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선교지 교회의 상황은 어디서나 대부분 마찬가지겠지만, 러시아에서도 현지 교회가 매우 가난한 것을 보게 된다. 지금은 초창기가 아닌데도 매우 약하고 자립이 안 되어, 목회자들이 건축 현장에서 막노동을 하면서 목회를 감당하는 것이 현실이다. 더구나 7~8명, 때로는 10여 명의 자녀를 둔 목회자들이 많은데, 교육이나 생계가 문제가 될 정도인 경우가 많다.
러시아정교회는 2015년에 모스크바에만 200여 개가 넘는 교회를 설립했고, 무너진 교회들을 여기저기에서 수축하고 있다. 이슬람 사원도 역시 여기저기에 우뚝 솟아나고 있어, 작년에는 유럽에서 가장 큰 이슬람 사원이 모스크바에 건립되기도 했다.
반면 러시아 개신교회는 대부분 셋방살이를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혹 선교사들이나 외국 교회의 지원을 잘 받은 교회들은 건물을 가지고 사역을 감당하고 있지만, 거의 대부분은 어렵다. 그래서 그들이 자립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를 늘 고민하던 중에 한 사람을 만났다.
충남 보은에 있는 "예수마을" 설립자다. 어떻게 그를 설명할 수 있을까? 한 마디로 표현할 수 없지만, 핵심은 말씀의 내용과 삶을 동일시하려고 무척이나 노력하고 헌신된, 주님의 일꾼이라는 사실이다. 체득한 신앙을 가지고 살아가는 증인이다.
그는 오늘날 한국교회에 대해 무엇보다도 "말씀과 삶의 일치가 되지 않는 이원론적 삶"이 문제가 아닌가 진단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는 몸소 노동의 삶을 통하여 모범적 신앙인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탁월한 것이 아니다. 별난 것도 아니다. 어떤 이들이 강조하는 것처럼 뜬구름을 잡는 것도 아니다.
지극히 평범하고 이성적이고, 지극히 성령의 인도하심을 구하면서. 오늘날 교회의 목사들이 설교만 열심히 준비하고 사역한다고 하면, 이분은 말씀을 실천으로 옮기려고 시도하고 노력한다는 것이다. 이마에 땀을 흘리며 망치를 들고 건축을 하고, 힘이 들어 끙끙대면서 쟁기를 들어 농사를 짓고, 그리스도인의 공동체를 세워나간다.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많은 이들이 이러한 삶을 통하여 예수를 배워나가고, 하나님나라의 공동체가 무엇인가를 알아간다.
그 삶의 모습이 무척 귀하여, 이제는 세계에서 1년에 5천 명 이상의 현지인 목회자와 리더들이 방문하여 공동체의 삶을 배우고 각 나라에서 실천에 옮긴다고 한다. 한 사람의 헌신과 노력이 이렇게 전 세계를 감동시키고 움직이면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이다.
가난한 그리스도인들이 자립할 뿐만 아니라 신앙인의 최종 목표인 선교에 동참할 수 있는 비결을 가르쳐 주는 것이다. 수많은 지역에서 현장의 교회들이 '대박'을 터트리고 '횡재'(?)하는 일들이 여기저기에서 일어나는 것을 목도하고 있다.
현대 선교의 재정 지원 패턴이 변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현재 공식적으로 선교사를 줄이고 철수시키며, 젊은 선교사들에게는 자립의 길을 가도록 권면하고 있다. 한국 선교도 매우 어려운 현실이다. 선교 후원의 패턴이 바뀌지 않으면 머지않나 위기를 맞이할 수도 있다.
그래서 요즘 새롭게 도전하고 있는 것이 'BAM 프로젝트' 사역이라고 볼 수 있다. 이번 세미나는 이 패턴의 한 모습이라고 본다. 현장의 교회들을 살리는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19개 도시에서 많은 교회 목회자들과 리더들이 달려 왔다. 어떤 이는 1500km, 다른 이들은 대부분 1000km를 달려 왔다.
가정과 교회가 하나님께서 주신 지혜와 창조물들을 가지고 가장 저렴한 비용으로 자립의 길을 가는 비법을 3일간 전수하여 준 것이다. 일종의 기업 비밀을 모두 공개하여, 현장의 교회들이 살아나도록 보물을 던져 준 세미나였다.
하나님의 역사하심이 어떻게 나타났는지를 똑똑히 듣고 보았다.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의 섭리와 다스리심에 감동하며 방향을 잡고 계획을 세우고 도전받는 모습을 보면서 희망이 싹텄다. 새로운 사역의 패턴이었고, 이러한 방법으로 도전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안락함을 포기하고, 편안함을 뒤로하며, 말로만이 아닌 행함을 통하여, 준비되고 헌신된 지도자의 역할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음을 보게 된다. 가장 적은 비용으로 값비싼 것을 창출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는 것이 바로 창조가 아닌가?
이 창조적인 역사가 러시아에서 일어날 것을 기대하게 된 것이다. 한두 해가 지나갈 무렵 자립해 가는 교회를 소개할 수 있기를 소원하며, 성령의 인도하심을 기도한다. 멋지고 즐거운 일이다. 하나님의 지혜에 감동된 사람을 만난다는 것이 말이다.
현장의 소리, 세르게이(러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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