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한국교회 연합운동, 희망은 있는가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이효상 목사(미래목회포럼 사무총장).
▲이효상 목사(미래목회포럼 사무총장).

2014년, 한국교회가 헤쳐 나갈 길이 참 멀고 험하다. 마치 어두운 터널을 통과해야 하는 심정이다. 분열과 갈등, 지도자들의 추한 모습으로 교회가 사회를 걱정하는 게 아니라 사회가 교회를 걱정하는 시대가 됐다.

현재 한국교회의 대국민 신뢰도는 20%가 채 안 된다. 이런 신뢰도로는 사회 통합, 소위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다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더군다나 한국교회는 수적 감소, 안티기독교 세력의 저항, 초대형 교회의 역기능, 연합기관들의 사분오열, 비복음적인 세속화와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 그러기에 한국교회를 되살려야 한다는 절박함이 곳곳에서 울리고 있다.

2014년 한국교회가 이 땅의 희망이 되려면 어떤 모습으로 변화되어야 하는지, 사회를 이끌고 갈 지도력과 개혁과 갱신으로 길을 찾을 수 있을지 되묻게 된다.

연합운동은 개교회가 할 수 없는 일을 대변하기 위해 연합하여 한국교회를 보호하고 대사회적 역할을 감당하는 것이다. 그러나 연합운동이 사분오열의 위기에 놓여 있다. 진정 한국교회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나홀로’ 개교회주의나 ‘내 교단 중심’이라는 교권주의에서 자신을 내려놓고 회개와 자성의 심정으로 하나되는 연합하는 자리로 나와야 한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어찌 지체를 찢는 일을 밥먹듯 할 수 있겠는가?

지금 한국교회는 지푸라기라도 붙잡듯, 연합하기 위해서라면 작은 희망이라도 붙들어야 한다. 작은 물방울이 함께함으로 큰 강을 이루는 것처럼, 한국교회는 함께해야 도약할 수 있다. 순교의 피로 세운 한국교회! 한국교회는 연합하기 위해 절체절명의 순교자적 각오가 절실한 때이다. 그동안 하나의 성경, 하나의 찬송가, 하나의 신앙고백, 하나의 주기도문은 한국교회 성도들의 자랑거리이자 긍지이었다. 그러나 이마저 사라지고 있다.

또 새로운 연합기구들 만들려는 일부 정치꾼들의 ‘분열’은 해답이 아니다. 문제가 있다고 단체를 만드는 것이 답이 될 수는 없다. 오히려 한국교회를 병들게 하고 연합된 힘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2014년 한국교회 연합운동, 희망은 있는가?’라고 물어보면 모두들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다. 그만큼 연합이 힘들다는 것이다. 입으로는 연합을 말하면서도 행동은 전혀 다르게 가기 때문이다.

그러나 희망과 기회가 있다. 먼저는 ‘부활절연합예배’에서 희망을 본다. 연합기구의 분열은 함께 드리던 전통마저 깨뜨렸고, 예배 역시 사분오열되고 말았다. 지난해 부활절연합예배는 자그마치 3곳에서 드렸다. ‘연합예배’를 드리면서 ‘예배’조차 하나되지 못하는 부끄러움과 상처만 남겼다. 이런 자성을 안고 올해부터라도 ‘부활절연합예배’는 범교단이 연합하여 하나의 신앙고백으로서의 예배를 드릴 수만 있다면 무너진 연합운동을 복원하고 도약을 기대할 수 있다.

진정 2014년 한국교회, 희망은 있는가? 한국교회는 또 한번의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한국교회에 복음이 전래되고 최초의 선교사 알렌이 입국한지 130주년을 맞이한다. ‘한국기독교 선교 130주년‘이 바로 그것이다. 연합기관이라면 함께해야 한다.

역사란 사람, 그것도 이미 자신에게 할당된 삶을 다 산 사람들을 부활시키는 작업이다. 과거 인물들이 어떤 모습으로 다시 살아날 것인가는 역사가의 판단에 달려 있다. 개개인의 삶이 그 하나하나를 소우주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소중한 것이라면 그에 마땅한 존엄성을 부여해야 할 것이다. 이 땅에서 삶을 마감한 사람들의 존엄성은 더더욱 존중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역사는 과거를 캐내어 현재를 만들어가는 작업이다. 깊고 풍요롭게 기억된 과거는 깊고 풍요로운 현재를 형성하고, 깊고 풍요로운 미래를 예비한다. 현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듯한, 한 세기 전 사람들과 사건들을 기억 속에 되살리는 것이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사람이나 기업이나 사회나 국가나 ‘정신적 곳간‘이 풍요로워야 발전하고 품격이 높아진다.

그런데 복음전래 130주년을 맞이하는 이 나라의 크리스천은 전체 인구의 4분의 1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그 중에서 몇 사람이나 양화진을 기억하고 그곳에 묻혀 있는 450여 선교사들의 이름이나 기억하고 있을까?

한국교회의 과거를 되돌아보며 근대사를 조명하고 현재, 미래의 방향을 설정하는 일련의 과정은 그런 점에서 역사적 의미와 우리의 신앙고백이자 희망의 기초가 된다. 그러기에 오늘의 교회가 이 희망의 기회를 주목해야 할 이유가 있다.

‘이벤트’가 아닌 ‘무브먼트’로서, 나 자신이 죽고 예수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신 계절을 맞아 형제가 연합하여 예배하며, 그 정신으로 초기 선교사들이 전한 복음과 그 복음 안에 담긴 가르침과 삶에서 한국교회가 나아갈 길을 찾는다면, 한국교회는 그래도 아직 가능성과 희망이 있지 않겠는가.

/이효상 사무총장(미래목회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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