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주의 단체들 “징계 조치 없을 시에는 위기 직면할 것”
영국성공회 사제가 자신의 동성 파트너와 결혼식을 올렸다. 영국성공회 성직자의 동성결혼은 역사상 2번째다.
현재 영국성공회는 동성결혼을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첫 번째로 동성과 결혼식을 올린 사제는 사제권을 박탈당할 위기에 놓였다.
가디언(Guardian)의 보도에 따르면, 웨스트 햄프스테드에 위치한 세인트제임스 교회 교구 목사인 앤드류 카인(Andrew Cain)은, 지난 21일(현지시각) 자신의 동성 파트너인 스테판 포레슈(Stephen Foreshew)와 결혼식을 올렸다. 카인은 자신의 트위터에 결혼식 사진을 올려 이 사실을 알렸다.
앞서 성당 참사회원이자 병원 원목으로 일하는 제레미 펨버튼(Jeremy Pemberton) 목사는, 지난 4월 자신의 오랜 파트너인 로렌스 커닝턴(Laurence Cunnington)과 영국성공회 사제로서는 처음으로 동성결혼식을 올렸다.
팸버튼은 영국 보건당국에 고용된 자로서 병원 내의 목회는 지속할 수 있으나, 교구 내 예배를 집전할 수 없게 됐다는 사실을 이미 통보받았다. 이에 따라 사우스웰 및 노팅햄 리차드 인우드 주교(Bishop of Southwell and Nottingham Richard Inwood) 출신 사제로서의 권한을 박탈당했다.
영국 정부는 지난 3월 동성결혼을 법적으로 인정했으며, 영국성공회의 저스틴 웰비(Justin Welby) 캔터베리 대주교는 이를 새로운 현실로 받아들였다. 주교 의회(the House of Bishops)는 지난 2월 작성한 문서에서 “영국에서의 동성결혼은 이제 새로운 현실이다. 영국성공회의 삶과 규율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리는 오늘날 교회를 위한 목회적 가르침 가운데, 예수 그리스도의 증인으로서 구별되면서도 자애로운 모델을 찾길 원한다”고 밝혔다.
펨버튼 목사의 결혼 이후, 영국의 보수주의 단체들은 “이에 대한 제재 조치가 없을 경우 교회가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개혁복음주의 단체의 대표인 로브 토마스(Robe Thomas) 목사는 지난 4월 “교회 내 일부에서, 동성애에 대한 태도를 바꾸어야 한다는 압박감이 존재한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이에 대한 분명한 규율이 없을 경우, 이는 무책임한 것이며 이를 통해 교회 내 위기를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가디언은 “교회 당국은 사제들이 합법적인 결혼에서 이탈하는 것을 막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카인 목사는 자신의 직위를 잃지 않기 위해 법적인 보호를 구할 수 있다. 공식적으로 동성결혼을 인정한 사제들은 특정 지위는 유지하더라도 다른 교구 내에서 직업을 찾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노르위치 사제인 그래함 제임스 목사는 이미 사제들의 블랙리스트를 유지해 달라는 요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