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죄’ 지은 사람들, 연옥에서 단련받은 후 천국으로?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가톨릭교회의 독특성에 관한 성경적 고찰(3)

▲이동주 박사.
▲이동주 박사.

3. 연옥과 성인의 통공

가톨릭의 ‘죄론’에는 ‘원죄’와 ‘본죄’가 있고, ‘본죄’ 중에는 ‘대죄’와 ‘소죄’가 있다. ‘대죄’란 음행, 추행, 방탕, 우상숭배, 마술(갈 5:20-22), 살인, 강간 등이고, 대죄를 범한 자는 그 동안 축적된 공로가 다 없어지고 통공에도 참여할 수 없으며, 하나님과의 관계가 완전히 끊겨서 지옥으로 가게 된다고 한다.

가톨릭은 이런 죄인이 구원을 받을 수 있는 길은 오직 ‘고백성사’로 하나님과 화해를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소죄’란 인간의 나약성이나 결함으로 범하는 “사소한 죄”이고, 선행으로 공로를 세울 수 있고, ‘영성체’(미사)에도 참여할 수 있다. 소죄를 지은 사람들은 연옥에 가서 형벌을 받고 보속을 해야 한다고 한다.

『가톨릭 교리 사전』에는 ‘연옥’을 아래와 같이 설명한다. “세상에서 고백성사로 죄의 사함은 받았지만 거기에 해당되는 보속을 다 못했다든지 또는 소죄를 가지고 죽은 영혼들이 천국에 들어가기까지 보속하는 곳이다. 그러나 … 연옥은 영원한 곳이 아니고 … 감옥살이하는 사람들과 같아서 자기들 힘으로는 그 보속을 경감할 수 없다. 그래서 이 세상 사람들이 바치는 기도와 희생을 통해서 그들의 보속은 경감이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중세 시대에 가톨릭교회가 그 악명 높은, 죽은 자들을 위한 면죄부 판매, 미사, 기도, 헌금 걷기 등을 했던 것이다.

『가톨릭 교리서』도 연옥에서 단련을 받는 이들이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와 결합되어 있어서 우리의 기도와 선행, 미사성제 등으로 죽은 이들을 도와줄 수 있다고 가르친다. “대죄는 없으나 소죄가 있거나 속죄를 다하지 못하고 죽은 사람은 천국으로 직접 가지 못하고 연옥(煉獄)에서 단련을 받는다. 그러므로 죽은 이들을 위하여 기도하며 죄의 사함을 얻게 함은 거룩하고 유익한 생각이다(마카 하 12, 46). 마지막까지 하느님의 사람과 은총을 배척하고, 대죄 가운데서 죽은 사람은 하느님을 영원히 떠나 지옥에 간다.”

그러나 이러한 가톨릭의 죄론은 사실상 성경적 가르침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성경은 죄를 크고 작음이나 많고 적음으로 분류해서 지옥 갈 사람과 연옥 갈 사람으로 분류하지 않는다. 예수님의 가르치심으로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마음속에 품은 죄도 지옥 불에 들어간다(마 5:21-30). 예수께서는 겉을 아름답게 꾸미는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이 지옥의 판결을 피할 수 없다고 하셨고(마 23:27-53), 하나님은 외모를 보지 않으시고 중심을 보시지만 사람은 외모를 본다고 하셨다(삼상 16:7, 롬 2:11, 고후 10:7, 갈 2:6, 골 3:25, 벧전 1:17).

그러므로 교황이나 사제들이 하나님의 보시는 것과 같이 중심을 보고, 죄인들을 대죄인인지 소죄인인지를 판결하는 것과 지옥에 갈 사람인지 연옥에 갈 사람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

그리고 성경에는 연옥이 없다. 예수께서 가르치신 형별 받는 곳은 오직 한 곳, 곧 지옥이다. ‘연옥’이란 중세 가톨릭교회가 만든 교리 중 하나다. 가톨릭 성경에 포함되어 있는 외경에도 ‘연옥’이라는 단어는 나오지 않는다. 다만 외경 마카베오 하권 12장에, 유다 마카베오가 우상의 부적을 지니고 있던 전사자들을 위해 속죄하여 그들이 죄에서 벗어나 부활하기를 기대하고, 모금을 하여 은 2천 드라크마를 예루살렘으로 보냈다는 기록이 있을 뿐이다.

