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 것이 되었도다(고린도후서 5장 17절)”.
1974년 1월 17일에 중앙정보부로 잡혀간 우리 일행은 서대문 구치소에 수감된 후 밤마다 남산기슭에 있는 중앙정보부 조사실에서 두 달여 조사를 받았다. 힘든 조사가 끝날 무렵이었던 2월 23일은 늦추위가 와서 몹시 추운 날이었다.
내가 수감되어 있던 독방은 햇볕조차 들지 않는 응달 방이었다. 추위가 심하여지니 마치 바늘이나 칼로 다리뼈를 후벼 파는 듯한 고통이 찾아왔다. 나는 추위를 이기려고 성경을 펴고 성경 속에서 ‘불’자를 찾으며 시간을 보내고 추위를 이기려 하였다. 구약성경에서부터 ‘불’자를 차례로 찾아 읽어오던 중에 누가복음 12장 49절에서 이전에 읽지 못하였던 불에 관한 말씀을 읽게 되었다.
“내가 세상에 불을 던지러 왔노니 이 불이 이미 붙었으면 무엇을 더 원하리요”.
하나님이신 예수께서 세상에 왜 오셨느냐? 세상에 불을 던지러 오셨다는 것이다. 그 불로 세상의 부조리와 모순을 태우고 백성들의 허물과 죄를 불태우고, 인간을 인간답지 못하게 하고 세상을 병들게 하고 부패하게 하는 모든 것을 태워 없애려 세상에 왔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간절히 간절히 기도드리기 시작하였다.
“세상에 불을 던지러 오신 예수님 내가 추워서 견딜 수가 없으니 나에게 불을 좀 던져 주시옵소서”.
드디어 사도행전 2장에서 오순절 성령의 불이 임하여 교회가 시작되어진 말씀을 읽을 때에 나에게 하늘로부터 임하는 성령의 불이 임하였다. 추위가 가시고 온 몸과, 방이 훈훈하여지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시작된 따듯함이 4시간여 계속되었다. 그리고 그날 밤 잠자리에 들었을 때 발에 동상까지 말끔히 치유된 것을 알게 되었다. 감격에 넘친 나는 찬송을 부르다, 기도를 드리다. 울다 웃다 밤을 새웠다. 그리고 다음 날 하루를 금식하며 지냈다. 낮 시간 금식하며 읽은 말씀이 고린도후서 5장 17절이다.
“그런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 것이 되었도다”.
이 말씀을 읊조리고, 곱씹으며 오후 시간을 보냈다. 2월 23일 이전의 나는 십자가 밑에서 죽고 새 사람, 새 인격, 새 존재, New Being이 된 것이었다. 그래서 감격의 눈물을 쏟으며 기도드렸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이전까지 철없이 육으로 살아온 나는 오늘 이 방에서 죽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실 때에 나도 같이 죽었습니다. 이제 예수님 안에서 새 사람으로 시작합니다. 예수님 안에서 새 것이 되었습니다. 나를 새 일꾼으로 받아 주시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