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아미타불과 정토신앙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이동주 칼럼] 대승불교의 세계관과 승려 성철(3)

▲이동주 소장(선교신학연구소). ⓒ크리스천투데이 DB
▲이동주 소장(선교신학연구소). ⓒ크리스천투데이 DB

4. 아미타불과 정토신앙

아미타불 숭배는 밀교가 확산되기 전인 주전 1세기에 이미 인도 대승불교에서 일어났다.

이 신앙은 서장을 거쳐 2세기(150-170)에 중국으로 들어 왔고, 402년 아미타불 동상 앞에서 서방 복토(das glückliche Land in Westen)에 도달할 수 있도록 서로 도울 것을 맹세하기도 했다. 아미타불은 무량수경에 의하면 법장비구가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48원을 세우고 모든 사람이 깨달음에 이르고 부처가 되기까지 결단코 열반에 들지 않겠다는 서원이 동기가 되어, 그를 의지하고 그에게 염불하는 신앙이 시작된 것이다. 고통에서 벗어나기를 원하는 신도들은 열반 대신 극락을 추구하고 아미타불을 숭배하기 시작했다. 그러므로 불교는 메시아적 부처 숭배, 극락 추구, 타력 구원 신앙으로 발전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아미타불이나 그 전신인 법장비구는 역사적 실물이나 보살이 아니다. 열반경은 아미타불이 10겁 전 십만억토 저쪽 서방 세계에 극락정토를 건립하고 그 주인이 됐다고 기록하고 있다. 4-5 세기경 설립된 중국의 정토종은 아미타불을 무량수불 또는 무량광불로 호칭하고, 아미타불의 동상 앞에 꿇어 엎드려 그의 이름을 염불하며 서원기도를 드렸다.

6세기 지자(538-593)에 의해 설립된 천태종은 아미타불을 최고의 불타로 섬기면서, 그가 나타나기를 고대하며 염불하는 주술 신앙적 형태로 발전됐다. 아미타불 이름을 불러 죄를 고백하고, 서방정토 불국토에 들어가기를 기원했다. 이러한 염불과 타력 구원 신앙은 무량수경에서 가르치고 있다. 아미타불이 “나의 이름을 부르지 않으면 맹세코 깨달음을 열지 않으리라”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의 이름을 염하는 사람이라면 한 사람도 제외되지 않고 포용하여 버리는 일이 없다는 아미타불의 신적 의지를 표현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부처님의 이름을 부르는 자는 반드시 그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하고, 아미타불은 관세음보살과 세지보살을 거느리고 “염불하는 자를 맞이하러 오신다”고 한다. 이렇게 당 시대 정토종은 불타의 현현(doketism)을 주장하며 그 신적 사실체를 증명하려 하였고, 임종 시 “나무아미타불”만 부르면 모든 죄가 없어지고 아미타불의 영접을 받아 부처님의 나라로 환생하게 된다는 신앙이 무르익어 갔다.

이러한 타력 구원적 염불신앙에도 불구하고, 주객합일의 일원론 철학은 여전히 살아 있었다. “나무아미타불”을 신념으로 외우면 자신과 부처가 일체가 되어, 둘이 아닌 하나가 되어 삼매에 빠져든다는 것이다.

그 합일의 원리는 불성론에 있다. 불성이 세계에 가득하고 인간에 내재해 있으니, 염불 중에 합일이 되는 부처는 다름 아니라 “우리 속에 내재하는 영원한 자기”일 뿐이다. 열반경은 불성이 진흙 속 구슬처럼 나오지 못하다가 “영원 무한한 붓다에게 몸을 의탁할 때 저절로 진리인 붓다와 합일하게 되고, 영원 진실의 자기가 나타나기에 이르는 것”이라 설명한다. 불교의 극락이라 하면 4방의 하늘 중 특별히 서방을 가리키며, 아미타불이 건설한 정토를 일컫는다. 그러나 “정토”는 여러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첫째로 이 세계와 대립된 곳이며, 허구가 아니라 갈 수 있는 피안의 세계이다. 마치 고와 낙의 양상이 허구가 아니고 사실인 것과 같다. 둘째로 정토는 해탈 내지 열반의 경지를 말하며, 그것은 영원한 세계이고, 고와 낙, 악과 선, 무상과 상주, 범부와 부처, 사바와 정토 등의 두 가지의 이원적 대립을 초월한 곳이다. 셋째로 이원적 대립을 초월한 곳은 바로 여기 이 세계에 있다.

넷째로 정토가 이 사바세계 그대로라고 한다면 그것은 잘못이다. 이 세계는 무상과 고와 더러움에 차 있는 까닭이다. 정토가 여기에 있다는 것은 “구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한다. 다섯째로 정토는 개발하고 실현하는 것이다. 이 현실 세계에 불국토를 실현하는 것이다. 여섯째로 정토는 이 세계 자체도 아니고, 이 세계와 대립한 존재도 아니다. 그것은 이 세계인 동시에 죽음으로 갈 수 있는 저쪽이다. 있는 정토와 가는 정토는 하나의 세계이다.

이와 같이 정토는 ①있는 정토 ②가는 정토 ③이루는 정토 등 세 가지 상태로 설명된다. 정토란 즉 개인의 깨달음이며, 아쇼카 대왕의 시도와 같은 정치사회적 불법화(佛法化)를 의미한다. 불국토는 가르침을 통해 “부처님 나라를 넓혀 가는 것”이고, 청정한 정토(凈土)로 만들어 가는 것이며, 영원히 탐(貪), 진(嗔), 치(痴)가 없고 고뇌가 없는 나라이다.

글라제나프(H. v. Glasenapp)가 연구한 바와 같이, 밀교적 사상은 이미 1세기 대승불교에서 나타났다. 마술적 종교와 밀교적 불교가 이미 2세기 중국에서 발견되고, 6세기에는 한국과 일본으로 확장돼 있었다. 여기에서 불타의 3신론(三身論)이 발전되었고, 이 불타의 3신론은 중국에서 3-4세기경부터 있었던 것으로 발견되고 있다. 그러나 로젠크란츠(Rosenkranz)는 중국에서 밀교는 5세기에 출현한 것으로 설명하고, 이러한 아미타불 숭배가 5세기에 인도에도 있었던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가현설(Doketism)은 3불신앙으로 발전하게 된다. 불타의 몸은 법신(法神, Dharmakaya), 보신(報身, Sambhogakaya), 화신(化身 또는 應臣, Nirmanakaya) 등으로 구별된다. 법신은 법지체이며(眞如), 깨달음 그 자체이다. 색도 모양도 없지만 모든 곳에 충만하다. 보신은 법신이 중생을 제도하고 구제하기 위해 아미타불과 같은 초자연적인 몸으로 나타난 것이다. 화신 또는 응신은 법신이 중생을 주제하기 위해서 석가모니와 같이 이 세상에 출생하여, 출가하고, 성도하고, 병들고 죽는, 역사적인 불타이다.

대반열반경은 상주(常住)하거나 생멸(生滅)함이 없는 불타의 몸이, 위와 같이 나타나게 되는 몸을 가지게 된 이유를 인간을 제도하기 위함이라 한다. 그것은 불타의 모습이 달이 여러 곳에 비치듯, 보이는 이의 마음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것이라고 한다. 부처는 대자대비하기 때문에, 때에 따라 악마, 여자, 신, 국왕, 대신, 정치가로 나타나기도 하고, 창부의 집이나 도박자의 집에도 나타난다는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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