가톨릭교회는 또 ‘성인의 통공’이 ‘연옥’에 있는 영혼들에게 절실히 필요하다고 가르친다. 가톨릭 신도들은 사도신경 내용 중 “성도가 서로 교통하는 것과”라는 대목을 “모든 성인의 통공을 믿으며”로 고백한다. 가톨릭교회의 ‘성인의 통공’이란 ‘이 세상 현장에 있는 교회’와 ‘연옥에서 단련받고 있는 신자들의 교회’와, ‘사후 천국의 신자들’이 서로 돕고 공을 나누다는 뜻이다.

『가톨릭 기도서』 ‘성인 감사송’에는 “주께서 … 성인들의 통공으로 우리를 그들과 결합시켜 주시며, 성인들의 중재로 우리에게 도움을 베푸시어…”라는 기도 내용이 나온다.

가톨릭 성도들은 ‘오직 믿음으로만’ 구원받는 성경말씀을 믿지 않고, 인간의 공로가 축적되어야 구원을 받을 수 있다고 믿는다. 그들은 예수님의 공로만으로 구원받는 것도 아니고, 믿음으로만 구원을 받는 것도 아니며, 다른 사람들 즉, ‘성인들’의 공로를 나눠받아 구원받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이를 가톨릭 신학적으로 ‘성인의 통공’이라고 한다. 그런 이유로 가톨릭교회는 ‘순교자 성월’에 순교자들에게 아래와 같이 기도한다.

“…위대한 순교 성인들이여, 천상의 모후이신 성모 마리아와 함께 우리를 위하여 전구하시어, 천주의 자비를 빌어 주소서 … 영광 지극한 성인들이여, 우리도 당신들의 영광을 생각하며 기뻐 용약하나이다. 간절히 청구하오니, 자비하신 천상 아버지께 전구하시어, 우리와 우리 친척과 은인들에게, 영혼과 육신에 필요한 은혜를 얻어 주소서. … 성 안드레아 김대건과 바오로 정하상과 동료 순교자들이여, 우리를 위하여 빌으소서.”

가톨릭은 예수께 직접 구하지 못하고 중간에 마리아, 요셉, 베드로, 바울, 요한 등과 많은 죽은 성인 성녀들의 이름을 부르며 그들이 자기를 위해 천주께 빌어주기를 기도한다. 이 외에도 성 미카엘, 성 가브리엘, 성라파엘, 세자 성 요한, 성 베드로, 성 바오로, 성 안드레아, 사도 성 요한, 성 스테파노, … 성 그레고리오, 성 아우구스띠노, 성 안또니오, 성 베니딕또, 성 도미니꼬, 성 프란치스꼬, 성녀 마리아 막달레나 등 무수한 천사들과 성인들의 이름을 부르며 용서와 자비와 구원을 구한다.

“성인들은 하느님께 열렬한 사랑과 영웅다운 봉사를 바쳤으므로 우리는 그들을 공경하고 그들이 우리를 위해서 하느님께 빌어 주기를 청한다”는 것이다. 아래는 가톨릭 신도들이 죽은 영혼들과 성인들에게 비는 기도문이다:

전능하신 천주와,
평생 동정이신 성 마리아와,
대 천사 성 미카엘과 세자 성 요한과,
사도 성 베드로 성 바오로와,
모든 성인 성녀께 고백하오니,
과연 생각과 말과 행위로 많은 죄를 지었나이다.
내 탓이요, (가슴을 친다) 내 탓이요, (가슴을 친다) 내 큰 탓이로소이다. (가슴을 친다)
그러므로 간절히 바라오니, 평생 동정이신 성 마리아와 대 천사 성 미카엘과, 세자 성 요한과, 사도 성 베드루 성 요한과, 모든 성인 성녀는 나를 위하여 우리주 천주께 빌어주소서.…”

가톨릭 신도들은 또 마리아의 남편이었던 죽은 요셉을 임종하는 이의 수호자로 믿고 아래와 같이 그에게 기도한다.

“은총이 가득하신 요셉이여, 기뻐하소서. 예수, 마리아께서 함께 계시니 사람 중에 복되시며, 배필이신 마리아의 아들 예수 더욱 복되시도다. 예수를 기르신 아버지시며 동정 마리아의 배필이신 성 요셉이여, 이제와 우리 죽을 때에 우리 죄인을 위하여 빌으소서. 아멘.

