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가족, 죄책감 심화되지 않게 돌봐줘야”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감리교대책위, 안산에서 ‘치유와 회복을 위한 세미나’ 개최

▲제1차 ‘세월호 참사 치유와 회복을 위한 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다. ⓒ강혜진 기자
▲제1차 ‘세월호 참사 치유와 회복을 위한 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다. ⓒ강혜진 기자

세월호 참사 감리교대책위원회(위원장 박계화 감독)는 3일 오전 10시 안산성광교회에서 제1차 ‘세월호 참사 치유와 회복을 위한 세미나’를 개최했다.

1부 예배와 2부 세미나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감리교회 5개 지방 목회자·평신도 지도자 등이 참석해, ‘이웃의 아픔에 함께하며 애통해하는 교회’(롬 12:15)를 주제로 세월호 참사 이후 치유와 회복의 길을 모색했다.

2부 세미나는 전형범 목사(교육국 총무직무대리)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이기춘 박사(감리교목회상담센터)와 손운산 박사(감리교목회상담센터)가 강의를 맡았다.

▲이기춘 박사. ⓒ크리스천투데이 DB
▲이기춘 박사. ⓒ크리스천투데이 DB

‘재난의 위기 앞에 선 자들을 위한 교회의 역할’을 주제로 강의한 이기춘 박사는, 자살예방센터 ‘생명의 전화’ 사역을 30년간 해온 상담 전문가로서 ‘자살을 어떻게 예방할 수 있을 것인가’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한국은 인구 10만명 당 31.5명이 자살해, 전 세계에서 자살률이 가장 높다. 한 해 전 세계 자살자 150만명 가운데 한국인이 1만5천명이다. 또한 자살의 동기도 충동적인 경우가 많다. 특히 20~30대 청년들의 사망 원인 중 1위가 자살이다. 힘들게 대학을 나와도 취직이 어렵고, 여러 가지 어려운 환경을 겪다 보니 자살을 시도하는 것이다.

자살을 촉발하는 위험 요인으로는 ▲이전에 시도해 본 자살 연습의 경험이 회상될 때 ▲우울과 불안이 극심할 때 ▲자살을 실현할 도구나 환경이 준비되어 있을 때 ▲자신의 자살이 가족들에게 끼칠 영향을 심각하게 생각할 때 ▲초조와 불안 상태에서 갑자기 모든 것을 포기하고 차분해질 때 ▲가족 중에 자살한 사람이 있는 경우 ▲자신의 무가치성을 되풀이하여 강조할 때 ▲가족의 건강·재정 등이 극도로 악화된 상황일 때 ▲죽은 가족에 대한 죄책감이 심화될 때 ▲타인의 도움을 극구 거절할 때 ▲봄이나 이른 아침, 또는 월요일과 화요일이 될 때 등이 꼽혔다.

이 박사는 특히 가족의 사망을 경험한 경우 죽은 가족에 대한 죄책감이 심화되면 2~3년 이내 자살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세월호 유족들도 잘 돌봐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 박사는 “자살할 사람들은 공중전화 부스를 찾는다. 죽기 전에 꼭 예방센터에 전화를 한 번씩 한다. 자살을 시도하려는 사람 10명 중 8명은 자살 신호를 보낸다. 따라서 자살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죽고 싶지 않으니 누군가가 붙잡아 달라’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또한 “자살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대화를 허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긍정적인 결과를 나을 수 있다. 너무 심각한 사람은 말도 하지 않는다. 자살 의도자들은 공개적으로 이야기할 때 오히려 솔직해진다”면서 상담의 실례를 들기도 했다.

이 박사는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들에 대해 미쳤거나 또는 정신적으로 병이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들이 모두 정신질환자라는 진단을 내릴 수는 없다. 다만 스트레스를 강하게 받고 있을 뿐”이라면서 “자살에 대한 생각이나 느낌은 나이·계층·종교에 관계 없이 누구나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박사는 “자살 의도자가 ‘죽겠다’ ‘힘들다’등 부정적인 언어를 자주 사용하거나, 고개를 흔들고 가슴을 치거나 부정적인 행동을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언어와 비언어를 아우르는 전심전력의 ‘경청’으로 자살의 원인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특히 자살의 의도·방법·준비·시도 등 위험성을 평가하여, 위험성이 높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즉시 가족이나 친지한테 이 사실을 알리고 홀로 내버려 두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박사는 “등잔 밑이 어둡다는 속담처럼, 최근에는 가족들끼리 대화가 없기 때문에 서로 심각한 상황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즉시 상담 전문가를 만나도록 주선하거나 자살예방센터에 알리고 경우에 따라 응급실로 동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박사는 마지막으로 “유행병학박사이며 신학박사인 제임스 빌링스는, 자살을 시도하여 입원했던 사람들을 퇴원 후 5년 동안 추적하고 충격적인 사실을 확인했다. 자살 문제로 정신과 치료를 받은 사람들이, 치료를 받지 않은 사람들보다 자살률이 훨씬 높았다는 것이다. 이는 전문가의 갑옷과 분석의 거리감 때문이었다. 자원봉사자로서 자살을 예방하는 일에 공헌하려면, 자살 문제로 고민에 빠진 사람들의 곤경을 경청하고 인간적인 애정과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슬픔과 분노와 절망 시대의 돌봄 목회’라는 주제로 발표한 손운산 박사는 “한국교회의 패러다임을 치유하는 목회로 바꿔 보자. 절망과 슬픔에 대해 충분히 아파한 다음 10년 동안 치유 목회를 하면, 한국교회가 크게 변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세미나에 앞서 드린 예배는 양우석 감리사(안산서지방)의 사회, 이재철 감리사(안산남지방)의 기도, 천무필 감리사(안산동지방)의 성경봉독, 박계화 감독(경기연회·세월호 참사 감리교대책위원장)의 설교, 광고, 축도 순으로 진행됐다.

‘내가 가서 고쳐주리라’(마태복음 8:5~13)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한 박계화 감독은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이제는 치유와 회복 대책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세월호 참사로 인해 고통받는 이들을 긍휼히 여기는 마음을 가지고, 그들을 위해 강청하면서 기도하자. 하나님께서 감동하시면 그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실 것이다. 상처받은 영혼들을 치유하고 회복시키고 어루만지고, 그들이 일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우리의 할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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