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정교회 교인 90%, 삶의 터전 상실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IS 침공으로 피신… 비자 발급에 어려움 겪어

이라크와 시리아 지역에서 수니파 무슬림 극단주의 단체 ‘이슬람국가(IS)’의 테러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정교회 교인의 90%에 달하는 천 명이 가정을 떠나 피신했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가 2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바그다드의 그리스정교회 사제인 가타스 하짐(Ghattas Hazim) 목사는 알 모니터(Al monitor)와의 인터뷰에서 “이라크·시리아를 비롯한 지중해 전체 지역 정교회 기독교인들의 미래가 우려스럽다. 이라크 정교회 기독교인들 약 90%가 터전을 잃었다. 바그다드의 경우 IS의 침공으로 600가정 중 30가정만 남아 있다”고 전했다.

이라크 북부 니느베 지역에 위치한 모술의 경우에는 정교회 교인이 단 10가정만 남아있다. 이들은 대부분 이 지역을 떠날 수 없기 때문인 경우였다.

하짐 목사는 “우리는 기독교 역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강력한 유산을 갖고 있었고, 기독교와 이슬람의 역사가 이어지는 동안에도 이를 유지해 왔다. 이 유산이 현재 위험에 처해 있으며, 기독교의 성지를 비롯한 다른 문화적인 장소들이 훼손당했다. 문화의 수용 및 공존이 우려스럽다”고 전했다.

이달 초 발표된 유엔 보고서에 의하면, 지난 8월 30일 이후 약 180만명 이상의 이라크인들이 삶의 터전을 잃었다. 이들 가운데 2/3 이상이 IS가 지배하는 지역 출신이다.

하짐 목사는 “서부 기독교인들은 중동 지역의 기독교인들이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는 데 충분한 도움을 주지 않고 있다”면서 “많은 기독교인들과 정교인들이 특별한 경우 대사관으로 가지만 비자를 얻지 못한다. 또한 이민을 위해 미국이나 다른 국제기관으로 가지만 비자를 받기가 어렵다”고 했다.

그는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기 위해 이 지역에 계속 남아 있을 계획이다. 이달 초 성공회 소속으로 이라크에 유일하게 남아 있던 앤드류 화이트 교구목사는, 캔터베리 대주교의 요청으로 피신했다.

그는 “바그다드와 쿠웨이트에 있는 나의 교구에 하나님의 말씀을 전할 것이다. ‘두려워 말라. 내가 너와 함께함이니라. 만일 그들이 너희를 핍박한다면, 너희에 앞서 나를 핍박한 줄을 알라’는 주님의 말씀처럼, 난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역사에서 처음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는 하나님께서 이곳에 계시는 한, 계속 이곳에 머물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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