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 정부, 카르툼 소재 교회 강제 철거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교인들, 온 몸 던져 저지

▲철거된 수단 교회의 모습.
▲철거된 수단 교회의 모습.

수단의 북부 카르툼에 위치한 한 장로교회의 교인들이, 당국의 교회 철거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모닝스타뉴스가 23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일부는 몸을 던지고 나머지 수백 명은 인간 방패를 만들기도 했다.

지난 11월 17일 보안요원과 경찰들을 대동한 불도저가, 수단장로복음교회(SPEC)에 속한 카르툼바흐리복음교회의 외벽과 일부 가정집을 허물었다. 현장에서 붕괴된 집 가운데 하나는 나일신학교의 부속건물로, 기독교인 의사가 이를 빌려서 사용해 왔으나 이번 일로 그는 모든 소유를 잃게 됐다고 현지 소식통은 전했다.

이에 교인들은 다음 날인 19일부터 20일까지 인간 방패를 만들어 추가적인 붕괴를 막고자 했다.

이 같은 철거는 “교회 지도자들이 무슬림 사업가인 칼리드 무스타파(Khalid Mustafa)에게 땅의 소유권을 내주어야 한다”는 법원의 명령에 따른 것이다.

교회 지도자들은 “정부가 중간에 세워놓은 위원들이, 무스타파와 비밀 계약을 맺어 교회 재산을 팔아넘겼다”면서 “이는 기독교를 배제시키려는 수단 정부의 음모”라고 말했다.

다우드 파둘(Daud Fadul) 목사는 모닝스타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정부는 최근 교회 위원회에 위원들을 심어두었다. 이들은 영리를 목적으로 교회 건물을 팔고자 하는 사람들과 똑같다”면서 “기독교를 멀리하려는 정부의 방침을 지지하는 이들은, ‘정부의 꼭두각시’에 불과하다”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다우드 바쉬르 가달라(Daud Bashir Gadala) 장로는 “이번 사건은 수단에서 발생하는 심각한 교회 핍박 중 하나다. 우리는 국제적으로 그리스도의 몸 된 공동체가 우리의 입장을 대변해 주기를 호소한다. 악한 힘이 그리스도의 교회를 대항해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

철거 시작 다음 날인 18일, 교회 지도자들은 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오는 12월 4일 열리는 청문회를 기다리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국은 19일 교회 사택에 거주하던 하피즈 파사하(Hafiz Fasaha) 목사에게 모든 소유를 포기하라고 명령한 후, 이 건물을 허물어버렸다. 이에 대해 당국은 “무슬림 사업가가 이 땅을 소유했으며, 강제적으로 재산을 처분할 수 있는 법원의 명령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교회의 청년들이 거주하던 2개의 다른 건물도 철거되었고, 거처를 잃은 청년들과 목사는 다른 곳으로 이동한 상태다. 파사하 목사는 교회 철거가 시작된 이후부터 보이지 않는다고 한 소식통이 전했다.

교회 지도자들은 창문, 팬, 철문, 냉장고, 학생증, 책들, 휴대폰, 의복 등이 파괴돼 피해액이 수천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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