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민병대 ‘안사르 알샤리아’의 소행으로 추정
3일(이하 현지시각) 리비아 시르테 소재 복합 건물에 있던 13명의 콥트교회(단성론을 믿는 이집트 기독교) 교인들이 무장대원들에 의해 납치됐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가 보도했다.
5일 크리스천포스트의 보도에 의하면, 복면을 한 무장대원들이 차량 4대에 나눠 타고 시르테 주택을 돌아다니며 거주민의 신분을 확인한 후 기독교인들을 어디론가 끌고 갔다. 이들은 전에도 같은 도시에서 이집트 기독교인들 7명 이상을 납치했다.
리비아 현지 언론은 이와 관련, “급진 성향의 이슬람 민병대인 ‘안사르 알샤리아’의 소행”이라고 전했다. 목격자인 한나 아지즈(Hanna Aziz)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15명의 무장대원들이 들이닥쳤는데, 이들은 건물 내 기독교인들의 명단을 갖고 있었다. 이들은 신분증 확인 작업을 통해서 무슬림과 콥트교인들을 분리한 후, 콥트교인들만 데리고 나갔다”고 전했다.
그는 “내 친구들의 비명 소리가 들리자, 그들은 곧바로 총을 겨누었다. 그 이후 우리는 아무런 소리도 듣지 못했다. 우리 가족 3명이 끌려갔다. 난 여전히 방에 머물면서 그들이 나를 데려가기를 기다리고 있다. 가족들과 함께 죽고 싶다”고 했다.
이집트 외무부는 이와 관련 “조사를 진행 중이지만, 리비아의 많은 지역이 국가의 통제를 벗어나 있기 때문에 외교관을 직접 파견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근 리비아에서는 극단주의 이슬람 세력들이 증가하고 있으며, 시르테 지역은 그 가운데 하나인 ‘안사르 알샤리아’의 거처로 알려져 왔다. 이들은 지난 2013년 9월 리비아 동부 벵가지에 위치한 미국 영사관을 공격해 국제적인 비난을 샀다.
지난 2013년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이 권좌에서 물러나고 무슬림 형제단이 세력을 잃은 후에도, 이집트 콥트교인들은 여전히 박해를 경험하고 있다.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정권이 무너진 책임을 기독교인들에게 돌리기 때문이다. 극단주의자들은 교회를 비롯해 서점, 고아원 등에 불을 지르는 등의 폭력적 행위를 지속하고 있다.
리비아에는 건설·제조업 등에서 일자리를 찾으려는 이집트인 수천 명이 머물고 있으며, 이 가운데 기독교인들도 포함돼 있다.
국제형사재판소(ICC)는 지난 5일 동안 최소한 20명의 기독교인들이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 의해 납치되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해 2월에는 리비아 동부 벵가지에서 이집트 기독교인 7명이 머리에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된 적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