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에 좋은 칼슘이 ‘심혈관 질환’ 예방에도 도움…합성일 경우는 효과 없어

송경호 기자  khsong@chtoday.co.kr   |  

칼슘은 뼈와 치아를 구성하는 필수 영양소로, 뼈 건강 뿐 아니라 근육 기능 유지, 신경전달 물질 분비 등의 다양한 효능이 있다. 그런데 최근 칼슘이 심혈관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되는 고밀도 콜레스테롤(HDL)의 수치를 높여주는데도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발표되면서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뉴질랜드 오클랜드대학교 이언 레이드 박사는 폐경기 여성 230여 명을 대상으로 칼슘 보충제의 섭취가 혈중 콜레스테롤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봤다.

레이드 박사는 여성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에만 매일 1g의 칼슘 보충제를 1년간 복용케 했다. 그 결과, 칼슘 보충제를 지속적으로 복용한 그룹은 대조군에 비해 고밀도 콜레스테롤(HDL)이 평균 7%나 올랐고, 전체 콜레스테롤 가운데 고밀도 콜레스테롤이 차지하는 비율도 상승했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레이드 박사는 “체내 고밀도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을수록 심혈관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즉, 고밀도 콜레스테롤이 혈관 벽에 쌓인 저밀도 콜레스테롤(LDL)을 다시 간으로 운반해 좁아진 혈관을 건강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처럼 칼슘이 심혈관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칼슘 보충제를 구입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아마허브, 아마존, 비타트라와 같은 해외 직구 사이트를 통해 GNC, 센트룸, 암웨이, 나우푸드, 커큘랜드 등 유명 업체의 칼슘제를 구매대행하려는 이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하지만 칼슘 보충제를 선택할 때에는 브랜드, 판매순위, 추천상품, 광고 글 등이 아니라 ‘천연’, ‘합성’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합성 칼슘을 섭취할 경우 아무런 효능이 없거나 오히려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화학 공정을 통해 제조되는 합성 칼슘은 천연 칼슘과 달리 칼슘의 흡수와 기능을 조절하는 보조인자가 없다. 따라서 체내 흡수 속도를 조절하지 못하기 때문에 혈액의 응고 및 석회화 현상이 발생해 동맥경화, 심혈관 질환 등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독일 암연구센터 루돌프 카악스 박사는 성인 2만 4,000여 명을 대상으로 합성 칼슘제가 심혈관 질환에 미치는 영향을 관찰했다. 11년간 진행된 임상시험 결과, 합성 칼슘제를 복용한 그룹은 대조군에 비해 심근경색이 발생할 가능성이 2.4배나 높게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루돌프 카악스 박사는 “혈중 칼슘 수치가 갑자기 높아지면 혈관 내벽에 쌓여 동맥경화를 일으켜 심근경색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칼슘제를 선택할 때에는 제품 뒷면의 ‘원재료 및 함량’을 통해 100% 천연원료로 만들어진 제품인지를 확인해야 한다. ‘탄산칼슘’과 같이 영양성분만 표기돼 있다면 합성 칼슘이고, ‘해조 칼슘(칼슘 32%)’처럼 천연원료와 영양성분이 함께 표기돼 있으면 천연 칼슘이다.

하지만 천연 칼슘이라 해도 화학 부형제의 첨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칼슘 원료를 알약 형태로 제조할 때 사용되는 이산화규소, 스테아린산마그네슘, 히드록시프로필메틸셀룰로오스(HPMC) 등의 화학 첨가물은 폐암, 규폐증, 체내 독소 축적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니 피하는 것이 좋다.

현재 시판되는 칼슘제 가운데 100% 천연원료로 만들어졌으면서 화학 부형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제품은 뉴트리코어의 칼슘 보충제를 비롯한 소수에 불과하다.

심혈관 질환 예방을 위해 섭취하는 칼슘 보충제가 되레 독이 되지 않으려면, 칼슘제 선택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저렴한 가격이나 브랜드 인지도보다는 칼슘제의 원료와 성분을 꼼꼼히 따져본 후 100% 천연원료로 만들어진 천연 칼슘제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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