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큰 과학적 진보인가? 낙태아의 유해를 얇게 자른 후 실험하는 영상이 보도된 데 이어, 과학자들은 한계에 도전하고 있다. 줄기세포 연구자, 생명윤리학자, 정책 전문가들로 구성된 힝스턴그룹(Hinxton Group)은 인간 배아의 DNA 변경에 관한 토론을 재개했다(Scientists want to rethink bans on tinkering with human embryo DNA). 그들은 아기가 태어나기 전 DNA 수정을 지지하는 데까지 나아가지는 않았으나, 사실 힝스턴그룹의 로빈 로벨 러벨 배지 박사(발달생물학)는 아이의 DNA를 직접 수정하는 것을 허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전자 변경을 금지하는 것은, 적절한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그 일을 비밀리에 하게 만드는 것이다. 다양한 질병, 심지어 감기에 관한 저항성을 갖게 하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 사람들에게 ‘여러 질병에 저항성을 지닌 아이를 갖고 싶습니까?’라고 묻는다면, 대부분은 ‘그건 그다지 나쁜 생각은 아닌 거 같네요’라고 말할 것이다. 이는 받아들일 만한 향상이다.”
이러한 정당화가 당신의 귀에 오싹하게 들린다면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1997년 개봉된 디스토피아 영화 가타카(Gattaca)는, 이것을 근본적인 두려움으로 묘사했다. 가타카의 유전학자는 부모와의 대화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당신의 자녀가 가능한 한 최고의 상태로 출발할 수 있게 해 주고 싶습니다. 저를 믿으세요. 우리는 이미 결함을 충분히 갖고 있습니다. 당신의 자녀에겐 더 이상 어떠한 무거운 짐도 필요하지 않아요. 명심하세요. 이 아이는 그렇게 해도 여전히 당신의 아이입니다. 간단히 말하면 당신의 최고의 모습이죠. 당신은 수천 번 자연적으로 임신할 수도 있겠지만, 이런 결과는 결코 얻을 수 없죠.”
개발도상국에서 이런 종류의 DNA 편집은 금지되거나 엄격하게 제한되고 있다. 여기엔 타당한 이유가 있다. DNA 편집을 허용하면 과학자들은 어마어마한 힘을 쥐게 되며, 또 DNA 조작이 인간의 본성과 존엄성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관한 중대한 윤리적 질문을 야기하기 때문이다.
물론 많은 과학자들은 이에 관한 문제를 보지 않으며, 우리의 부주의한 문화에게서 원조를 받는다. 과학자들은 신 같은 지위에 올라설 것이며, 우리는 우리의 윤리적 책임을 그들의 기술에 위임해 버렸다. 현대 미국인들에겐 기술적 발전에 관한 윤리적 질문에 마음을 쓰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감사하게도, 몇몇 과학자들은 적어도 지금은 아니라며 이를 지연시키려 한다. 한 미국의 단체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우리의 관점에서 볼 때, 현재의 기술로 인간 배아의 유전자를 편집하는 것은 다음 세대에 예측할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이는 위험하며 윤리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 이 같은 연구는 비치료적 변형(non-therapeutic modifications)을 위해 이용됐다.”
그러나 이 인용에는 DNA 편집이 긍정적이며 예측 가능한 치료적 결과를 가져오는 한 인간 DNA의 조작이 윤리적일 수 있다는 가정이 함축되어 있다. 만약 치료가 입증되고 바람직하지 않은 문제들이 발생하지 않게 감시할 수 있다면 훌륭하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주장은 단순하다. 첫째, DNA 조작은 어쨌든 일어날 것이니 그것을 합법화하고 규제하는 편이 낫다. 둘째, 그것이 인간에게 미칠 긍정적이고 실제적인 혜택이 입증된다면 우리는 그것을 합법화하고 보조해야 하며, 그것을 생산하는 연구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에 관해선 묻지 않아야 한다.
공리주의가 지배하며, 너무도 많은 미국인들은 그것을 두 번 다시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대단히 아이러니하게도 최근에는 디스토피아적 영화와 책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아마도 불신을 꾸준히 섭취해 온 더 젊은 세대들이 자라면, 과학자들에게 어려운 질문을 던질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그 ‘치료법’을 계속해서 그냥 받아들이며 근본적 문제들을 외면할 것이다.
영화 쥬라기공원에 나온 고전적인 대사를 남기고 싶다. 존 하몬드가 자신의 과학자들이 이룩한 공룡 프로젝트와 과학적 성취를 옹호하자, 말콤 박사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그래요. 그러나 당신의 과학자들은 할 수 있을지 없을지에 너무 몰두한 나머지, 해야 하는지를 생각하진 않았죠.”
사이언스 픽션, 디스토피아 생존 드라마, 빅 브라더 음모에 관한 스릴러 영화 등……. 이 같은 것들에 사로잡힌 문화 속에서 사람들은, 인간 윤리에 관한 근본적인 물음을 소홀히 여기는 과학자들의 행동에 대해 놀라울 정도로 무감각하다.
‘정의 사회를 위한 존 제이 협회’(the John Jay Institute Center for a Just Society) 편집장 제커리 가파(Zachary Gap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