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지난 몇 년간 무장단체에 납치·감금된 성도 수백 명

이지희 기자   |  

처음으로 10대 박해 국가에 올라

2016년 세계박해지수(WWL)에서 리비아(Libya)는 79점으로 10위에 올랐다. 76점에 13위로 집계됐던 작년의 기록에서 3위 상승한 것이다. 리비아 기독교인들의 형편은 기존에도 어려웠지만 현재 더욱 악화되었으며, 이로써 리비아는 처음으로 세계 10대 기독교 박해 국가에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 사실상 무정부·무법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리비아에서, 기독교인들은 내·외국인 할 것 없이 광신적 이슬람 종교집단 및 범죄조직들로 인해 탄압을 받고 있다. 리비아 기독교계에 만연해 있는 공포의 수위는 작년만큼이나 높으며, 기독교인들에 대한 폭력 수위는 올해 들어 더욱 상승했다. 전 국가 원수 카다피(Muammar Gaddafi) 독재 정권의 몰락 이후 여러 종파와 무력한 정부가 리비아(Libya)를 다스리기 시작하면서 이러한 상황은 한층 더 악화되었다.

1. 박해 원인

리비아에서 일어나는 기독교 박해의 핵심 요소는 이슬람 극단주의(Islamic extremism)이며, 이슬람 극단주의와 혼합된 구조적 부패 및 범죄(Organized corruption and crime)가 이차적인 박해 요소로 작용한다. 이슬람 극단주의(Islamic extremism)는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이슬람 문화가 깊게 뿌리 내려 있는 리비아에서 기독교 개종자들은 친족과 지역사회에게서 많은 압력을 받게 된다. 카다피 정권의 몰락 이후 살라피스트(Salafist, 이슬람 근본주의자)와 지하디스트(Jihadist, 이슬람 성전주의자)를 비롯한 수많은 이슬람 과격분자들이 리비아에서 활개치고 있으며, 점점 더 많은 지지를 확보하고 있다.

구조적 부패 및 범죄(Organized corruption and crime)가 이차적인 박해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부정부패의 만연으로 인해 리비아 사회에는 법과처벌의 부재가 지속되고 있다. 여기에는 이슬람 극단주의의 요소도 혼재되어 있다.

▲나토의 공격으로 파괴된 카다피 건물. ⓒ오픈도어선교회

▲나토의 공격으로 파괴된 카다피 건물. ⓒ오픈도어선교회

2. 박해 배경

리비아를 40년 이상 강압적으로 통치해 온 무아마르 카다피(Muammar Gaddafi) 대령에 대항하여 2011년 2월에 발발한 반정부 시위는 치열한 내전으로 격화되어 같은 해 10월까지 지속되었는데, 그 충격은 오늘날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내전이 끝난 후 리비아는 여러 카다피 대항 세력(시민군 및 민족적·정치적 시위 세력)의 통솔 기구였던 과도국가위원회(National Transitional Council, NTC)가 다스렸다.

리비아는 현재 200명의 선출된 의원들로 구성된 제헌 의회(General National Congress, GNC)에 의해 관리되고 있다. 제헌 의회는 과도국가위원회를 대체하여 2012년 10월부터 리비아의 과도기 정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제헌 의회의 통치는 리비아 일부 지역에 한정되어 있다. 나머지 지역에서는 다른 세력이 정권을 쥐고 있으며, 이들 사이에는 계속해서 평화회담이 진행되고 있다. 국가 정권이 하나의 정당 또는 시민군에게 집중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보니, 리비아 정치는 불가피하게 각 세력 간 합의에 따라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리비아 국내에서 이슬람국가(Islamic State, IS)의 영향력이 높아지고 있다. 전국적으로 성행하는 시민군들의 움직임은 국가 정치에 대한 대중의 불신을 보여주고 있다. 무아마르 카다피 독재 정권 시절의 난폭했던 정책에 대한 기억은 이러한 불신의 감정을 더욱 부추긴다. 리비아 사회가 시민군 세력을 지지하는가 하면, 시민군들은 서로 허위적인 연합을 통해 준군사적 조직을 표방하여, 정부에게서 월급을 받아가며 리비아 국가 방위군에 소속되고는 한다. 이러한 사실로 인해 일부 지역에서는 종교의 자유 등 시민 자유를 보장받는 것이 매우 어려워졌다.

