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태 칼럼] 하나님께 백기 들기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김병태 목사(성천교회 담임).
▲김병태 목사(성천교회 담임).

어떤 이는 말한다. ‘하나님을 믿느니 차라리 나를 믿으라!’, ‘예수를 믿느니 차라리 내 주먹을 믿으라!’ 자신이 그리 대단하단 말인가? 그렇다면 큰소리치는 인생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자. 느닷없이 찾아온 암 앞에서, 누군가로 인해 사업에 부도가 나는 앞에서 얼마나 무기력했는가? 자녀들의 대학 진학 앞에서 얼마나 당당했는가? 부부갈등이 생겨 힘겨울 때 쩔쩔 매지 않았는가?

1950년 6월 25일 주일 새벽, 밀려오는 북한군의 기습 공격 앞에서 얼마나 무기력했던가? 2014년 4월 16일 아침, 가라앉는 세월호 앞에서 우리는 속수무책이었지 않은가? 최근 중동호흡기증후군인 메르스 앞에서도 우리는 너무 무기력하지 않은가? 바레인에서 체류하던 사람이 카타르를 거쳐 5월 4일 인천공항에 입국했다. 그 후 20일에 최초 메르스 확진자가 되었고,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 나라 전체가 메르스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정치와 경제도 허덕이고, 사람들의 마음도 이리저리 흔들리고 있다. 그런데 인간이 뭐가 대단하다고?

이스라엘을 가장 부강하게 만들었던 다윗 왕의 고백을 들어보라. “여호와여 나의 종말과 연한이 언제까지인지 알게 하사 내가 나의 연약함을 알게 하소서. 주께서 나의 날을 한 뼘 길이 만큼 되게 하시매 나의 일생이 주 앞에는 없는 것 같사오니 사람은 그가 든든히 서 있는 때에도 진실로 모두가 허사 뿐이니이다. 진실로 각 사람은 그림자 같이 다니고 헛된 일로 소란하며 재물을 쌓으나 누가 거둘는지 알지 못하나이다. 주여 이제 내가 무엇을 바라리요 나의 소망은 주께 있나이다(시 39:4-7).” 우리가 잘 알고 있지 않은가? ‘든든히 서 있는 때’도 허사임을.

그 누군가 말한다. “오늘이나 내일이나 우리가 어떤 도시에 가서 거기서 일 년을 머물며 장사하여 이익을 보리라(약 4:13)!” 마스트 플랜을 짜서 청운의 꿈을 품고 고향 집을 출발했다. 그러나 야고보 사도는 경고한다. “내일 일을 너희가 알지 못하는도다. 너희 생명이 무엇이냐 잠깐 보이다가 없어지는 안개니라.”(약 4:14) 

어느 부자도 말한다. “내가 이렇게 하리라. 내 곳간을 헐고 더 크게 짓고 내 모든 곡식과 물건을 거기 쌓아 두리라(눅 12:18).” 그런데 하나님은 경고하신다. “어리석은 자여 오늘 밤에 네 영혼을 도로 찾으리니 그러면 네 준비한 것이 누구의 것이 되겠느냐(눅 12:20)?” 우리가 갖고 있는 인생의 계획보다 더 중요한 건 창조자 하나님과의 관계이다. 그분이 보여주시는 인생의 길이다.

그래서 체질화시켜야 할 인생의 습관이 하나 있다. “다윗이 하나님께 물어 이르되, 내가 블레셋 사람들을 치러 올라가리이까? 주께서 그들을 내 손에 넘기시겠나이까 하니, 여호와께서 그에게 이르시되 올라가라 내가 그들을 네 손에 넘기리라 하신지라(대상 14:10).” 인생의 매 순간마다 하나님의 생각을 묻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하나님 없이 무슨 계획을 세우고 있는가? 하나님을 무시하고 인간적인 일들을 추진하고 있는가? 아무리 거창할지라도, 아무리 멋질지라도 다시 한 번 점검해 봐야 한다. 하나님 없는 계획은 부질없는 것일 수 있으니까. 

