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년간 4전5기… 세르파족 성경 번역 이야기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GBT선교회 14번째 번역 완료하고 봉헌

▲성경 번역의 밤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 강혜진 기자
▲성경 번역의 밤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 강혜진 기자

성경번역선교회(GBT선교회)가 19일 서빙고 온누리교회 한동홀에서 ‘노래와 이야기가 있는 성경 번역의 밤’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남아시아 ‘세르파족’ 언어로 성경 번역을 완성하여 하나님께 봉헌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상룡·이혜련 선교사 부부는 지난 26년간 남아시아 세르파족의 언어·문화를 배우며 복음을 전하고 성경을 번역한 이야기와, 그 과정 중에 역사하신 하나님의 은혜를 간증했다. 이상룡 선교사는 성균관대학교 영문과 재학 시절 선교에 헌신했고, 고려신학대학원을 졸업한 1986년에 GBT 선교사로 허입되어 1988년 남아시아 세르파족 사역을 시작했다.

히말라야의 높은 산 속에는 30만명 가량의 세르파족이 살고 있다. 이들 중에 복음을 접한 사람은 극히 일부였고, 복음을 들어봤던 사람들도 자신의 마음으로 이해할 수 있는 성경을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믿음의 뿌리가 깊지 않았다. 하나님께서는 세르파족을 결코 포기하지 않으시고, 당신의 사람들을 1967년부터 끊임없이 보내셔서 그 사랑을 전하게 하셨다.

▲패널로 나선 (왼쪽에서 두 번째와 세 번째) 이상룡 선교사와 안드레 선교사. ⓒ 강혜진 기자
▲패널로 나선 (왼쪽에서 두 번째와 세 번째) 이상룡 선교사와 안드레 선교사. ⓒ 강혜진 기자

이상룡·이혜련 선교사는 사실 세르파어 성경 번역을 위해 다섯 번째로 온 팀이었다. 첫 번째 팀은 47년 전인 1967년에 온 호주 출신의 질스트라 선교사 부부였다. 이어 1968년에 미국 출신의 고든 선교사 가족이 두 번째 팀으로 사역을 시작했으나, 극한 환경 속에서 건강이 악화되어 남태평양 지역으로 선교지를 옮기게 됐다. 세 번째로 1970년 독일 출신의 세털런드라이어 선교사 가정이 배턴을 이어받았으나, 마가복음을 초역하던 중 강제 추방을 당했다. 1984년 노르웨이 출신의 웬들 선교사 부부가 네 번째 팀으로 왔으나 불의의 사고를 당하고 질병에 걸려, 세르파어 성경 번역은 중단되는 듯했다. 이 선교사 가정이 도착한 것이 바로 이 무렵이었다.

이상룡 선교사는 “당장 실적이 보이지 않는 일을 수십 년 계속하는 것이 고통스러웠다. 시편 66편 ‘나의 영혼아 잠잠히 하나님만 바라라’는 구절을 통해 가장 은혜를 받았다”면서 “특별히 ‘용서’와 ‘사랑’이라는 단어를 번역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세르파족 문화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용서’라는 단어가 없었고, ‘인간을 사랑하는 신’이라는 개념은 매우 생소했기 때문에, 하나하나 설명을 해주면서 가르쳤다”고 간증했다.

하나님께서 이 선교사 가정을 통해 크고 작은 열매를 거두게 하셨다. 1993년 당시 그리스도인이 거의 없었던 세르파족에서 기독교 공동체인 세르파 펠로우십(Sherpa Fellowship)을 시작했고, 1999년에는 공용어인 N어-한국어 사전, 2000년에는 N어 회화집을 각각 집필했다. 그리고 마침내 2013년 말 세르파어 신약성경 번역을 완료, 2014년 4월 출판했다.

GBT는 세르파 신약성경을 봉헌함으로써 공식적으로 14번째 성경 번역을 완료했으며, 현재도 54개 언어로 번역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세르파족 언어로 번역된 성경. ⓒGBT 선교회 제공
▲세르파족 언어로 번역된 성경. ⓒGBT 선교회 제공

이날 이재환 목사(온누리교회)는 “완역된 성경을 통해서 데살로니가 교회에 나타났던 놀라운 말씀의 역사, 성령의 역사가 일어나길 원한다”며 “말씀의 역사가 확대되고 확장되는 능력이, 각 언어 성경을 통해 확장되기를 바란다”고 설교했다.

한편 소프라노 김윤지 교수, 하피스트 이교진 등이 하나님께 감사하는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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