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태 칼럼] 야구를 보고… 끝까지 포기할 수 없는 이유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김병태 목사(성천교회 담임).
▲김병태 목사(성천교회 담임).

2015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한국은 짜릿한 우승을 맛봤다. 지난 토요일 있었던 미국과의 결승전은 싱거웠다. 1회부터 승리의 기운이 감돌았다. 결국 8-0 완승을 거두었다. 순조롭게 우승컵을 들어올릴 수 있었다.

사실 진짜 야구의 맛은 일본과의 준결승전에 있었다. 개막전에서 한국 대표팀은 이미 0-5로 참패를 당했다. 그런데 준결승전에서 세계 랭킹 8위인 한국 대표팀이 세계 랭킹 1위인 일본 대표팀을 무릎 꿇리고 말았다. 더구나 경기장을 가득 메운 4만 258명의 관중이 함성을 지르는 도쿄돔에서 말이다.

얼마나 어두운 적진인가. 더욱이 8회말까지 0-3으로 끌려가지 않았던가. 거의 패색이 짙던 터다. 일본은 이미 우승한 것처럼 축제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었다.

그러나 야구는 끝날 때까지 정말 끝난 게 아니다. 8회말까지 오타니에게 쩔쩔맸다. 정말 무서운 투수였다. 한국은 8회까지 안타를 하나밖에 뽑아내지 못했다. 탄식이 저절로 터져 나왔다. 거의 절망적이었다. 그런데 9회초에 대반란이 일어났다. 0대 3으로 끌려가던 한국이 4대 3으로 막판 뒤집기를 해낸 게다.

이제 남은 건 9회 말 일본의 마지막 공격을 방어해 내는 것이었다. 4대 3 역전승의 기운을 마지막까지 지켜내는 게 또 다른 과제였다. 첫 번째 타자를 삼진으로 아웃시켰다. 두 번째 타자를 맞아 또다시 아웃시켰다. 그런데 세 번째 타자에게 안타를 맞았다. 1루에 진출했다. 우리에게는 위기였다. 그러나 일본에게는 절호의 기회가 다가왔다. 한 가닥 희망의 끈을 잡은 일본은 대타로 홈런왕을 내보냈다. 그래서 또다시 역전 드라마를 연출하려고 했다.

이에 한국은 투수를 교체하면서 버티기 전략을 펼쳤다. 타자가 안타를 치는 가 싶었다. 그러나 한국 수비수는 볼을 잡아냈다. 아웃시키고 말았다. 경기는 이렇게 끝났다. 정말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순간이었다. 결국 짜릿한 역전승을 맛볼 수 있게 되었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기막힌 반전을 말이다.

야구를 생각하면서 인생을 돌아보고 싶다. 영적 여정들을 점검해 보고 싶다. 인생은 목표를 향한 강한 갈망이 필요하다. 일본한테는 지기 싫은 한국인의 근성이 우승으로 가는 문을 열었다. 목표를 정해야 한다. 그 목표를 향한 강한 열망을 가져야 한다. 목표 없이는 아무것도 이룰 수가 없다.

연말이 다가온다. 연초에 세웠던 목표를 점검해 봐야 한다. 평가해 봐야 한다. 그리고 새로운 해에 새로운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바울은 예수 그리스도라는 푯대를 정했다. 그리고 달리고 또 달렸다. 목숨을 건 질주였다. 멈추지 않는 갈망이었다. 인생은 고전의 언덕을 정복해야 한다.

한국은 8회까지 고전했다. 너무 길었다. 너무 답답했다. 짜증이 날 정도로! 그러나 고전이 영원한 고전은 아니다. 아무리 패색이 짙을지라도 포기하지 않는 끈기가 필요하다. 마지막까지 절망하지 않을 때 희망의 문이 기적적으로 열릴 수도 있다. 마지막에 대역전극이 연출될 수도 있는 게 인생이다. 그래서 우리는 끝까지 포기할 수 없다.

우리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것은 희망의 문이 마지막까지 열려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까지 포기만 하지 않는다면, 생각지도 못한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 그래서 기적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하나님이 함께하시는 삶을 살고 있다. 하나님은 아무리 절망적인 상황도 바꿀 수 있는 지혜와 능력을 갖고 계신다. 광야에서도 만나와 메추라기를 먹을 수 있다. 반석에서도 물이 나올 수 있다. ‘어떻게 그런 일이?’라고 말하지 말자. 하나님이 하시면 얼마든지 그런 일이 일상이 될 수도 있으니까.

사람들은 자기 능력과 지혜로 하나님을 제한하려고 한다. 하나님이 하실 일의 가능성의 문을 열어 두지 않기에, 얼마든지 경험할 수 있는 기적을 경험하지 못한다.

예수님은 가버나움에서 많은 기적을 베푸셨다. 이방인들에게도 기적을 베푸셨다. 그런데 정작 고향인 나사렛에서는 기적을 베풀지 않으셨다. 아니 사람들에게 죽임을 당할 뻔하셨다. 고향 사람들은 예수님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예수님을 있는 그대로 믿지 않았다. 예수님이 행하시는 일을 그대로 믿음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니 기적을 경험할 수가 없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하나님이 끝내기 전에 우리가 임의로 끝맺지 말자. 하나님의 허락 없이 내 맘대로 섣불리 오판하지 말자. 우리 안에서 착한 일을 시작하신 하나님께는 실패가 없다(빌 1:6). 하나님의 사람들은 자신 안에서 행하시는 하나님을 볼 수 있어야 한다(빌 2:13). 하나님의 소원을 알아야 한다. 우리 안에서 행하시는 하나님을 발견해야 한다.

혼자 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그러면 외롭다. 힘들다. 낙담된다. 버겁다. 무겁다. 지친다. 그러나 생각해 보라. 하나님이 나와 함께하신다. 홍해를 가르기도 하신다. 요단의 물을 마르게도 하신다. 슬픔을 춤으로 변화시키기도 하신다.

그분 안에 거함이 필요하다. 그분의 행하심을 기대해야 한다. 때로는 잠잠히 기다려야 한다. 때로는 과감하게 소리를 질러야 한다. 때때로 강하게 밀어붙여야 한다. 하나님의 사인을 살피고. 하나님과 함께. 승리의 그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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