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gei 선교칼럼] 선교와 역사인식

류재광 기자  jgryoo@chtoday.co.kr   |  

역사는 현재 사실에 대한 과거의 조명이고 삶의 투영이라고 할 수 있다. ‘로마인 이야기’를 저술한 시오노 나나미는 역사의 사실을 알기 위하여 수십 년간 고서를 뒤져가면서 연구와 각고의 노력을 한 끝에 훌륭한 작품을 일구어 냈다. 역사를 만드는 일은 이렇게 자기 일에 대한 사랑과 열정과 노력이 곁들여져서 만들어지는, 고난의 결정체이다.

역사에 대한 인식이 없는 아베라는 인간은 자신이 전 세계 앞에 비웃음거리가 되고 있음에도 이를 안중에도 두지 않는다. 자기의 목적을 이루기 위하여 미친 듯이 달려가고 있는데, 참으로 천박하기 짝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역사는 분명히 이를 지켜보고 있다. 역사를 속일 수는 없다. 역사를 무서워하지 않는 자는, 거기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하게 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역사의 가치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기록하고 보존하는 데 있다. 지금까지 인류의 역사는 힘 있는 자들의 관점에 따라서 수없이 왜곡·변질되었다. 앞으로도 계속하여 그럴 것이다. 그러나 역사란 꼭 그렇게만 기록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도 분명하게 기억하여야 한다.

수많은 통계나 수치가 조작되는 일이나, 자신의 유익이나 체면이나 직분을 유지하기 위하여 왜곡·편집하는 일이 수없이 일어난다. 한국사 교과서 논란이 크고 매우 시끄럽다. 왜곡이 심하고 오류가 많기 때문이라고 본다. 너무 자신감이 없다. 역사를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본다.

선교 현장의 역사를 사실적으로 기록하는 일들이 곳곳에서 일어나야 한다. 한국인은 역사철학이나 그 가치에 대하여 깊이 있게 인식하는 경향이 상당히 부족하다는 생각을 한다. 현장의 고민과 문제와 해결책도 자세하게, 사역에 대한 고민과 방향의 문제도 정확하게 기록으로 남겨서, 오는 세대에 귀감이 되게 해야 한다.

역사를 인식하는 것은 삶과 사역을 책임 있게 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역사에 대한 두려움이 없기 때문에 마음대로 행동하고 적당하게 일한다. 기록하기 위한 역사적인 행동은 자칫 거짓을 만들어낼 수 있지만, 역사의 진실을 인식하면 그러한 일은 줄어들 것이다.

역사를 모르면 망하게 된다. 국권도, 시민의 권리도, 개인도 존중받지 못하게 된다. 역사에 대한 인식이 없다면 후진국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역사의 중요성을 인식한 나라는, 후세들에게 철저하게 가르친다. 훌륭한 역사인식을 가진 민족·국가라야 남에게 침략도 당하지 않고 자신을 지키며 공의와 질서를 가지고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다.

역사인식은 바른 사관을 통하여 형성된다. 역사인식에 대한 의지 없이 선교는 발전하지 못한다. 역사란 한 시대를 살아간 흔적이며, 그것에 대한 탐구와 사색을 ‘역사학’이라 할 수도, 그 또한 그냥 ‘역사’라 할 수도 있다. 역사의식이 없으면 오늘의 눈앞의 일들에 매이게 되고 편협해진다. 소통이 불가능하게 되고, 다른 사람의 소리를 듣지 않게 된다.

역사인식이 없으면 하나님나라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자기의 왕국이나 이익에 연연하여 모든 일을 진행하기 때문에, 그것은 역사 파괴행위가 된다. 역사를 두려워하지 않으면 공공의 이익과 공동체를 생각하지 않는다. 소수의 이익과 명예, 그리고 천박한 이기주의 사고방식을 따르게 된다. 역사를 인식하고, 역사를 기록하고, 역사를 두려워하고, 역사를 앞서나가는 사역과 현장이 될 수 있기를 고대한다.

현장의 소리, 세르게이(모스크바 선교사)
lee709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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