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아웃리치미디어, 교회들 요청에 따라 선교 목적으로 제작
중동 지역에서 검은 바탕에 흰색 글씨로 이뤄진 IS(이슬람국가)의 깃발은 테러와 반인륜성의 상징이 됐다. 그러나 최근 호주의 교회들이 이 깃발을 변형해 복음 전파에 사용하고 있다.
호주의 미디어 사역단체인 ‘아웃리치미디어(Outreach Media)’가 공개한 포스터에는 “너희의 원수를 사랑하라”라는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이 새겨져 있다. 원수가 IS와 같이 잔인하고 무자비한 이들인 경우에도 해당되는 말씀이다.
이 포스터는 얼핏 보면 IS의 깃발과 비슷해 보이지만, 조금 더 자세히 살펴 보면 원본에 있던 아랍어가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전하신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핍박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라”는 말씀(마 5:44)으로 바뀌어 있다.
원래의 깃발에는 “알라 외에 다른 신은 없다. 무함마드는 알라가 보낸 선지자이다”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
아웃리치미디어 측은 “IS의 압제 아래서 박해로 고통받는 기독교인들과의 연대성을 나타낼 수 있는 포스터를 만들어 달라는 요청이 많아 이를 제작하게 됐다”면서 “이 포스터를 통해 IS의 잔인함과 대조되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이 더욱 전파되길 바란다”고 했다.
호주성서공회(Bible Society Australia)에 따르면, 호주의 100여 교회가 11월 한 달 동안 이 포스터를 선보일 예정이다.
아웃리치미디어 말콤 윌리엄스(Malcom Williams) 디렉터는 IS를 연상시키는 포스터가 ‘도발적’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대화’를 시작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를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1년 동안 모든 종류의 포스터들을 선보였다. 어떤 것은 질문을 던지기도 하고, 또 다른 것들은 유머러스하거나 기발하기도 했다. 이제 심각하고 도전적인 것에 대해서도 이야기할 때가 됐다”고 했다.
아웃리치미디어가 교회에 논쟁적인 포스터를 제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윌리엄스 디렉터는 자신들이 제작한 포스터 중 가장 도발적이었던 것으로 지난 2007년 ‘예수님은 오사마(빈 라덴)를 사랑하신다’는 태그를 넣은 것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