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교회의 독특성에 관한 성경적 고찰(4-1)
4. 교황 중심적 흡수통합
4.1. 교황의 위치
『제2 바티칸 공의회 문헌』, “교회에 관한 교의 헌장”(Lumen Gentium)은 교황의 위치에 관해서 아래와 같이 표명한다.
18항: 그리스도께서는 성 베드로를 다른 사도들 위에 두시고 그 안에 신앙의 일치와 상호 교류의 볼 수 있는 원리와 기초를 마련하셨다. 교황의 성스러운 수위권의 설정, 영속성, 권한, 본질 등에 관한 교리와 그 교도권의 무류성에 관한 교리는 모든 신도들이 굳게 믿어야 할 것임을 거룩한 교회회의가 재강조하는 바이며, 계속하여 이것을 주장하면서, 베드로의 후계자이요, 그리스도의 대리자이며 온 교회의 볼 수 있는 으뜸인 교황과 더불어 살아계신 하느님의 집을 다스리는 사도들의 후계자들인 주교들에게 관한 교리는 모든 사람 앞에서 고백하고 선언하기로 결정하였다.
22항: 교황의 수위권은 전적으로 인정되어야 한다. 로마 교황은 그리스도의 대리자요 전 교회의 목자로서 교회에 대하여 직책상으로 완전한 최상 전권을 가지며 언제나 자유로이 이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 주교단은 단장인 로마교황과 더불어 세계교회에 대하여 완전한 최고 권한의 주체인 것이다 … 주께서 시몬이란 한 사람을 교회의 반석으로 삼으시고 교회의 열쇠를 맡기셨으며 그를 당신의 양무리 전체의 목자로 세우셨고 베드로에게 맡기신 매고 푸는 권한(마 16:19)은 단장과 결합된 사도단에게도 수여된 것이 확실하다.
위의 진술에서 가톨릭이 주장하는, 세계교회에 대한 교황의 권세가 무엇인가를 잘 알 수 있다. 그리고 “주교단체의 으뜸인 로마 교황은 교회의 최고 스승으로서 성신의 도우심으로 받아 신앙과 도덕에 관해 결정적으로 선언할 때 그르칠 수 없다”는 것이다. 가톨릭교회는 교황의 수위권좌와 으뜸의 자리를 입증하고 확인하기 위해서, 예수님의 수제자 베드로를 교황의 원조로 만들었다.
그러나 성경은 베드로를 교황과 같은 권좌에 두지 않았다. 베드로는 오히려 자기에게 절하면서 섬기려는 이방인 백부장 고넬료를 말리며 거절하였다(행 10:28). 사실로 성령의 감동으로 예수께 신앙고백을 한 베드로는 “바요나 시몬아 네가 복되도다”라고 칭찬을 듣고 천국 열쇠를 받고는, 잠시 후에 예수님의 십자가를 거부하고 예수께 “사단아 내 뒤로 물러가라 너는 나를 넘어지게 하는 자로다”(마 16:16-23)라는 큰 책망을 받았다. 이러한 베드로의 한계성과 극단적 실수의 가능성은 교황만이 아니라 모든 성도들에게도 있다는 것을 시인해야 한다.
또 우리는 예수께서 주신 “매고 푸는 권한”에 대한, 교황과 사제 중심의 권위주의적인 해석을 매우 조심해야 할 것이다. 부활하신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나타나셔서 숨을 내쉬며 말씀하시며, “성령을 받으라.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사하면 사하여질 것이요, 누구의 죄든지 그대로 두면 그대로 있으리라”(요 20:22f.)고 하셨다.
물론 모든 인간의 죄악은 우리를 지으신 하나님께 대한 것이지만, 더 구체적으로 나누자면 10계명에도 두 개의 돌비가 있듯, 죄악도 하나님께 범한 죄와 이웃에게 범한 죄가 있다는 것은 자명하다. 하나님께 지은 죄는 하나님께 회개하고 예수님의 보혈에 의해 용서를 받지만(행 2:38), 이웃에게 범한 죄는 그렇게만 다 해결되기보다는 우리가 피차 용서함으로 죄악의 결박을 풀어주어야 한다. 우리는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 같이”라고 ‘주기도문’을 고백하며 우리는 형제의 죄를 용서하고 피차 죄악의 결박을 풀어주며 살아가도록 하였다.
너희가 사람의 잘못을 용서하면 너희 하늘 아버지께서도 너희 잘못을 용서하시려니와, 너희가 사람의 잘못을 용서하지 아니하면 너희 아버지께서도 너희 잘못을 용서하지 아니하시리라(마 6:14f.)
용서는 모든 하나님의 백성들이 할 수 있는 일이고 또 해야만 한다. 그럼으로써 하늘에서도 결박이 풀리도록 해야 할 것이다(마 18:22). 예수께서 “너희가 각각 마음으로부터 형제를 용서하지 아니하면 나의 하늘 아버지께서도 너희에게 이와 같이 하시리라”(마 18:35)고 하신 말씀은 교황과 주교들에게만 하신 ‘매고 푸는 권세’가 아니라, 모든 평신도들에게도 하신 말씀인 줄로 알고 있다.
4.2. 가톨릭교회의 위치
『제2 바티칸 공의회 문헌』의 “일치운동에 관한 교령”에는 특별히 개신교회와 WCC를 겨냥하여 가톨릭교회 일치운동의 원칙을 선언한 것들이 있다. 바티칸은 “에큐메니칼이라 부르는 일치운동을 대상으로, 가톨릭 중심적인 통합을 위한 전제조건들을 확실하게 되풀이하여 선언한다.
