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gei 선교칼럼] 우리의 결산을 받으실 이 앞에…

류재광 기자  jgryoo@chtoday.co.kr   |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지나온 날들을 회고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주어진 사역과 사명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를 살피며 내일을 계획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리더십, 사역, 그리고 사역 전략의 중요성을 현장의 삶에서 점검해 본다.

1. 리더십에 대한 묵상

현지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수많은 사역의 문제들을 살펴 보면, 그 원인은 모두 지도자에게 있다. 주어진 환경으로 인한 경우도 많이 있지만, 사역 부분에서 발생하고 진행되는 일은 영적 지도자가 과거에 심어놓은 일들의 결과일 경우가 많다.

리더십이란 강단에 서서 설교한다고 생겨나는 것이 아니다. 목사라는 이름을 가졌다든지, 거룩한 일에 동참한다고 발생하는 것도 아니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원수가 된다든지 서로 비방하고 물고 뜯는 관계가 되는 것은,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사리판단을 분별하지 못하는 지도자 혹은 그러한 자들에 의하여 생긴 결과일 것이다. 공동체를 파괴하고 어렵게 하는 것인데, 이러한 일이 없을 수는 없지만 리더십은 곧 사람을 살리느냐 죽이느냐와 연결되는 것을 보게 된다.

대부분의 리더십은 재정관계에서 가늠해 볼 수 있다. 지도자는 특히 숫자에 대하여 정확하고 분명하여야 한다. 두루뭉수리하게 자기에게 가장 유익하게 사용하면서, 은혜라는 이름으로 무마하고 덮어버리는 영적 지도자들이 많이 있다.  재정에 대한 청지기 의식이 분명하여야 한다.

영적 지도자를 인격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도구 중 하나는 돈일 것이다. 어떤 사람은 너무나 이기적으로 사용하는 일들이 많고, 다른 이는 규모가 없이 이것저것 보는 대로 허황된 소비를 하는 일들이 많다. 어떤 이들은 교회의 재정을 개인의 사리사욕을 채우는 도구로 사용하는 경우나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고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은혜를 오용하는 것으로, 모두 리더로서 결격사유가 될 것이다.

더 나아가 리더십은 책임을 가지고 자기의 일을 정의롭게 완수하는 것이다. 정부나 지자체의 대형 국책사업들이 시작은 화려하고 거창하지만, 나중에는 돈만 먹는 하마가 되고 무용지물이 되어 고발을 당하는 일들이 수없이 반복되는 것을 보게 된다. 단순 무지한 결과이고, 이것 역시 리더십과 연관되어 있다. 현재와 미래를 분명하게 보고 판단하여야 하는데, 본인이 지식이나 분별력이 없으면 다른 사람의 머리라도 빌려서 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익과 감정과 현재 상황에 눈이 멀어 미래를 보지 못한 무책임의 극치를 보게 된다. 이러한 것이 영적인 일에서도 수없이 반복되는 것을 보게 되는데, 리더십은 정의로운 책임을 지는 일이다.

2. 사역에 대한 묵상이다

현장에 따라서 상황이 전혀 다르기에, 논하기가 매우 조심스럽다. 생활이 어려운 지역에서, 또한 사역이 금지된 국가에서, 후진국에서는, 잘 견디고 건강하게 지내는 것만으로도 선교한다고 말할 수 있는, 어쩔 수 없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구태여 견디려고 가는 것은 아니기에, 적극적인 대안과 지혜로운 처신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적당하게 처신하고 지내는 것으로 세월을 허송하거나 자신의 인생을 소비한다면, 악하고 게으른 종으로 책망받을 것이다. 현장 사역자만큼 자유로운 영혼도 없기 때문일 것이다. 시간에 쫓기는 일도 없고, 누가 간섭하거나 통제하는 일도 없고, 순전히 사역자의 신앙양심과 인격과 사명감에 의뢰할 뿐이기 때문이다.

사회에서는 먹고 사는 실제적인 문제로 매우 힘든 시간이나 노동과 갈등 속에 삶을 영위한다. 그런데 사역자들이 특별하게 하는 일도 없이(무노동) 현장에서 세월을 허송하는 것은 매우 무책임한 일이다. 그것은 사회생활이나 노동을 전혀 모르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일상적인 일을 가지고 사역한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 또한 사회에서는 용납되지 않는 일이다. 또 어떤 이들은 본연의 사역보다 부수적인 일에 너무 바쁘게 매달린다.

사역도 일상적인 것이 있고 본연의 것이 있다는 것을 구분하지 못하기에 교회가 함께 쇠락해 가는 것이 아닐까! 일상의 일을 가지고 대단한 일이라도 하는 것처럼 떠드는 경우를 수없이 보게 되는데, 참으로 무책임한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돌이켜 본다. 자기 일에 대한 사회적·공적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한다. 필자는 이것이 항상 부담이다.

3. 전략 사역에 대한 묵상

며칠 전에 현장을 떠나 있던 초창기 사역자를 만나서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사역 초창기에 제자를 훈련하고 세워서 여기저기 흩어 뿌림의 사역을 감당하였던 것이다. 여러 가지 오해도 많았고, 그러한 방법이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경우도 많았지만, 20년의 세월을 지난 오늘에 있어서 100명이 넘는 사역자들이 대표 리더십을 구성하고 국제회의에 동참할 정도로 성장하게 된 이야기를 들었다. 참 멋진 일이고 통찰력 있는 사역이라고 느꼈다.

대부분은 변변하게 해놓은 것도 제자를 세운 것도 없이, 혼자서 당회장이 되어 모든 일을 주도하다 세월만 보냈는가라는 자괴감이 들게 된다. 나름대로 일을 하고 사역을 감당하였다지만, 이제 결산을 하고 평가를 하는 시점에 생각할 생각이 매우 부족했던 것을 보게 된 것이다. 누가 전략적인 전망을 하면서 사역에 임하였느냐, 보이는 일에 집중하고 눈앞의 생각에만 몰두하였는가는, 세월과 역사가 말해 주는 것이다. 역사 앞에 책임을 감당하지 못한 세월의 여한만 남게 되는 것을 생각하게 된다. “오랜 후에 그 종들의 주인이 돌아와 그들과 결산할새”.

살 같이 빠른 세월이 벌써 2013년 마지막 과녁을 향하여 날아가고 있다. 그리고 새해라는 달력을 접하게 될 것이다. 어제나 오늘이나 새해라고 결단하는 순간은 매 같은 날이다. 변한 것도 다를 것도 없는 일상이다. 새로운 결단도 많이 하고 계획도 많이 세우지만, 특별한 것이 없다. 다만 얼마나 자기를 쳐서 복종시키고, 얼마나 실천할 수 있는 실제적인 일인가? 현장이 필요로 하고 전략적인가 하는 것이 새해를 준비하는 기준이 될 것이다. “세월과 역사와 하나님 앞에서 항상 깨어 근신하게 하옵소서” 기도하며 한 해를 마무리해 간다.

현장의 소리, 세르게이 선교사
Lee709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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