3) 부산총회 한반도 성명서에서 북한 기독교인 박해 중단, 인권개선 언급 침묵

오늘날 북한은 제3대 세습과정을 겪으면서 북한 사회의 인권은 보다 더 어려워지고 있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이번 WCC가 독일 베를린 발-모스코바-베이징-평양-부산으로 연결되는 평화통일열차를 구상하고 이를 실천하여, 베를린에서 출발하여 모스코바와 베이징을 거쳐, 북한의 반대로 평양으로 가지는 못하고, 중국 단둥에서 배를 타고 인천을 통해서 서울을 거쳐 부산으로 왔다. WCC 집행부가 실시한 한반도 평화통일열차 여행에 80여명의 인사들이 참여한 것은 상징성이 있다고 하겠다.

그러나 오늘날 WCC가 “생명의 하나님, 우리를 당신의 정의와 평화로 이끄소서”라는 주제로 총회를 진행하면서 북한이 일방적으로 주민을 굶주려 아사하게 하면서까지 개발한 핵폭탄과 미사일 등 군비 확장과 북한 주민의 인권 침해에 관하여, 1970년대와 같은 보다 강력한 성명을 발표하지 않는 것은 “용공”이라는 누명을 벗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친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을 갖게 된다. 독일의 복음주의 선교학자 피터 바이어하우스는 “(WCC 부산총회의) 많은 참관자들과 제가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부산 총회와 총회를 준비한 사람들이 서울에서 100마일 떨어져 있는 북한의 그리스도인들이 대량으로 그리고 가장 무자비한 방식으로 순교의 죽음을 당하고 있는 사실을 거의 알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북한인권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내지 않은 것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바이어하우스는 북한에서 박해받고 있는 그리스도인의 고통에 대한 WCC 집행부의 침묵과 무관심에 대한 비판과 더불어 아쉬움을 나타냈다. “저는 부산에서 북한의 그리스도인들을 위해서 기도하거나 공감하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 “오히려 총회의 준비자들은 공산주의자들에 의해서 조종을 받는 북한 당국의 교회를 초청하려고 했다.” “부산의 WCC 총회가 북한의 고통 당하는 형제 자매들을 위한 목소리를 높였어야 했을 것” “총회는 주님께서 저들의 신음 소리를 들으시고 참된 통일을 가져다 주시고 예수 그리스도의 의롭고 평화로운 통치 아래서 한 나라를 이루도록 위해서 기도를 했어야 한다.”(피터 바이어하우스 박사, 북한 인권문제 목소리 높였어야,” 기사입력: 2013/11/03 [00:32]  최종편집: ⓒ newspower).

세계교회협의회(WCC)가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에 관한 성명서’에서 끝내 북한의 인권 현실을 외면한 것에 대해, 한국 교계 지도자들이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그간 온건한 입장에서 WCC의 변화를 기대했던 이들에게 실망의 충격을 주있다. “WCC가 (성명서에서 인권 유린의 주체로) 북한을 지목하지 않았다.” “내가 어떤 일이 있어도 (성명서에) ‘북한의 심각한 인권 문제에 대한 우려’와 특별히 ‘종교의 자유가 회복돼야 한다’는 내용이 들어가야 한다고 요청했지만 결국 반영되지 않았다.” “WCC는 성명서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우회했다. 북한에서만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그런 문제가 많다면서 ‘WCC는 바로 그 약자들 편에 서 있다’는 식의 간접적인 표현만 쓴 것” “또 (한반도 평화를 위해) 외세가 다 물러가야 한다고 했고, 핵무기와 핵발전소도 동일시했다. 북한의 핵무기를 없애는 동시에 핵발전소도 없애야 한다고 한 것” “칼은 위험한 물건이지만 그것을 의사가 들면 생명을 살리는 데 쓰일 수 있는데도, 그저 모조리 없애자는 논리”를 사용했다. 이러한 WCC의 평화와 정의 개념은 편파적이다(크리스쳔 투데이, ‘WCC 선도하려던’ 교계 지도자들, 충격 넘어 분노, 김진영 기자 jykim@chtoday.co.kr, 입력 : 2013.11.08. 16:53).
 
9. 동성애 지지 결의?
 
1) 동성애에 대한 공식적 결의는 없음

WCC는 동성애 결의를 공식적으로 한 것은 없는 것으로 안다. WCC는 동성애 문제에 대해 어떤 공식적 입장을 취한 적이 없다. 제7차 캔버라 총회에서 동성애 문제가 제기됐으나 “교회 분열을 야기시킬 수 있는 민감한 문제”라는 판단 아래 어떤 입장도 취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지속적인 연구와 대화의 공간을 제공하는 것으로 정리했다(박성원, “세계교회협의회(WCC) 부산총회 ‘4대 핵심쟁점’ 지상토론, 종교다원주의… ‘일부는 타종교 구원 인정’-‘예수=구주 정체성 확고‘ ”2013.09.05. 21:04, 국민일보 미션란.) 동성애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 안에서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관심으로 받아들이지, 교리적으로 수용하는 것은 아니다.”(연규홍, “‘개종전도 금지주의’과 ‘성서의 무오성’ 집중 검토,” 김진영 기자 jykim@chtoday.co.kr  입력 : 2013.10.06. 15:55)고 한다.

