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gei 선교칼럼] 당신은 왜 거기에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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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질문은 나 자신과 한국교회와 선교사들에게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한 것이다. 금년 한 해도 벌써 마무리할 시간이 다가왔다. 지난 사역을 정리하고 돌아보면서 자신을 향한 점검, 비판, 검사, 회고와 평가를 가져야 한다. 그 일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우리에게 거룩한 사명이 있기 때문이다.

첫 번째 질문, 당신은 왜, 그 현장에 있는가? 누가 거기에 보냈는가? 자신의 선택인가, 파송교회의 선택인가? 일반적으로 하나님께서 보내셨다고 하는 신앙적 고백과 더불어, 왜 거기에 가서 지금까지 머물고 있는가? 무엇을 위하여 그곳에 있는가? 목적은 모두가 다를 것이기에 사명자로서 질문을 던지고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

두 번째 질문, 그 현장에서 선교사로서의 사역은 무엇인가? 이것은 자신의 소명을 사명으로 완성하기 위한 질문이다. 초창기 러시아의 사역 현장은 어쩌면 황금어장이었을 것이다. 그때에 무엇을 하였는가? 그리고 이제는 그물을 쳐도 아무런 소득이 거의 없는 현실 속에서, 당신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당신에게 주신 특별한 사명은 무엇인가?

세 번째 질문, 당신은 현장의 교회들과 협력하고 지원하고 기도하며 현장 교회들이 말씀으로 성장하도록 하고 있는가? 한국인 선교사들은 현장과 무관한 사역을 하는 경우가 많다. 내 사역을 하여야 하고 성과를 나타내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현장과 연관이 없는 사역은 허공을 치는 경우가 많다. 한국교회의 요구에 부응하는 일은 될 것이지만, 진정한 선교 사역은 그 나라와 그 백성들을 위한 것이 아닌가.

네 번째 질문, 당신은 현장의 교회들과 사회가 요구하는 사역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가? 현장 교회들의 기도제목을 알고 있는가? 현장 목회자들의 고민은 무엇인지, 당신이 바라보고 있는 현장을 향한 거룩한 고민은 무엇인지 생각하고 있는가? 당신이 서 있는 현장이 요구하는 사역과 당신의 역할이 무엇이어야 하는지 알고 있는가? 이것을 전략적인 측면에서 반드시 알아야 한다고 생각지 않는가?

다섯 번째 질문, 지금 당신이 하는 일은 꼭 당신이 하여야 하는가? 아니면 현지 목회자들, 아니면 당신이 가르친 사역자들이 대신할 수는 없는가? 그들이 하면 더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가? 당신이 없어도 그 정도의 사역은 잘 돌아갈 수 있지 않은가? 한국교회가 파송할 만한 일인가? 왜 그 일을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여섯 번째 질문, 당신의 교회는 몇몇 선교사들에게 가끔 혹은 정기적으로 얼마를 후원하면서 그것을 "선교한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성도는 기도를 열심히 하지만 마음에 와 닿지 않는 것을 알고 있는가? 교회의 선교부 회계가 보내는 선교헌금으로 선교를 한다고 생각하는가? 본 교회 목사도 안 하면서 혹시 성도가 선교하려고 하는 것도 막고 있지는 않은가?

일곱 번째 질문, 당신의 교회가 후원하고 관련된 선교사들의 사역을 구체적으로 알고 있는가? 그 선교사들의 기도와 간구가 무엇인지, 사역의 고민이 무엇인지,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무엇인지 아는가? 그 사역이 중요하다면 우리 교회의 일로 생각하고 고민하고 의논해 보았는가? 아니면 강단에서 기도만 하는가? 혹은 그러한 선교사의 기도 요청을 읽지도 않고 쓰레기통으로 버리지는 않는가?

여덟 번째 질문, 당신의 교회는 선교사를 부담스럽게 생각하고 있지는 않는가? 선교사 홍수 시대에, 선교사가 방문하면 뭔가 주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거부하고 있지는 않는가? 선교사의 고민이나 사역을 진지하게 들어 보았는가? 아니면 식사 대접 근사하게 한 번 하고 선교비 조금 주는 것으로 할 일 다 했다고 생각하는가?

아홉 번째 질문, 당신의 교회는 파송 혹은 후원 선교사들에게 도서, 혹은 작은 정성이 담긴 선물을 몇 번이나 보내 보았는가? 정기 구독 잡지라도 신청해서 선물해 보았는가? 경기도 어느 기도원에서는 해마다 연말이 되면 작은 선물을 정성으로 준비하여 온 세계 선교사들에게 보내는 것을, 그것이 피차에 얼마나 격려와 힘이 되는 일인지 알고나 있는가?

열 번째 질문, 오늘의 한국 선교의 문제는 무엇이고 해결책은 무엇인지 이해하고 고민하고 있는가? 한국 선교계에서는 10만 선교사 파송을 운운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현장을 모르는 정신 나간 생각이라고 보지는 않는가? 아니면 하나님의 뜻이라고 생각하는가?

열한 번째 질문, 한국 경제의 어려움으로 교회 재정이 줄어드니 가장 먼저 선교사 후원을 끊고 구제 사역을 줄이고 있지는 않은가? 안락한 환경 속에서 자신의 권리를 누리기 위하여,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여 열등의식 속에 사역이 제한을 당하고 있지는 않은가? 허황된 일과 불필요한 사역에 재정을 쏟아붓고 있지는 않은가?

열두 번째 질문, 당신은 교회의 사역이나 선교나 성도의 신앙생활 목적이 복 받는 단계를 지나서 하나님나라 건설(마 6:33)인가? 하나님나라 공동체를 어떻게 세워가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는가?

어쩌면 외람된 질문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우리 모두가 부끄러움이 없는 일꾼이자 충성된 종으로 서서 바로 알고 바로 믿고 바로 행하자는 의미에서 한 해를 보내면서 던진다. 널리 이해하시고, 함께 돌아보고 회계하고 성찰하고 성장하는 기회를 삼았으면 좋겠다. 격동의 한 해를 인도하신 하나님을 찬양한다.

현장의 소리, 세르게이(러시아)
lee709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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