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슬림 지도자들, 현상금 걸고 공공연히 협박
국가의 신성모독법과 법적 투쟁 중인 아시아 비비(Asia Bibi·50)가, 무죄 선고에도 불구하고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가 1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아시아 비비의 남편 아시크 마시(Ashiq Masih)는 최근 영국의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신성모독 혐의로 6년 동안 교도소에 수감 중인 아내는, 지역 무슬림 지도자들에게 표적이 되고 있으며 현상금까지 걸려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아내에게 발생한 일로 인해 가정이 파괴됐다. 자녀들은 엄마를 그리워하며 마음에 상처를 입은 상태다. 그러나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시는 곧 파키스탄 대법원에 비비의 석방을 위한 청원을 넣을 계획이다. 그러나 만약 그녀가 석방된다고 해도, 다른 무슬림들의 위협 때문에 절대 집으로 돌아오지 않을 계획이다.
마시는 “이 지역 무슬림 지도자들은 그녀가 죽기를 바란다. 이를 위한 포상금이 98달러부터 4,915달러까지 걸렸다. 이들은 만약 법원이 그녀를 석방한다면, 자신들이 사형을 집행할 것이라고 장담해 왔다”고 전했다.
마시는 그녀가 석방될 경우, 가족들이 안전하게 지낼 수 있는 국가로 망명을 신청할 예정이다.
글로벌 디스패치에 따르면, 비비의 가족은 얼마 전 금지됐던 면회가 한 달 만에 재허용돼 물탄(Multan)에 있는 교도소에서 비비를 만났다. 그런데 비비의 건강이 너무 악화돼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비비의 가족은 그녀에게 치료가 매우 절실하다고 했다.
이에 비비의 변호사는 비비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법적 조치에 나섰으며, 가족과 더 가깝고 더 나은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라호르(Lahore)로 이감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면서 “가능한 빨리 비비가 건강 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고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비비에 대해 관심을 보였다. 교황은 지난 4월 바티칸에서 비비의 가족들과 면담했으며, 파키스탄 정부에 그녀를 석방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가톨릭뉴스에이전시 역시 마시의 발언을 인용 보도했다.
기독교 단체들은 비비를 상대로 한 부당한 처우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영국파키스탄기독교협회는 비비의 석방을 요구하는 청원을 시작했다.
윌슨 코드리(Wilson Chowdhry) 회장은 “서방 기독교인들이 정부 관료들에게 연락해, 파키스탄 정부를 압박하도록 촉구하여 그녀를 석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코드리 회장은 “비비는 하나님께서 자신을 석방시켜 주실 것이라고 믿고 있다. 서구의 기독교인들은 비비를 돕기 위해 파키스탄 정부, 특히 나와즈 샤리프(Nawaz Sharif) 외무부 장관과 맘눈 후세인(Mamnoon Hussain) 대통령에게 연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맘눈 후세인 파키스탄 대통령의 이메일 주소는 secretary@president.gov.pk, 나와즈 샤리프 외무부 장관의 이메일 주소는 info@pmo.gov.pk다.
한편 최근 몇 달 동안 파키스탄 내 종교 박해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지난 3월에는 교회와 성당에서 연속적으로 발생한 폭탄 테러를 비판하며 시위에 나선 100명의 기독교인들이 체포·고문·구타를 당했다.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인 국제기독연대(International Christian Concern)의 제프 킹(Jeff King) 회장은 “이들은 종이처럼 될 때까지 맞고, 피투성이가 된 채로 집 문 앞에 버려졌다”고 전했다. 킹 회장은 또한 체포된 기독교인들에게는 어떤 혐의도 없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