지극히 거룩하신 요셉이여, 우리 주 예수를 기르신 아버지시요, 정결하신 동정 마리아의 배필이시며, 임종하는 이의 수호자이신 성 요셉이여, 간절히 청하오니, 천주께 전구하시여, 우리로 하여금, 예수를 열렬히 사랑하며 성모께 충실히 의지하게 하소서. 또 청하오니, 임종 때에 내게서 떠나지 마소서. 아멘.”

또 가툴릭 교회는 천사들에게도 기도한다. “우리를 위해 비소서 … 성 미카엘, 성 가브리엘, 성 라파엘, 모든 천사와 대천사들이여….”

그러나 성경은 우리에게 피조물에게 기도하라고 지시한 것이 없고, 오히려 천사 숭배와 피조물 숭배를 엄히 금하고 있다(계 19:9f). 특히 죽은 영혼과 접한 박수무당은 반드시 죽이라고 명하였다(레 20:27).

성인의 공로를 나눠 받음으로 연옥에 있는 영혼의 죄가 가벼워진다는 계산에 의한 구원교리는, 철저히 비성경적이고 반성경적이다. 성경은 자기 공로나 타인의 공로로 구원 얻을 사람은 전혀 없다는 것과, 오직 예수를 믿음에 의해서만 구원을 받게 됨을 확실하게 가르치고 있다(롬 3:10, 3:20-28, 행 4:12).

성경은 오히려 율법 안에서 의롭다 함을 얻으려 하는 자는 그리스도에게서 끊긴다고 하였다(갈 5:4). 기독교인의 선행은 구원에 보태려고 행하는 것이 아니라, 구원받았기 때문에 행하는 것이다. 로마서 3장은 하나님이 죄인을 어떻게 의롭다고 하시는지 잘 설명하고 있다. 즉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모든 이에게 차별 없이 주시는 ‘하나님의 의’를 믿음으로 받아들임으로 구원을 얻는 것이지, 거기에 보속이나 통공에 의해, 어떤 인간이나 죽은 영혼의 의를 더함으로 구원을 받는 것이 절대로 아니다(롬 3:22, 26-30).

“피 흘림이 없은즉 사함이 없느니라”(히 9:22)고 하신 바와 같이, 예수께서 죄인들을 위해서 대신 사형 죄를 받으시고, 자기의 피로 그들의 죗값을 지불하셨다. 그러므로 죄의 노예가 회개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한 사람들은 하나님의 자녀가 된 것이고(요 1:12), 이제 예수님의 소유와 그의 백성이 된 것이다(벧전 2:9). 성도들에게는 더 지불해야 할 죗값이 남아 있지 않다. 그리고 예수께서 이미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양”(요 1:29)으로 오셔서, 우리의 저주를 대신 당해 주셨고(갈 3:10-13), 그 일을 “다 이루셨다”고 하셨다(요 19:30).

예수께서 우리를 이렇게 자기와 화목시키셨으므로(요일 2:2, 고후 5:18-21) 우리는 죽은 영혼들을 통해 예수님께 가려고 기도할 필요가 전혀 없는 것이다. 이미 회개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죄 사함을 받고 세례를 받은 사람에게는 약속하신 하나님 자신의 영인 성령이 오셔서 우리와 함께 계시기 때문에(행 2:38, 요 14:16f.) 우리와 예수님과의 관계는 온전히 하나가 되고 화목한 관계에 놓인 것이다.

우리가 예수께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은 죽은 마리아나 죽은 성인들의 도움을 통해서가 아니고, 오직 복음의 말씀을 듣고 예수를 주로 시인하고 그의 부활을 믿어 구원을 받는 것이다(롬 10:8f). 우리는 이 예수를 마음으로 믿어 의에 이르고, 입으로 시인하여 구원에 이르는 것이다(롬 10:10). 믿음 없는 고백도 아니고, 고백 없는 믿음도 아니다.

우리는 가까이 계신 주 예수 그리스도를 모셔 드리기만 하면 된다. 그러기 위해 가톨릭 신자들은 개신교인들과는 달리 해야 할 일이 있다. 그것은 바로 예수님을 모셔야 할 그 자리에다 모시고 섬겼던, 죽은 성모 마리아나 다른 성인들을 다 내보내야 할 것이다. 그리하면 가톨릭 성도들도 가장 가까이 계신 주 예수께 사랑을 고백하고, 구원을 노래하고 기뻐 찬양하며, 최대의 행복을 감사하게 될 것이다(고후 13:5). <계속>

/이동주 박사(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은퇴, 현 선교신학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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