2항: 그들 중에서 베드로를 뽑으시어, 그의 신앙고백 후에 그 위에 당신 교회를 세우시기로 결정하시고, 그에게 천국 열쇠를 약속하셨으며 그의 사랑 고백 후에는 모든 양들을 신앙에 견고케 하고 완전한 일치 가운데 다스리도록 위임하시고 …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사도들과 그 후계자들, 즉 베드로의 후계자를 으뜸으로 모시는 주교들의 충실한 복음 전파와 성사 집행과 사랑의 통치로써 성신의 활동 속에서, 당신 백성이 자라기를 원하시며…. 가톨릭교회를 통해서만 구원 방법의 모든 충족에 도달할 수 있다. 주님께서는 베드로를 단장으로 삼으신, 한 사도단에 신앙의 모든 보화를 맡기셨고…”
8항: 하나의 거룩하고 공번되고 사도로부터 이어오는 교회라고 고백하며 … 구세주께서 부활하신 후에 베드로에게 맡겨 사목하게 하셨고 베드로와 다른 사도들에게 위임하여 전파하고 다스리게 하셨으며(요 21:17) 영원히 “진리의 기둥과 기초”(딤전 3:16)로 삼으신 유일한 교회이다… 이 교회는 베드로의 후계자와 그와 일치하는 주교들이 다스리고 있는 가톨릭교회 안에 존재한다.
『가톨릭 교리서』역시 “사도들은 후계자들을 선정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가톨릭교회의 주장과는 다르게 성경적 사실에 의하면, 사도들은 후임 ‘사도’를 세우지 않았다. 엡 4:11에는 예수께서 사도와 선지자와 복음전하는 자와 목사와 교사로 삼으셔서 성도를 온전케 하여 봉사의 일을 하며 그리스도의 몸을 세우려 하신다고 하였다. 그리고 사도들이 세운 일꾼 내지 후임자는 “장로”. “감독”, “집사” 등이었지 사도들이 아니었다.
예수님이 택하신 사도들은 성경을 기록할 수 있었다. 그리고 예수님은 그 외에 아무도 성경을 기록하는 사도적 권위를 주시지 않았다. 오히려 ‘계 22:19f.’는 성경을 기록할 수 있는 사도적 권위를 아무도 가질 수 없음을 심히 장엄하신 신적 권위와 단호함으로 아래와 같이 경고하고 있다:
“내가 이 두루마리의 예언의 말씀을 듣는 모든 사람에게 증언하노니 만일 누구든지 이것들 외에 더하면 하나님이 이 두루마리에 기록된 재앙들을 그에게 더하실 것이요, 만일 누구든지 이 두루마리의 예언의 말씀에서 제하여 버리면 하나님이 이 두루마리에 기록된 생명나무와 및 거룩한 성에 참여함을 제하여 버리시리라”.
또 성경적으로 믿는 성도들은 다만 하나님을 온 맘으로 섬기고자 할 뿐이지, 감히 하나님의 대리자가 되려고 하지 않는다. 성경은 인간이 성령으로 지극히 충만하고 거룩하게 되었다고 할지라도, 하나의 피조물이 창조주를 대리할 수 있다고 가르치지 않는다. 오직 하나님의 종은 ‘대리자’가 아니라, 에스겔 선지자와 같이 하나님 말씀의 ‘대변자’가 되면 최고의 영광일 뿐이다.
성경적으로는 주의 종들의 최대의 영광은 ‘하나님의 동역자(고전 3:9)’이며 ‘임마누엘’을 누리는 것이다. 고전 3:9 ‘우리는 하나님의 동역자들’이라는 서술은 “하나님의 대리자”라는 뜻이 아니라 “우리”라고 하는 ‘하나님의 동역자들’, 즉 하나님은 선교의 주체이시고, 선교사 내지 전도자는 선교의 도구로 협력하는 선교사역 동역자들의 총칭이다.
개신교 성도들은 성경 말씀에 기록된 대로 오직 예수 그리스도만을 주님이며 인도자고 지도자로 믿고 따르고 교회의 질서를 잘 순종하고 존중하되 가톨릭처럼 사람을 정도 이상으로 섬기지 않으며 주님만 높이고자 최선을 다하며 산다. 성도들은 아무리 성령의 역사가 강하게 나타나도 그 영광은 남김 없이 하나님께만 돌려야 하고 기본적으로 자기가 그 일부라도 취하지 않으려고 늘 깨어 조심하려고 한다.
예수님의 뜻은 종종 사람의 생각과 크게 다르다. 제자들이 노상에서 서로 누가 크냐고 쟁론할 때 가르치신 말씀은 “누구든지 첫째가 되고자 하면 뭇 사람의 끝이 되며, 뭇사람을 섬기는 자가 되어야 하리라”고 하셨다(막 9:35). 이와 병행되는 가르침인 마가복음 10장 45절에서는 너희 중에 누구든지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모든 사람의 종이 되어야 하리라.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고 말씀하셨다. 이 말씀은 가톨릭 뿐만 아니라 “으뜸” 되기를 좋아하는 모든 인간의 본성이 받아들이고 자기를 살펴야 할 말씀이다.
바울을 통해 우리에게 주시는 메시지 역시 우리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을 본받으라고 명하였다.
“너희 안에 이 마음을 품으라.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나 그는 근본 하나님의 본체시나 하나님과 동등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시고 오히려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사 사람들과 같이 되셨고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사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십자가에 죽으심이라…(빌 2:5-11).”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