인생의 지혜를 한 수 읊었던 솔로몬의 결론에 귀를 기울여 보라. “일의 결국을 다 들었으니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의 명령들을 지킬지어다. 이것이 모든 사람의 본분이니라 하나님은 모든 행위와 모든 은밀한 일을 선악 간에 심판하시리라(전 12:13-14).” 피조물인 우리는 창조자에게 의존적인 존재여야 한다. 피조물이 서 있어야 할 자리를 잘 지켜야 한다. 피조물은 마땅히 창조자를 두려워해야 한다. 당연히 창조자의 명령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아담처럼 사단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서는 안 된다. 아내의 소리에 귀를 여는 순간 그릇된 길로 들어선다. 자기 내면의 욕심에서 나오는 소리에도 귀를 닫아야 한다. 창조자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온 신경을 집중시켜야 한다. 사람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느냐도 중요하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건 하나님 앞에서 받을 평가이다. 그걸 두려워하고 겁낼 줄 알아야 한다. 

여호와를 경외하는 사람이라면 함부로 살 수 없다. 함부로 행동하고 말할 수 없다. 하나님을 두려워하니까. 마지막 심판대 앞에 설 것을 알기 때문에. 그래서 피조물인 우리가 무엇을 하든지 먼저 염두에 둬야 할 게 있다. “그런즉 우리는 몸으로 있든지 떠나든지 주를 기쁘시게 하는 자가 되기를 힘쓰라(고후 5:9).” 무엇을 하든지 하나님의 기쁨을 추구하라. 주님의 기쁨을 추구하는 자가 되는 게 우리의 꿈이 되어야 한다.

하루하루 사는 날, 한나가 불렀던 노래를 뇌리에 새기라. 여호와는 지식의 하나님이시다. 행동을 달아보신다(삼상 2:3). 어찌 교만하고 오만한 말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여호와는 죽이기도 하시고 살리기도 하신다. 가난하게도 하시고 부하게도 하신다. 낮추기도 하시지만 높이기도 하신다(삼상 2:6-7). 그러니 명심해야 한다. “여호와를 대적하는 자는 산산이 깨어질 것이라(삼상 2:10).” 하나님을 대적하면서 ‘평안하리라, 잘되리라’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 하나님 앞에서 스스로 깨어지는 게 살 길이다.

누군가 말하지 않던가. “스스로 깨뜨리면 병아리가 되고, 남이 깨뜨리면 후라이가 된다.” 후라이가 되지 않으려면 스스로 깨어지라. 스스로 깨지지 않으면 하나님이 깨뜨리신다. 때로는 하나님이 나를 깨뜨리고 부수기 위해 징계의 채찍을 드신다. 때로는 감당할 수 없는 고난의 풀무불에 던져 넣는다. 풀무불의 시련은 영적인 지각을 연다. 닫혀 진 마음과 영혼의 문만 열면 새로운 깨달음을 통해 하늘의 세계와 맞닿게 만든다.

그런데 자아가 깨어지지 않으면 오히려 하나님을 대적할 수 있다. 성령의 역사를 방해할 수 있다. 사람 앞에 겸손한 것도 소중하다. 그러나 하나님 앞에서 절대적으로 겸손해야 한다. 하나님 앞에 버티고 저항하는 인생이야말로 가장 불쌍하고 가련한 인생이다. 하나님께 항복하면 새로운 인생이 펼쳐진다. 백기를 높이 쳐들고 하나님 앞으로 나아가라.

하워드 마샬은 믿음을 이렇게 말한다. “기독교 신앙이란, 하나님을 신뢰하는 사람이 당하고 있는 시련이 아무리 크다 할지라도, 하나님께서는 그의 상황을 알고 계시며, 그러한 상황 가운데 있는 그를 돌보시며, 마침내 그로 하여금 안전하게 극복할 수 있게 하시리라는 것이다.” 하워드 마샬이 말하듯이, 인간의 삶은 하나님을 중심으로 하며, 하나님을 찬양하는 데 몸 바치며, 하나님과 살아 있는 교제를 나누는 데서 지고의 기쁨을 찾도록 되어 있다. 

나를 창조하신 하나님이 나를 위한 최선의 설계도를 갖고 계신다. 인류의 통치자가 내 인생을 가장 안전하게 인도할 수 있다. 자기 신뢰의 벽을 깨라. 자기 의를 포기하라. 자신을 믿으면 얼마나 믿을 수 있단 말인가? 자기가 의로우면 얼마나 의롭단 말인가? 자기 벽을 깰 수 있는 사람이 가장 용기 있고 지혜로운 사람이다. 하나님 품으로 나아가라. 그곳이 가장 안전한 피난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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