제8차 하라라총회(1988)를 기점으로 WCC는 개인의 성윤리, 혼외정사, 유전자 공학과 성, 에이즈, 콘돔 사용 문제, 성폭력 문제 등을 인권 차원에서 제기했다. 이처럼 WCC가 다룬 성 문제는 인간의 성(性) 전반에 관련된 것이었다. 동성애 문제는 주로 북미나 유럽에 의해 제기되고 있지만, 남반구 교회 대부분은 부정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박성원, “세계교회협의회(WCC) 부산총회 ‘4대 핵심쟁점’ 지상토론, 종교다원주의… ‘일부는 타종교 구원 인정’-‘예수=구주 정체성 확고‘ ”2013.09.05. 21:04, 국민일보 미션란.). 그렇기 때문에 동성애 이슈는 WCC 안에서 쉽게 다룰 수 없는 문제가 되고 있다.

2) 미네아폴리스회의에서 소속 여성회원들의 동성애 축제

그러나 WCC 교단에 속한 여성단체인 재-이미지화(Re-imaging)는 WCC의 후원을 받아 1993년 11월에 미네소타 주에서 미네아폴리스 회의를 개최하였다. 이 회의에서 WCC 회원 교단에 속한 2천명의 여성 대의원들이 동성애 축제를 벌인 것이 물의를 빚었다. 결혼 문화를 동성애 문화로 바꾼다는 것이다. 지금 WCC 회원교단인 미국 장로교·감리교나 영국 성공회에 속한 진보주의자들이 동성애를 지지하고, 동성애 성직자 안수를 허용하여 물의를 빚고 있다. 그러나 WCC 회원인 한국교회는 동성애에 대하여 명료하게 반대의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오해를 불식하기 위해서 WCC는 앞으로 동성애 옹호자들과 급진주의자들, 자유주의자들이 WCC 지원 집회를 주도하는 것을 막아야 할 것이다.

3) 부산총회에서 일부 참가회원들의 동성애 지지 선언

그런데 이와 유사한 사건이 부산총회 기간에 벌어졌다. WCC 2013 부산총회가 열리는 가운데, 동성애를 인정하는 설명회와 동성애자 쉼터 건립을 위한 모금활동이 진행되었다. 미국과 유럽, 인도네시아와 라트비아, 남아공과 우간다 등에서 온 WCC 참석자 50여명이 11월 3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동성애 지지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특히 종교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성소수자에 대한 폭력적 혐오는 기독교가 오랜 전통으로 외쳐온 ‘이웃 사랑’과 전면적으로 배치됨을 다시금 새기고, 한국 사회에 이러한 사회적 폭력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서로 연대하면서 함께 기도한다.” “여기 모인 우리는 앞으로 한국교회가 LGBTQIA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안전한 공간을 마련하기 위한 다양한 교육과 이야기 마당을 마련하고, 각 교단의 정책 결정(policy-making)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기를 요청한다.”

이들 참가자들은 한국 정부를 향해 차별금지법 법제화와 각 학교 및 공공기관 등에 성적 지향 및 성정체성 관련 차별금지 교육 프로그램 마련, 동성애 관련 군형법 조항 폐기 등을 요구했다(크리스천투데이, WCC 참여 성소수자 단체들 “동성결혼 축복해야”,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입력 : 2013.11.04. 22:14, 동성애자 목사 안수 등 제한 폐지도 촉구). 이에 대해 WCC 총무는 공식적으로 동성애에 대한 중립적 입장을 나타냈지만, 일부 참가자들이 서울 중심지에서 동성애 공개지지 선언을 한 것에 대해 WCC측의 아무런 제지나 반대 성명이 없었던 것이다. 이것이 자칫하면, WCC 부산총회가 동성애를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우려를 야기시키는 것이다.