▲찬송하고 있는 아이들. ⓒ오픈도어선교회
▲찬송하고 있는 아이들. ⓒ오픈도어선교회

카다피 정부의 종식 이래, 보수적이며 공격적인 수니파(Sunni Muslim, 이슬람 정통파로 최대 종파) 무장단체들은 인구가 제일 많고 또 가장 활동적인 비무슬림 종교집단인 기독교인들을 대상으로 협박과 감금과 암살을 자행해 왔다. 또한 참수 등의 잔학 행위로 지탄을 받는 테러조직 IS와 연계된 조직들이 커져가는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리비아에서 불법 무장단체에 의해 납치되고 감금된 기독교인들은 수백 명에 달하는 것으로 보도되었다. 콥트교회(Coptic Church, 이집트에서 자생적으로 발전한 기독교 분파) 역시 공격의 표적이 되고 있다.

평시 체제로의 전환과 무장 해제, 그리고 전국 시민군의 재통합 등으로 인한 문제들이 리비아에서 불거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밀입출국과 무기의 밀수입·밀수출 등으로 인해 국가 안보가 위협을 받고 있다. 국제인권단체인 국제사면위원회(Amnesty International)는 2015년 5월 10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불법 거래상과 밀수업자, 그리고 범죄 조직들에 의해 발생한 수많은 납치·고문·성폭력과 차별 행위 등을 나열하며, 리비아가 전보다 더한 무법 상태에 처해 있다고 전했다. 또한 종교적 소수 집단들이 위태로운 상황에 처해 있음을 강조하며, "특히 기독교인 이주자 및 난민들이 박해를 당하고 있으며, 이슬람법을 극단적으로 해석하여 강요하는 무장 단체들에 의해 학대를 당할 위험에 가장 많이 노출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주민 교회 예배 모습. ⓒ오픈도어선교회

▲이주민 교회 예배 모습. ⓒ오픈도어선교회

3. 리비아 기독교 유형들

리비아에는 두 가지 유형의 기독교가 존재한다. 대부분은 사하라 사막 남쪽 아프리카(Sub-Saharan Africa)와 이집트(Egypt)에서 온 국내의 이주 노동자들, 그리고 이슬람에서 개종한 소수 리비아인 집단이다.

국외 거주자 혹은 이주자 기독교인들의 공동체

기독교인 이주 노동자들은 그들의 교회를 갖는 것이 허락되어 있지만, 그곳에 리비아인들이 참석하는 것은 허락되지 않는다. 무아마르 카다피의 독재적인 지배 아래, 리비아 기독교인들의 상황은 극히 냉엄하다. 아프리카 인접 국가들에서 임시로 온 국외 거주자나 이주 노동자들은 어느 정도의 자유를 누린다. 흑인과 비아랍 아프리카인들은 이중 박해에 시달린다. 인종적 박해와 종교적 박해가 그것이다.

무슬림에서 개종한 기독교인들

기독교 신앙을 가진 리비아인들은 그들의 신앙을 비밀로 한다. 리비아인들을 위한 교회는 금지되어 있다. 리비아 무슬림 배경 개종자들의 수는 매우 적지만, 위성 TV와 아랍어로 된 웹사이트들에 등장한 기독교 프로그램들로 인해 기독교 신앙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대부분의 무슬림 국가들처럼, 이슬람에서의 개종은 사회적 압력을 가져 온다. 무슬림 배경 개종자들은 항상 그들의 가족에 의한 억압의 위험에 처해 있다; 가족들에 의한 몇몇 구타 사건들에 관한 보고가 있다. 리비아인들에게는 어떠한 종교 모임도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리비아 기독교인들은 다른 기독교인들을 만나는 것을 두려워한다.

