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 칼럼] 북한선교 중심기관의 필요성

류재광 기자  jgryoo@chtoday.co.kr   |  
▲최광 목사(열방빛선교회 대표, 황금종교회 담임).
▲최광 목사(열방빛선교회 대표, 황금종교회 담임).

북한선교는 크게 보면 두 가지 방향에서 진행됩니다. “정문선교”라고 불리는 방식이 있고 “후문선교”라고 불리는 방식이 있습니다.

“정문선교” 방식은 남한의 교회와 단체들이 북한정권 및 단체들과 협력하여, 북한에 필요한 물질적인 후원과 선교활동을 진행합니다. 합법적인 방식이기에 위험부담이 전혀 없습니다. 이런 방식의 선교는 북한정부가 건립한 “봉수교회”나 “칠골교회”를 후원하기도 하고, 북한정부가 소개하는 가정교회를 시찰·후원하고 또한 북한의 낙후된 병원들을 후원하고 고아원을 세우기도 합니다.

“후문선교” 방식으로 일하시는 분들은 중국에 있는 탈북자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그들을 다시 북한으로 들여보내 지하교회를 만들거나, 북한에 있는 지하교회를 통해 굶주리는 북한주민들을 후원하는 사역을 진행합니다. 이들은 직접적으로 북한주민들을 대상으로 사역을 진행하지만, 비합법적인 방식이기에 위험부담이 큽니다.

두 방향의 북한선교가 딱히 언제부터 시작되었다고 말하기는 힘들지만, 대부분 북한에 아사자가 대량으로 발생하고 대량탈북이 시작되던 90년대 후반부터라고 보입니다.

후문선교 방식을 선택한 교회와 선교사들은 북한선교에 대해서 낙관적으로 생각했습니다. 말이 통하는 같은 민족이고, 중국에서 의지할 곳이 없어 방황하고 굶주려 있는 사람들이기에, 저들에게 먹을 것과 입을 것을 공급하고 보호해주고 사랑해주면서 복음을 전하기만 하면, 쉽게 하나님을 영접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기대와 달랐습니다. 아무런 경험이 없이 풍성한 자금력을 앞세워 의욕적으로 시작한 많은 사역들은, 우리에게 성과보다는 실패와 좌절, 수정해야 할 많은 문제들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정문선교 방식의 영역에서도 어려움은 동일하게 나타났습니다. 북한은 심각한 통제국가입니다. 북한의 보위부는 정권 유지를 위해서 자국민들에 대해 이중삼중의 보이지 않는 감시를 하고 있습니다. 외국인들에 대해서는 더 삼엄한 경계와 감시를 하고 있습니다. 외국인들이 북한에서 만날 수 있는 사람과 볼 수 있는 모든 것들은 북한 보위부가 준비하고 허락한 것 뿐이었습니다. 복음을 전하기 위한, 북한주민들과의 인격적이고 심층적인 만남은 불가능했고, 북한의 병원이나 고아원들에 대한 물질적인 후원도 실정을 잘 알지 못하고 진행하였기에 성과가 그렇게 많이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어떤 영역에서도 뚜렷하고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였습니다.

십수 년의 과정 속에서 한국교회는 북한선교가 얼마나 어려운지 그 실체를 알게 되었습니다. 말은 통하지만 마음은 굳게 닫힌 사람들, 동족이지만 외국인보다 더 이질적인 생활습관과 사고방식을 가진, 10년 동안 한없이 퍼주며 함께 먹고 생활했지만 여전히 이웃이 아닌, 적으로만 우리를 바라보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의욕적으로 북한선교를 시작했던 많은 선교사들이, 10년이 지나서야 북한선교는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북한선교의 특성상 많은 경우 은밀성을 요구합니다. 이로 인하여 “듣지 마라” “보지 마라” “무조건 후원하라” 했고, 또 그런 방식으로 오랫동안 후원하고 있기에 어디서 누가 도대체 어떤 일을 하고 있고 어떤 성과가 나오는지도 분명하게 알 수 없고, 상황은 혼탁하고 성과는 보이지 않는 상황이 지속되었습니다. 이러다 보니 북한선교에 열의를 가지고 있는 교회들마저 과감하게 헌신하거나 열정을 발휘하지 못하고, 의욕을 점차 잃어버린 상황이 되었습니다. 거기에다 수많은 단체들과 선교사들이 각기 나름대로 중구난방으로 일을 벌이고 진행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북한과 북한 사람들에 대한 이해가 별로 없이 의욕만 충만한 상태에서 사역을 진행하다 보니, 시행착오도 혼란도 부작용도 많습니다.

정문선교이든 후문선교이든 북한선교가 상대하게 되는 북한정부는, 미국과 전 세계를 상대로 군사전략과 6자회담을 진행하고, 주민들을 상대로는 3대까지 정권을 세습하는 프로 중의 프로이자 ‘단일팀’입니다. 북한정권은 오랫동안 남한교회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하는 북한선교에 대해서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고, 그 동기와 방법들까지 세밀하게 연구하여 대응해오고 있습니다. 남한의 북한선교 단체들은 대부분 통일성이 없고 혼란스러운 반면, 북한정권은 여유가 있었고 언제나 남한 선교단체들의 행동을 정확하게 예측하고 있었습니다.

여태까지 북한 선교를 해온 많은 분들과 북한선교를 장기적인 안목으로 보는 많은 분들이, 남한에도 북한선교의 중심기관이 있어야 할 필요성을 절절하게 체감하게 되었습니다.

최광 목사는

탈북자·북한 선교에 중추적 역할을 감당해온 열방빛선교회의 대표이자 황금종교회의 담임목사다. 1998년 중국에서 10명의 탈북자들에게 성경을 가르치면서 북한 선교를 시작, 이후 350여명의 탈북자들에게 복음을 전해 200여명에게 예수를 영접시켰으며, 70여명을 탈북자 선교사로 세웠다. 순교자도 17명이나 배출했다. 그러다가 중국과 국내 탈북자 사회의 변화로 인해 북한선교의 중심무대가 중국이 아니라 남한으로 옮겨졌다고 판단하고, 2011년 8월부터 국내에서 북한선교를 시작했다. ‘성경 통독’과 ‘북한 사람 스스로 북한 사람을 전도하는 방식’으로 많은 열매를 거두고 있으며, 최근에는 경기도 양평에 북한선교의 거점이자 전진기지 역할을 수행할 새 성전 부지를 매입, 건축을 추진하며 한국교회의 기도와 후원을 요청하고 있다.

문의: www.nkmission.org,
02-895-7791, 010-9737-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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