4) 동성애문제대책위원회의 동성애 반대 촉구

이 사건에 대하여 주요 교계 단체들이 참여한 동성애문제대책위원회(상임위원장 이태희 목사, 이하 동대위)가 WCC(세계교회협의회) 총회를 향해 동성애 문제에 대한 올바른 처신을 촉구하면서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WCC 총무는 공식적으로 동성애에 대한 중립적 입장을 나타냈지만, 일부 참가자들이 서울 중심지에서 동성애 공개지지 선언을 한 것에 대해 WCC측의 아무런 제지나 반대 성명이 없다는 데서 동성애에 관한 WCC의 진정성에 의혹을 갖게 한다.” “한국 사회의 전통적 가치를 존중하는 일반인의 보편적 정서와 문화, 첨예한 남북한의 분단 현실을 이해하지 못하면서 동성애를 지지하고 군형법 폐지를 주장하는 것은 한국 국민과 문화를 무시하고 한국의 현실적 필요에 반하는 처사이다”
 
동대위는 “이러한 WCC 일각의 동성애 지지 입장에 대해 대다수 국민들은 강력하게 반대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동대위는 WCC 집행부의 이중적 태도에 대한 유감표명과 함께 북한주민의 인권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이웃 사랑’과 박해받는 이웃의 고통을 덜어주자고 외치는 WCC가 북한인권 문제를 언급하지 않는 것은 참으로 이해할 수 없고 심히 유감스러운 일이다.” “WCC가 인권과 평화를 거론하면서, 동성애자의 인권만 중시하고 2,400만 북한 주민들의 인권문제를 도외시하는 일이 과연 합당한 처사인지 스스로 묻고 각성하라.”(크리스천투데이, “WCC, 동성애자 인권만 중시하고 北 주민 인권 도외시…”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입력 : 2013.11.04. 16:07, 동반국, WCC 향해 “동성애 문제에 확고한 입장 정립” 촉구).

트베이트 총무는 먼저 ‘동성애’ 문제와 관련, “동성애라는 주제가 WCC의 일치를 방해해서는 안 된다”며 “개인적으로 동성애 문제로 인해 상대방을 정죄하는 데까지 나아가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는 “우리는 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대화의 장을 계속 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크리스천투데이, WCC 총무 “동성애라는 주제가 ‘일치’ 방해해선 안돼” 김진영 기자 jykim@chtoday.co.kr, 입력 : 2013.11.08. 17:00)

5) WCC 집행부의 중립적 태도가 지니는 문제점

이번 부산총회에서 트베이트 총무를 비롯하여 총회 지도자들은 “동성애를 인류애적 관점에서 바라볼 것을 주문”하였다. 그러나 동성애는 오늘날 가정 해체의 요인 가운데 하나이며, AIDS 질병의 중요한 전염 경로로 조사되고 있다(AIDS 고위험군 중에서 남성동성애 집단의 추정 감염자가 71.3%로 가장 큰 비율을 차지). 이러한데 WCC 총무가 “동성애에 대하여 지지도 하지 않으나 반대도 하지 않는다”는 중립적인 태도를 표명한 것은, 인류 사회에 대하여 하나님의 정의와 뜻을 분명히 표명해야 하는 기독교 기관으로서 세속적인 풍조에 대하여 따라가는 태도를 보인, 영합적인 태도가 아닌가 생각된다. 동성애에 의하여 하나님께서 세우신 일부일처제도와 가정제도가 무시를 당하게 되었다. 교회는 동성애라는 죄적인 행위와 동성애자라는 죄인을 구별해야 한다. 동성애는 경계하고 성경이 명시적으로 지적하는 죄된 행위 라는 사회적 교육의 처방을 해야 하며, 동성애자는 하나의 병든 인간으로 치유받을 수 있도록 목회적 돌봄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WCC 지도부가 동성애를 하나의 죄로 보지 않고 애매한 태도를 취하는 것은 사회적 죄를 용인하는 것이 되는 것이다.

맺음말

이번 부산총회에서 우리 모두가 보았듯이 WCC는 보수와 진보가 모인 다양한 색깔의 기독교 협의회이요, 개회예배에서 누구나 눈으로 보았듯이 기본적으로는 니케아 콘스탄티노플의 신조를 고백하는 기독교 기구이다. 그 안에는 동성애, 한반도 선언, 선교 선언 등에서 다양한 입장을 지닌 이들이 있다는 것이다. 그 안에는 극보수인 동방 정교회, 온건한 보수인 한국 감리교, 장로교 예장 통합 등이 회원으로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러므로 비회원인 보수진영은 일부 진보진영의 극단한 입장을 일일이 트집 잡아 대화를 거부하거나 정죄하려고만 하지 말고, 오히려 이들을 형제로서 대하며 선의의 대안을 제시하면서 보다 온건하게 나가도록 참여하고 협력하는 것이 요청된다. 이 지상에는 완전한 교회도 기구도 없기 때문이다. 보수진영도 여러 가지 부정부패의 흠을 지니고 있다. 보수교단의 연합체에 일어나는 각종 스캔들 때문에 한국교회가 사회의 걱정거리가 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한국교회는 “「사도신경」을 고백하는 교회”라면 인종과 국적과 지역과 교파를 초월하여 서로 인정하는 성숙한 신앙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기독교 신앙은 역사와 우주를 창조한 삼위일체 하나님에 대한 신앙이므로 한국교회는 보수와 진보가 협력하여 세계 기독교회(WEA와 WCC, WARC, Global Christian Forum 등)와 연결되어 지구상에 오시는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고 이 나라를 대망하고 함께 참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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