4. 여러 삶의 영역에서의 박해와 폭력

리비아의 박해 패턴은 이슬람 극단주의(조직적 부패와 범죄가 혼합된)에 관한 지수들을 보여 준다. 기독교인들에 대한 억압을 보여 주는 5개 영역 막대 그래프의 평균 지수는 13.872로, 작년 13.356에 비해 조금 높다. 폭력지수는 작년 지수 8.889에서 올해 9.630으로 증가했다. 리비아의 박해 상황은 작년과는 조금 달라졌는데, 공동체, 국가, 교회 영역들의 박해가 증가해 왔고, 폭력 지수 또한 증가했다. 박해 패턴 도표에서 보이듯, 박해의 정도가 상당히 비슷하지만 개인영 역과 교회 영역에서 약간 더 심하다.

▲리비아 박해패턴 도표(참고: 위의 숫자들은 소수점 셋째 자리까지 표기됨).  ⓒ오픈도어선교회
▲리비아 박해패턴 도표(참고: 위의 숫자들은 소수점 셋째 자리까지 표기됨). ⓒ오픈도어선교회

개인 영역

무슬림 배경 개종자들은 매우 보수적인 사회에서 가족들에게서 거절과 배척을 당한다. 사회와 친척들의 이러한 핍박 때문에, 리비아 기독교인들은 감히 그들의 신앙에 관하여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지 않는다. 많은 리비아 기독교인들이 고국을 떠나 도망치고 있다.

가족 영역

무슬림 배경 개종자들이 겪고 있는 문제들 중 하나는 결혼할 배우자를 찾는 것이다. 리비아는 비무슬림 배경의 남자가 무슬림 여자와 결혼하려면 반드시 개종해야 한다는 전통 이슬람 법을 고수한다. 리비아는 온건한 이슬람 수피교도(Sufis)까지 박해를 받고 있을 정도로 매우 과격해졌다.

공동체 영역

약한 중앙정부 때문에, 다수의 민병대들이 종교적·비종교적 안건들 모두에 관여할 만큼 처벌 없이 활동하고 있다. 이러한 민병대들의 표적은 주로 기독교인들을 포함한 연약한 집단들이다. 그들의 존재는 기독교인들의 자유를 제한하는 공포 문화를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국가 영역

카다피가 통치하는 동안의 주된 박해 동력은 중앙정부와 첩보기관이었다. 그러나 카다피 퇴진 후의 지금은 살라피스트들을 포함한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이, 무력한 중앙정부와 법규가 부재한 나라 안에서 기독교인들을 향한 대부분의 압력과 폭력의 원인이다. 범죄 조직들 또한 어느 정도 기독교인들에게 가하는 압력의 원인이 된다.

교회 영역

리비아 국민들에게 정상적인 교회 생활은 불가능하다. 이주 노동자들은 교회에서 모일 수는 있지만 늘 안전에 대한 위험을 마주하게 된다. 아랍어로 된 기독교 서적이나 성경을 반입하는 것은 엄격히 금지되어 있다. 이것은 토착교회의 성장을 억제시키는 또 다른 요인이다. 국내에서 무슬림들에게 전도와 선교활동은 공식적으로 금지되어 있다.

폭력

2015년 6월, 정치적 억압으로 고국에서 도망 나온 86명(몇 보고에 의하면 88명)의 에리트레아(Eritrea) 이주민들이 리비아에서 이슬람국가의 과격분자들에 의해 납치를 당했다. 4월에는 79명의 에티오피아(Ethiopia)와 에리트레아 난민들 또한 납치되고, 그들 중 30명이 넘는 이들이 잔인하게 살해당한 사건이 일어났다. 2015년 2월에는 이집트 콥트교인 이주 노동자 21명이 이슬람국가와 연계된 지하디스트들에 의해 살해당했다. <계속>

오픈도어선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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