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과학원 회의에서 주장
교황 프란치스코가 바티칸의 교황청 과학원 회의에서 “진화는 하나님의 창조 계획의 일부이며, 과학적인 진보는 사람들의 유익을 위해 쓰임받을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28일(현지시각) 미국 크리스천포스트의 보도에 따르면, 프란치스코는 “진화론의 속성은 창조의 개념과 불일치하지 않는다. 과학은 반드시 ‘자연이 진화론적인 구조·잠재력을 감추고 있으며, 이를 발견하고 작동시키는 것은 지성인들과 자유의 임무’라는 개념에 대한 신뢰 가운데 움직여야 한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진화에 대해 개방적인 로마가톨릭교회의 입장을 지지해 온 프란치스코는 “성경의 창세기를 읽다 보면 하나님을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지팡이를 든 마술사처럼 여길 수 있으나, 그렇지 않다. 하나님께서는 인간을 창조하셨고 인간이 창조의 법칙을 따라 성장하여 사명을 완수할 수 있도록 하셨다”고 했다.
이어 “수천 년 동안 생명체가 진화돼 왔다는 진화론조차 창조론과 대비되는 것이 아니다. 피조물 자체가 진화한다는 것 역시 예상됐던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기독교인들은 세상이 우연히 만들어졌다는 생각은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 세상의 진화 역시 모두 하나님의 계획의 일부”라고 선을 그었다.
요한 바오로 2세는 “종교와 과학 간의 화해에 주력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지동설을 주장한 갈릴레오 갈릴레이에 대한 중세 교회의 비난이 잘못됐다”고 시인했다.
그러나 진화를 포용하는 가톨릭의 입장은, 지구의 근원에 대한 다른 기독교인들의 관점과 대비되다. 특히 창조론자들은 창세기에 의해 기록된 내용을 문자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앞서 바티칸 천문대의 천문학자이자 행성학자인, 예수회(Jesuit) 신부 가이 콘솔마노(Guy J. Consolmagno)는 호주 방문 당시 인터뷰에서 “과학과 반대되는 ‘젊은지구창조론’(Young Earth Creation theories)은 속성상 거의 ‘신성모독’에 가깝다. 성경이 과학책처럼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콘솔마노 신부는 “성경의 문자적인 해석이 지구의 나이가 젊다는 것을 제시하고 있으나, 이와 대조적으로 과학적 증거는 이러한 신념이 ‘나쁜 이론’(bad theory)이라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내가 학교를 다닐 때에 간호사들이 내게 과학을 가르쳐 주었다”면서 “과학은 창조와 가까워지며 창조주와 친밀해질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면서 예배의 한 행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