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국가 개조에 있어서 크리스천의 역할

류재광 기자  jgryoo@chtoday.co.kr   |  
▲김병구 장로(바른구원관선교회).
▲김병구 장로(바른구원관선교회).

세월호 참사는 그동안 대한민국에 적폐되어온 부정부패가 낳은 후진적이고 치욕적인 얼굴을 온 세계에 드러냈다. 대통령을 비롯하여 전 국민이 국가를 개조하여야 한다는 데에 의견의 일치를 보이고 있다. 국가 개조란 일견 국가의 시스템과 제도를 바꾸는 것이지만, 제도와 시스템을 아무리 훌륭하게 개조하더도 이를 운영하고 그 운영에 참여하는 국민 개개인이 순리와 양심에 따라 행동함 없이는 참다운 국가 개조가 이루어질 수 없을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는 삶을 살라고, 우리의 착한 삶을 보고 세상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고 명령하신다. 그러한 명령을 수행할 수 있도록 예수님을 구주로 믿어 영접하는 자를 영적 새 생명으로 거듭나게 하시고, 성령께서 내주하시어 인도하시고 도우심으로 예수님을 닮아가는 성화의 경건한 삶을 살게 해 주신다. 그러므로 육신의 정욕에 따라 사는 불신자들을 순리와 양심에 따라 살아가게 함으로써 명실상부한 국가 개조가 이루어지려면, 우선 크리스천들이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여 삶의 모범을 보이는 일이 필수적이다.

한국의 크리스천들은 1907년 성령강림 부흥을 이루는 영적 성화의 삶을 살았으며, 일제 하에서도 3.1 운동을 포함한 독립운동과 각종 사회민족운동을 주도하여 온 자랑스런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1960년대 경제개발계획의 추진이 본격화되면서 물질·물량주의가 교계에 쇄도하기 시작하였으며, 대부분의 목사들은 교회의 양적 성장을 위하여 복음을 편파적으로 설교하는 경향을 보이기 시작하였다. 믿기만 하면 천국에 간다는 값싼 은혜론과 사탕발림 복음이, 행위가 있는 믿음과 말씀에 순종하는 성화의 삶을 사는 믿음이어야 천국에 갈 수있다는 온전한 복음을 몰아내고 한국교회의 강대상을 점령하게 되었다.

그러한 설교는 전 세계 복음주의 교회들이 신조로 헌법에 규정하고 있는 웨스트민스터신조를 반영한 예수교장로회 헌법 신조 9 “너희의 죄를 회개하고 주 예수 그리스도를 자기의 구주로 믿고 의지하여 본받으며 하나님의 나타내신 뜻을 복종하여 겸손하고 거룩하게 행하라 하셨으니 그리스도를 믿고 복종하는 자는 구원을 얻는다”를 정면으로 위반하지만, 물량주의와 탐욕을 이기지 못한 목회자들은 자신들이 선서한 교회 헌법조차도 준수하지 않고 편파적 복음을 가르침으로써, 수많는 신자들을 넓은 문으로 인도하는 죄를 범하여 오고 있다.

옥한흠 목사는 2007년 성령 100주년 기념예배에서 자신의 그러한 죄를 눈물로 회개하고, 그러한 죄를 짓지 않은 목회자가 얼마나 되느냐며, 모두 회개하자고, 그래야만 행위가 없어 죽은 계시록의 사데교회와 같은 한국교회가 살아날 수 있다고, 목회자들의 회개를 권면하였다. 현장에서는 아멘 소리가 우렁찼지만, 그 후 옥 목사는 많은 목사들에게서 “좋은 날 왜 그런 설교를 했느냐”고 비난과 핀잔을 받았다. 안타깝게도 변질된 복음 설교에 대한 목회자들의 회개는 일회성으로 끝나고 말았다.

오늘날 한국교회에는 “여러분은 에수를 믿고 구원을 받았으니 깡패가 되더라도 반드시 천국에 간다”고 설교하는 목사들이 적지 않다. 그리고 대부분의 목사들은 “우리는 구원을 받기 위하여 경건한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구원을 받았으므로 경건한 삶을 살아야 한다”고 설교한다.

성경은 칭의-성화-영화의 3단계 구원을 가르치고 있다(롬 6:22). 그러므로 위에서 목사들이 언급하는 구원이 첫 단계인 칭의, 곧 거룩하게 여김을 받으므로 성령으로 새로운 영적 생명으로 거듭난다는 의미의 칭의 구원을 의미한다면 옳은 말이다. 그러나 그러한 목사들이 언급하는 건 종국적 구원인 영생을 의미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칭의 구원을 받은 후에 경건한 삶에 진력하지 않으면 구원에서 탈락함을 설교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은 예수를 구주로 영접하여 믿음으로 영생은 이미 얻었으며, 경건한 삶을 사는 것은 천국에 가서 상급을 받기 위하여서라고 가르치는 것이다.

그러나 성경은 하나님께 구원의 은혜를 누렸던 사람도 불순종이나 나태함으로 잃어버린 바 될 수 있다고 가르친다(히 6:4~6, 고전 9:27, 갈 5:4, 빌 2:12, 히 10:26~29). 성경에 기록된 많은 실례들은 인간의 불신과 반역, 고의적인 불경에 의하여, 인간을 구원하시려는 성령의 역사가 거절되거나 소멸될 수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행 7:51, 살전 5:19).

“한 번 빛을 받고 하늘의 은사를 맛보고 성령에 참여한 바 되고 하나님의 선한 말씀과 내세의 능력을 맛보고도 타락한 자들은 다시 새롭게 하여 회개하게 할 수 없나니 이는 그들이 하나님의 아들을 다시 십자가에 못 박아 드러내 놓고 욕되게 함이라”(히 6:4-6)

문제는 칭의 구원을 받은 후 성령의 인도와 도우심에 순종하여 경건한 삶을 사는 데에 진력해야 영생을 얻는다는 웨민신조의 구원 교리와, 칭의 구원이 곧 영생이라고 하는 칼빈의 구원 교리는, 신자들의 삶에 판이한 영향을 끼치는 데에 있다. 성화의 과정을 통하여서만 영생을 얻는다고 믿는 신자는 성화의 삶에 진력하게 마련이지만, 이미 영생을 얻었다고 믿는 신자가 육신의 정욕을 억제하고 거룩한 삶에 진력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수십 년 동안 믿기만 하면 구원받는다는 설교를 해온 목회자들, 그리고 그런 설교를 들어온 한국 크리스천들의 사회적 평가는 위의 생각이 옳음을 증명해 준다. 목사들이 세상에서 성직자로 여김을 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 그리고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킨 사건에 장로나 집사가 결부되지 않는 경우가 드문 현실을 우리는 부정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경건한 삶으로 세상 사람들의 모범이 되는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함으로써 국가 개조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우선 목회자들이 말씀에 순종하는 경건한 삶에 진력함으로써 영생을 얻을 수 있다는 성경의 통전적 구원관, 즉 교단의 헌법에 규정된 웨스트민스터 신조에 일치하는 구원관을 설교하는 일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옥한흠 목사님의 육성회개 바로가기

<영원한 성공을 주는 온전한 복음> 저자 김병구 장로(바른구원관선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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