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기독교인들, IS 막기 위해 ‘헤즈볼라’와 연대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고 도와줘”

이란을 배경으로 한 시아파 무슬림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수니파 무장단체인 ‘IS’(이슬람국가)에 대항하기 위해 기독교인들을 레바논에서 훈련시키고 있다고 크리스천포스트가 1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헤즈볼라는 미국 중앙정보원(CIA)에서 의해 수 년째 테러단체로 지목되고 있다.

조셉 파라 G2 게시판(Joseph Farah’s G2 Bulletin)은 레바논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기독교인들이 살고 있는 레바논 베카 밸리 지역에 헤즈볼라 대원으로 지원하려는 군인들이 모이고 있다”고 전했다. 헤즈볼라는 이미 시리아 북부 IS 및 알카에다와 연계된 자브하트 알 누스라 전선과 전쟁 중이다.

라스 바알벡의 군대에 소속된 가톨릭 사업가인 리피트 나스랄라는 지난달 아이비타임스(IBTimes)와의 인터뷰에서 헤즈볼라와의 동맹과 관련해 언급했다. 당시 그는 “우리는 매우 위험한 상황에 있다. 우리를 보호해줄 수 있는 이들은 헤즈볼라 저항세력 뿐이다. 헤즈볼라는 유일하게 우리 군 편에 서 있다. 더 이상 이를 숨기지 말자”고 했다.

나스랄라는 “헤즈볼라는 이슬람으로 개종을 기대하거나 자신들의 이데올로기에 충성할 것을 요구하지 않았다. 그들은 우리에게 어떤 것도 요구하지 않고, 우리를 있는 그대로 받아줬다. 우리 아이들의 생일에도 와 주었다. 이곳 사람들은 헤즈볼라가 와서 돕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서로 적대적이었던 기독교인들과 헤즈볼라 간의 동맹은 뜻밖의 사건이다. 아이비타임스의 보도에 의하면, 이 동맹은 편의에 의한 것이다. 헤즈볼라는 레바논 내 이란의 가장 강력한 대리인으로, 4년간의 시리아 내전 이후 바샤르 아사드 정권 유지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헤즈볼라가 라스 바알벡을 보호하는 것은, 시아파를 IS의 직접적인 위협에서 막아내는 매우 중요한 일이다.

결과적으로 헤즈볼라는 기독교인들과의 관계를 지속하는 데 많은 투자를 해 왔다. 지난해 11월 레바논 현지 언론에 의하면, 이들은 IS에 대적하기 위해 시리아의 기독교인들을 훈련시키고, 심지어 헤즈볼라에 지원하는 기독교인들에게 대원들과 비슷한 수준의 임금까지 제공했다.

헤즈볼라의 하산 나스랄라 사무총장은 최근 발언에서 “우리는 가정된 위협에 대해서가 아니라 매 시간, 매일 낮과 밤에 존재하는 실제적인 공격에 대해 말하고 있다. 무장한 군인들이 레바논 내부에서 끊임없는 공격을 시작했다. 또한 수십 명의 레바논 군인들과 경찰 관계자들을 인질로 잡고 있다. 따라서 우리에게는 영구적인 해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가을, 크리스천포스트는 “2016년 미국 대선 후보인 텍사스 출신 공화당 소속의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이 워싱턴 D.C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기독교인들에게 이스라엘보다 더 큰 동맹은 없다’고 강조했다가 야유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종교와민주주의연구소의 마크 툴레이(Mark Tooley) 소장은 이후 자신의 블로그에 이 같은 반응이 놀랍지 않았다고 밝혔다. 당시 툴레이 소장은 “중동의 많은 기독교인들이 공식적으로 이스라엘을 지지하지 않는다. 난 2006년 헤즈볼라를 상대로 한 이스라엘 전쟁 당시, 레바논 기독교인과 대화 도중 거의 싸울 뻔하면서 이를 직접 체험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기독교인들은 때로는 해외에서 박해받는 기독교인들을 ‘테러에 영향받지 않는, 육체와 분리된 고상한 영혼’ 같이 낭만적으로 묘사한다. 그러나 다른 이들처럼 이들도 역사, 충성심, 억울함, 슬픔, 정치적 계산을 지니고 있다”고 덧붙였다.

타임지는 지난 3월 “IS를 상대로 한 캠페인의 결과 이란과 헤즈볼라가 ‘미국을 위협하는 테러단체’ 명단에서 제외되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 국방정보국은 이란과 헤즈볼라가 여전히 테러단체 명단에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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