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임·낙태·女신부… 가톨릭 신자들, 교리 관련 입장 분분

LA=김영신 기자  news@christianitydaily.com   |  

설문조사 결과 공식 입장과 차이 많아

최근 한 조사 결과, 가톨릭 내에서도 각종 교리에 대해 신자들의 찬반 입장이 분분한 것으로 확인됐다. 가톨릭은 “교황의 결정은 성령의 은총에 따른 것이기에 오류가 있을 수 없다”는 교황무류성(敎皇無謬性, Papal infallibility)을 주장하기에, 교황의 교리 해석이나 발표는 대부분의 경우 신앙의 중요한 지침으로 여겨 왔다.

그러나 최근 5개 대륙 12개 국가 가톨릭 신자 12,048명을 대상으로 한 유니비전의 설문조사에서 78%의 신자들은 피임 기구 사용을 지지했다. 전통적으로 가톨릭은 “성은 쾌락의 도구가 아니라 생명 탄생의 과정”이라는 입장에서 피임에 반대해 왔다. 특히 사후피임약은 정자와 수정된 난자가 자궁에 착상하는 것을 막기에 사실상 낙태라고 간주해 왔으며, 콘돔은 쾌락을 위한 성관계를 조장한다는 측면에서 반대해 왔다.

그런데 보수적 가톨릭 교세가 강한 남미에서조차 무려 91%가 피임 기구 사용을 지지한 것이 충격적이다. 피임에 대한 지지가 가장 낮은 곳은 아시아 최대의 가톨릭 국가인 필리핀으로, 31%에 그쳤다.

또 “이혼했거나 가톨릭 교회 밖에서 재혼한 사람은 죄 가운데 살고 있기에 성찬에 참여할 수 없다”는 교리에 대해서도 논쟁이 심했다. 유럽에서는 19%, 남미에서는 30%만이 이 교리에 찬성했다. 그러나 아프리카에서는 75%가 이 교리에 찬성하고 있었다.

가장 큰 논란 중 하나인 여성 신부 서품에 대해서는 전체 45%가 가능하다고 답했다. 그러나 유럽은 30%, 미국의 36%가 이를 반대했다. 아프리카의 경우는 무려 80%가 “여성은 신부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동성결혼에 대해서는 미국 가톨릭 신자 중에서는 40%가, 아프리카에서는 무려 99%가 반대하고 있었다.

낙태는 무조건 허락되어야 한다고 보는 사람은 8%, 산모의 생명 등 특정한 조건 하에 허락되어야 한다고 보는 사람은 57%였으며, 33%는 결코 안 된다고 보고 있었다. 무조건 혹은 특정 조건 하에 허락되어야 한다는 이들이 미국에서는 76%, 필리핀에서는 27%, 우간다에서는 35%로 나타났다.

또 가톨릭 신자들의 50%는 신부의 결혼을 허용해야 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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