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동성결혼 판결한 美 오하이오 판사, 탄핵안 제출돼

LA=김영신 기자  newspaper@chtoday.co.kr   |  

미국 오하이오 주의 동성결혼 금지 헌법에 상반되는 판결을 내리겠다고 공언한 판사에 대해, 한 하원의원이 탄핵안을 올렸다.

오하이오 주는 2004년 주민투표에서 61.71%의 지지를 얻어 동성결혼을 헌법으로 금지했다. 그러나 연방지방법원의 티모시 블랙 판사는 “오는 4월 14일까지 ‘다른 주의 동성결혼 증명서를 인정하라’고 판결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판결은 오하이오 주에서도 동성결혼을 시행하라는 명령은 아니지만, 동성결혼이 합법화된 타주에서 부부의 지위를 가졌던 동성 커플은 오하이오 주에서도 동일한 혜택을 누려야 한다는 것이다.

타주의 동성결혼을 인정하라는 말은, 결국 동성결혼 합법화와 동의어에 가깝다. 이 주에 거주하는 동성애자들이 타주에 가서 결혼증명서를 발급받은 후 다시 원거주지로 돌아오면, 이들은 해당 주에서는 불법인 동성결혼 상태를 합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불법이지만 합법적인 부부 지위를 얻게 된다.

이에 대해 존 베커 주 하원의원은 “블랙 판사는 개인의 정치적 편견으로 법리를 대체하려고 한다”고 비난하며 “블랙 판사의 판결은 주 헌법과 연방 헌법을 모두 위반한다. 오하이오 주 헌법은 동성결혼을 금지하며, 수정헌법 10조에 따르면 헌법에 의해 연방에 위임되지 않은 권한은 각 주가 보유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베커 하원의원은 블랙 판사의 판결이 직권 남용에 해당하며, 그의 친동성애적 성향으로 인해 중립성을 잃고 있다고 보고 있다.

베커 의원은 탄핵안을 의회에 제출했고, 해당 위원회의 심의를 기다리고 있다. 한편 블랙 판사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임명한 연방판사다. 일반적으로 연방판사는 종신직으로, 스스로 사임하거나 사망하지 않는 한 임기에 제한이 없다. 다만 범죄 등의 사유로 하원이 탄핵하고 상원이 유죄를 인정할 경우에는 강제로 사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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